점긍석, 리듬 24-6, 계절에 맞는 옷
어느 날, 쇼핑을 다녀온 점긍석 씨의 미아에는 땀이 송골송골하다.
"땀이 많이 나시네요?"
"더워서 그래."
"그럼 잠바를 벗으시죠."
"그럼 또 추워."
"잠바 안에는 뭐 입으셨어요?"
"반팔티 입었지."
"그럼 잠바를 벗고 안에 긴팔티 입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아직 4월이잖아 그것만 입으면 아침에 또 추워."
"요즘 날씨가 아침에만 잠깐 춥고 오후에는 따듯해요. 지금 입고 있는 옷들은 너무 더울 것 같아요.
낮에만 잠깐 잠바 입고, 해가 중천에 뜨면 잠바 벗는 건 어떨까요."
"몰라, 됐어."
점긍석 씨의 복장은 그때그때 상황 형편에 따르기보다는, 계절에 따라 정해진다.
봄이어도, 유독 더운 날에는 시원하게 입어도 되는데,
점긍석 씨에게 5월과 봄은 아직 쌀쌀한 계절이다.
점긍석 씨에게 양해 구하고 옷장 정리를 권했다.
직원의 권유에 처음은 손사래 쳤지만, 이내 해보겠다고 한다.
옷장 정리, 외투는 얇은 것만 남겨두고 한 곳에 모아두기로 했다.
반팔티는 옷장 가장 안쪽에 두고 적당히 얇은 긴팔티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었다.
"정리같이 했으니까, 챙겨 입는데 어렵지 않겠죠?"
"알았어, 잘 입을게."
"너무 복잡하면 일단 편한 대로 입으세요. 대신 제가 밖에 날씨 봐서 옷 바꾸면 좋겠다고 권할 수도 있어요.
어제처럼 땀나게 더우면 힘들잖아요."
"힘들긴 했지."
이전까지의 점긍석 씨의 옷입기는 당사자인 점긍석 씨가 온전히 했다.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였다.
그런데 계절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도 보인다.
점긍석 씨가 옷 입을 때 온전히 하던 방식을 존중하면서, 필요한 만큼 거들어야겠다.
상황에 맞는, 날씨에 맞는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도록 살펴야겠다.
2024년 4월 28일 일요일, 구자민
계절에 따라 옷을 정리하시니 좋아요.
무엇보다 당사자의 일로 거드니 감사해요.
계절의 리듬도 잘 누리시길 바랍니다. 더숨
첫댓글 점긍석 씨가 살아온 시간만큼 한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사회사업가님이 잘 물어주시니 답을 하시네요. 반복하다 보면 계절에 맞는 옷을 스스로 잘 입으시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