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H3N2 확산 우려에도 접종 서둘러야
미접종자 입원 위험 2배 높아 고위험군
독감 예방 주사가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접종을 받는 것이 의학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보건 당국은 올겨울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주요 바이러스 중 하나가 올해 백신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힘든 독감 시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반구에서 이미 혹독한 독감 시즌을 겪은 데 이어 캐나다에서도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학계가 특히 주시하는 것은 H3N2형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다. 악명 높은 A형 인플루엔자인 이 바이러스는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획득한 변이로 인해 현재 보급된 독감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백신의 효능이 여전히 유효하므로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신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벽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중증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 특히 고위험군에게는 생명줄과도 같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효과는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 시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단순 감염 예방 효과와 중증 질환 및 사망을 막는 보호 효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대다수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침이나 콧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심각한 상태를 방지하는 것이다. 맥마스터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감염되더라도 질병의 심각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이 수백 건의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백신의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하여 사망 위험이 높은 노인 등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데도 기여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인플루엔자와 폐렴으로 사망한 캐나다인의 약 90%가 65세 이상이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85세 이상 고령자였다.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접종은 필수적이다.
국립 예방접종 자문위원회(NACI)는 임산부, 어린아이,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 백신 접종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발열, 근육통, 호흡 곤란을 동반하며 폐렴이나 중환자실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신 질환이다. 건강한 젊은 성인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시즌 인플루엔자로 입원한 환자의 10명 중 1명 이상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누구나 독감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다.
위원회는 백신 금기 사항이 없는 생후 6개월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매년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임신 중 예방 접종은 모체의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하여 생후 첫 몇 달간 독감 합병증 위험이 높은 신생아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은 데이터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독감 시즌 미국 입원 환자의 3분의 2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으며 바이러스로 사망한 어린이의 90%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
의료 현장에서는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이 위험군에 속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변을 당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1월 발표된 캐나다 연구 결과에서도 백신 접종자는 병원 방문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독감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매년 빠르게 진화하는 바이러스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확한 예측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올 시즌 백신은 H1N1, H3N2 등 다양한 A형 및 B형 인플루엔자 변이를 포괄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질병통제 예방센터 연구에 따르면 이 백신 조합은 이미 독감 시즌을 겪은 남반구 국가들에서 독감 관련 입원율을 약 5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은 계속 변하고 있다. 남반구에서는 H1N1이 주로 유행했으나 최근 세계적으로 H3N2가 확산하는 추세다. 현재 유행하는 H3N2 변이는 백신에 포함된 성분과 차이가 있어 예방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백신은 단순히 한 가지 유형의 독감만 막는 것이 아니다.
설령 바이러스와 백신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백신이 제공하는 면역력은 심각한 감염을 예방하고 취약한 병원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료계는 H3N2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증 감염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