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왼쪽)과 라일 메넨데즈 형제가 1989년 11월 비벌리 힐스 자택 층계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다. 에릭(왼쪽)과 라일의 최근 모습. 캘리포니아 교정국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법원이 1989년 비벌리 힐스 맨션에서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복역하던 메넨데즈 형제에게 징역 50년형부터 종신형까지로 재선고했다. 마이클 제식 형제는 이미 35년 복역한 에릭(57)과 라일 메넨데즈(54) 형제에게 13일(현지시간) 최소 징역 50년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방송은 다음달 13일 캘리포니아주 가석방 위원회 청문회가 열릴 수 있게 됐다면서 형제들을 따로 나눠 각자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은 부모인 키티와 호세를 살해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오랜 세월 성적으로 유린돼 자위권 차원에서 범행을 한 것이라고 뻔뻔스럽게 둘러댔다. 하지만 검찰은 형제가 부모들 재산에 접근하기 위해 산탄총으로 부모를 살해했으며 아직도 책임질 일이 있으니 풀어줘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책들과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여전히 미국을 갈라놓고 있다.
판사가 재선고에 합의한 뒤, 형제는 감정적인 성명을 법정에 전달했다. 둘 다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갖고 싶다면서 자신들이 석방되면 재소자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BBC는 상세히 둘의 발언을 전했는데 굳이 옮기지 않겠다.
제식 판사는 감옥에 있는 동안 형제의 작업이 "인상적이었다"면서도 원심 선고는 당시로선 적절했다고 판시했다. 그는 양형 지침을 따라 재선고 자격이 충분하다고 인정하며 최소 50년형부터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했다.
형제들의 변호인 마크 게라고스는 "오늘은 35년 만에 위대한 날"이라면서 "아이들을 집에 데려오는 데 커다란 한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형제와 곧잘 어울려 놀았다는 사촌 아나마리아 바랄트는 법정 증언에 나서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랄트는 이전 재판에서 라일 메넨데즈가 한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요청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들은 어릴 적 아이들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