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흔여섯돌 삼일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밤을 새다'와 '밤을 새우다'를 갈라 보겠습니다.
먼저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는 뜻입니다. 이는 목적어가 필요 없는 자동사입니다.
어느덧 날이 새는지 창문이 뿌옇게 밝아 온다, 그날 밤이 새도록...처럼 씁니다.
그러나 '새우다'는 주로 '밤'을 목적어로 하여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타동사입니다.
밤을 새워 공부하다, 책을 읽느라고 밤을 새우다, 몇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처럼 씁니다.
아마도 '새다'를 '새우다'의 준말로 생각해서 가르지 않고 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쉽게 가르는 방법은 밤이 주체이면 '우'를 넣고,
사람이 주체이면 '우'를 넣지 않으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깨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깨치다는 "일의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는 뜻의 자동사이므로
한글을 깨치다, 수학의 원리를 깨치다...처럼 씁니다.
'깨우치다'는 "깨달아 알게 하다."는 뜻의 타동사로 동생의 잘못을 깨우쳐 주다...처럼 씁니다.
어제 대통령께서 중동 순방 경제외교에 나섰다고 듣습니다.
흔히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외국이나 해외라고 합니다.
외국은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해외는 나라 밖의 다른 나라는 뜻하는데 국립국어원에서 '국외'로 다듬었습니다.
사실 해외는 かいがい[까이가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일본은 섬나라다 보니 자기네 나라가 아닌 모든 나라는 바다 밖에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해외(海外)죠.
우리나라는 중국,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유럽을 갈 때는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도 왜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전부 해외로 간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영어로 oversea라고하면 더 꼴불견입니다.
해외여행보다는 '나라 밖 나들이'가 더 좋지 싶습니다.
어찌 되었건 지금은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 가는 것이니
해외라고 해도 맞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나라 밖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으니 우리말을 쓰는 게 바르다고 봅니다.
이달 달경에는 지인들 부부들이 나라밖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어서
얼마동안은 우리말 편지도 쉬어야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