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16화음 어쩌고 그러는데 난 이소리가 좋다. 얼마나 심플하고 클라식하고 ... 웁쓰 ... ^^
전화를 받았다.
"머하냐 ..."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짙은눈썹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넘은 초등학교 5학년때 만났다. 그리고 눈썹이 무지 검다.)
"잔다."
"나와라 내가 건대로 가마" 왠일인지 이넘이 울 동네로 온다는 것이다.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이지 난 항상 이넘을 만날때면 이넘 동네로 간다. 이것이 조금은 불만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 동네에 사는 다른 토박이들의 압력에 못이겨 가는 것이다. 근데 오늘은 울 동네로 온단다.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보다 영화쟁이에게 연락을 했다.(이넘 역시 초등학교 5학년때 만났다. 우리 셋은 그때 같은 반이었다.)
"뭐하냐" 그냥 잠결에 퉁명스럽게 말을 던졌다.
"응 그냥 영화자료 찾고 있다. 곧 있으면 촬영들어가서 준비를 해야되"언제나 이넘은 바쁘다. 어렸을때부터 영화에 미친이후로 얼마전에 여친과 깨진 이후로 더욱 영화에 미쳐간다.
"응 그러냐... 오늘 시간있냐 나와라 ... 할일 있어도 나와라"
서너시간뒤 우리는 건대글방 맞은편에 있는 빵집에서 만났다.
"야 회나 먹으러 가자" 내가 선수를 쳤다. 안그러면 항상 만나서는 무얼먹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그넘들은 순순히 따라왔고 난 마치 내가 쏘는냥 평소에 알고 지내는 횟집에 들어갔다. 물론 주인은 날 모른다.
"광어 먹자" 내생각으론 광어가 가장 회중에서는 가장 만만할것 같았다.
"야 여기 조금 비싼데 ... 딴데보다 비싸" 영화쟁이넘이 시비를 건다.
그러나 난 여유있게 말했다."아줌마 여기 광어 하나여..."
대충 여러 반찬들이 나오고 소주가 오갔다.
오랜만에 먹는 회라서 그런지 아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물론 염병할 기침은 먹는중에도 그치지를 않았지만.
"야 너 생각나냐 우리 어렸을때 지아이 유객대 가지고 놀았던거 말야 ... 참 ..." 짙은눈썹이 말을 꺼냈다.
지아이 유격대 ...
초등학교때 상당히 유행했던 어린이 장난감이다. 난 그당시 상당히 비쌌던 것으로 기억된다. 부모님 졸라서 사가지고 와서 공부는 안하고 맨날 옆에 끼면서 전쟁놀이를 했던것 같다. 물론 이 두 넘도 나와 한패였으니까 ... 셋이 모여서 인형가지고 전쟁놀이도 했다.
이순신 장군은 어려서 전쟁놀이하면서 컷다던데 나두 어렸을때 전쟁놀이 하면서 컷는데 훌륭한 사람이 된다던지 직업군인이 된다던지 하는 생각은 꿈도 안꾸어 보았다.
어쨌든 이야기가 무르익자 내가 한마디 던졌다.
"야 그러고 보니 우리 다 솔로네 ..." 가슴을 찌르는 한마디 내뱉은것을 곧 후회하고 말았다.
"난 아냐" 짙은눈썹이 말했다. 순간 우리에게 흐르는 정적...
"뭐야 이자식. 언제부터야 ... 누구야 ..." 나의 약간은 상기된 질문들을 그에게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