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도 준비하자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는 자신이 믿는 종교다. 모든 종교는 같은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분별과 대립을 없애고 조화를 이루면서 상생해 나가야 한다.
총쏠 줄 모른 사람에게는 총이 몽둥이만 못하고, 삶이 무엇인지 모른 사람에게는
세상살이가 가치도 없고 허무하겠지만, 삶은 진실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시아버지 앞에서 며느리 방귀 참듯 안절부절 말고, 하루 한 번쯤 밤하늘 별을
보고, 한 달에 한 번쯤 둥근 달을 보며 명상에 잠겨 감성의 리듬을 회복해
나가자. 진정으로 '나'라는 실체가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야 과거와
미래를 관통할 수 있다. 육신을 잘 다스리면 현인(賢人)이고,
마음을 잘 다스리면 성인(聖人)이다.
관청에 끌려 나온 촌놈처럼 긴장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사람들은 불경(佛經)이 너무 어렵다고 한다. 그것은 어두운 마음에
갑자기 경전이란 너무 밝은 빛을 비추다 보니 마음의 눈이 부셔서 그런 것이다.
경을 읽고 마음을 닦아 지혜와 자비의 마음으로 내생(來生)의 복 밭을 일구어
나가야 한다. 내가 만약 불교를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화만 자주 내는 늙은이로 변해 있을 것이다.
이승의 삶이 내생을 결정하므로 사람은 죽는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니라고 경책을 넘거나 던지지 마라.
내생에 난쟁이나 꼽추로 태어난다.
번개가 잦으면 천둥을 치듯 잘못된 삶을 반복하지 말자.
남을 의심하면 여우, 남의 허물만 들춰내면 고양이, 남을 꾸짖기먄 하면
개, 매사 이기려 들면 말, 항상 큰 것만 탐하면 구렁이 몸을 받는다.
현생의 업은 가혹하고 무섭다. 부귀권력만 탐하여 부모형제마저 외면하고 살면
내생에 구렁이 몸을 받아 똬리를 틀고 앉아 보물 항아리나 금괴를 지키게 된다.
벌컥벌컥 화를 잘 내며 사는 사람은 내생에 독사로, 도둑질하면 쥐로 태어나서
항상 어두컴컴한 곳에서 살게 되고, 숨기거나 숨는 것을 좋아하면 물고기,
식탐이 많으면 돼지, 훨훨 날고 싶어하면 새의 몸을 받게 된다.
사람 몸 받았을 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가도록 하자.
식탐이 많은 닭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먹고도 몸이 무거워 날지 못하고 샐깔도
우중충하다. 소식(小食)을 한 학은 더러운 뱀, 미꾸라지,
우렁이 같은 것을 먹고 살아도 늘 청초하며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이것은 식탐의 차이 때문이다. 닭은 식탐(食貪)이 많아서 위가 꽉 차도
급하게 계속 쪼아먹지만, 학은 위를 반만 채우면서 천천히 적게 먹는다.
식탐 많은 사람은 얼굴에 개기름이 끼고 영양 과다로 욕정과
음탕심이 강해지게 된다. 겉은 고상하게 꾸미고도 내면은 부도덕하게
살아가면 내생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자신의 늙음과 질병, 죽음까지 미리 볼 줄 알아서 남에게는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대해야 하며 내생의 복 밭을 일구어야 한다.
짐승을 학대하면 내생에 짐승으로 태어나기 쉽고,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폭력배가 되기 쉽다.
파리나 모기 같은 것을 잡을 때도 죽인다는 악심(惡心)보다는
오물 정리하는 심정으로 치워야 하며, 전쟁에서 적을 쏠 때도
마당의 필요 없는 쓰레기를 쓸어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는 죽을 때 자신 때문에 죽은 영혼들이 모두 나타나
덤벼드는 바람에 극심한 공포에 떨며 아우성치고 몸부림 치다 죽었다.
탐심의 독은 위암, 위궤양, 위염, 소화기 계통의 병을 오게 하고, 진심(嗔心)의
독은 폐, 기관지, 호흡기 계통의 병을 오게 하며 목 뒤나 허벅지,
다리의 종기, 몸살 등을 일으킨다. 구업(口業)을 많이 지은 사람이나
독설(毒舌)을 많이 뱉은 사람은 이빨이 성치 못하다.
마음의 건강은 육신의 건강과 직결되며 또 사회의 건강과 직결된다.
이생의 선행이 줄어든 만큼 내생은 험난하다. 잘못된 마음의 빗장이 열리면
그 틈으로 유혹과 재앙의 불씨가 밀려 들어온다. 세상살이는 서로 간의 엉킴으로
뒤얽혀 있다.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오늘 자신의 삶이 내생까지 결정하므로 오늘의 올바를 삶의 실천이 중요하다.
사라진 번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