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의 미소
송종국
중남미 코스타리카 만사니요 국립공원
밀림지대에서
나무늘보 새기 한 마리
그만 나무에서 떨어져 길을 잃고
엄마를 찾아 삑삑 울고 있다
국립공원 측은 재규어구조센터에
나무늘보 새끼를 구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긴급 구조에 나선 센터는
아기 나무늘보를 병원으로 이송하여
부상여부를 검진했는데 다행히
다친 곳 없이 건강했다
다음날 숲으로 돌아와 어미를 찾기 위해
녹음된 새끼 울음소리를 스피커로 들려줬더니
한참 시간이 지나 나무늘보 어미가 나타났다
어미 가까이 새끼를 놓아줬더니
한 시간 만에야 새끼는 어미 품에 안겼다
안도한 새끼는 울음을 그쳤다
어미는 뒤를 돌아보며
새끼를 구조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미소를 지었다
시력과 청력이 약한 나무늘보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알 수 없지만
― 『생명과문학』 (2024 / 여름호)
송종국
전남 고흥 출생. 2022년 <생명과문학>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첫댓글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과 나무늘보의 내리 사랑이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