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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기적이 아닌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제 1권은 정통 멜로에 판타지를 결합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으로 ‘기적’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살인 누명을 쓰고 감방에서 16년을 보낸 남자, 어머니와 삼촌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온 여자, 그리고 둘의 운명을 지켜주려는 인간적인 천사가 엮어 가는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기적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늘 일어나고 있으며, 기적을 만드는 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이해,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임을 전하는 작품이다.
저자 노희경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사랑의 가치를 어루만지는, 사람 냄새 나는 작가, 노희경!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시절, 시와 소설이 아닌 드라마를 통해 '글쓰기의 자유'를 깨달았다. 1995년 '세리와 수지'로 데뷔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로 널리 알려졌다. 그 뒤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 같은 사랑' '화려한 시절' '고독'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등 선보이는 작품들마다 호평을 받았다.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펴냈으며, 대본집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읽는 드라마'의 재미를 선사했다. '거짓말'은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적인 대사들로 사랑, 우정, 믿음, 멜로, 휴머니티를 풀어낸 수작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마니아 드라마 신드롬'을 불러일으켜, 드라마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시청해야 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삶과 사랑, 그리고 인간을 그려내는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 노희경 작가는 여전히 외로움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달래주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작가의 말
등장인물
용어정리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제7부
제8부
제9부
제10부
작가 노희경, 삶을 기적으로 바꾸는 ‘진짜’ 사랑을 말하다!
지금껏 살면서 내 심장이 가장 두근거렸던 때,
그 기적 같은 순간으로 나를 이끄는 소리,
Padam Padam……
세상에 기적은 있는 걸까? 기적이 있다면 누가 주는 걸까?
신이 주는 걸까? 기적은 도대체 어떤 이들에게 일어나는 걸까?
우리는 늘 크고 작은 기적을 갈망하고, 오지 않는 기적에 좌절한다.
하지만 기적은 특별한 누군가에게 신이 선심 쓰듯 내려 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늘 일어나고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는 순간, 그 모든 순간이 바로 기적이다!
다시 기적을, 다시 희망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
당신이라는 ‘기적’을 만나는 순간,
내 심장은 뛰기 시작했고, 나는 다시 살고 싶어졌다.
한 남자가 있다. 열두 살 나던 해, 남자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달아나다 하늘처럼 믿고 따르던 형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벗겨진 자신의 새 운동화를 주우러 갔다가 당한 사고였기에 그 죄책감은 깊다. 열아홉 살 나던 해, 남자는 친구에게 칼부림을 당해 온몸이 망신창이가 된 채로 어머니를 찾아갔다 외면당하고 말았다. 어머니가 그리한 까닭을 도무지 알 수 없기에 그 배신감과 원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같은 해, 그 친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 열여섯 해를 보낸다. 이제 서른다섯이 된 남자에게 삶은 ‘저 강물처럼 이쁘게가 아니라 엿 같이 흘러가는 것’일 뿐이다.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딸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버지와 친구처럼 다정한 어머니 밑에서 행복하기 이를 데 없는 유년을 보냈다. 그러나 삼촌 민호가 살해당한 뒤 여자의 행복한 유년은 막을 내린다. 형사인 아버지가 살해 용의자인 양강칠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본 어머니가 양강칠을 비호하고 나서면서, 두 사람이 별거에 이른 것. 여자의 어머니인 윤미혜는 아직 어린 강칠에게 누군가 한 사람은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은 마음에 항소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 지병인 천식 발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여자는 동물을 좋아했던 어머니의 뜻을 이어 사람처럼 쉬이 배신하지 않는 동물을 돌보는 수의사가 된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로 자신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유학을 준비한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기에 움켜쥘 것이라고는 ‘지금 이 순간’ 밖에 없는 남자, 양강칠(정우성 분). 누구보다도 진실한 사랑을 바라기에 오히려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정지나(한지민 분). 이 두 사람이 운명처럼, 아니 운명을 거슬러 서로에게 이끌리는 순간 ‘기적’은 시작된다.
진정한 기적, 진정한 판타지는
어떠한 순간에도 삶을 이어가려는 사람의 의지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는 양강칠의 감방 동기이자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이국수(김범 분)가 끊임없이 언급하듯 ‘기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의 시간은 자꾸만 ‘되감기’ 되고, 날개를 단 천사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까지 등장한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노희경 작가가 판타지 드라마를 집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거짓말〉,〈꽃보다 아름다워〉,〈그들이 사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전작들이 늘 허구라는 사실조차 잊고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진짜 삶’을 다루고 있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그 점에 있어서는 이 작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작품의 무대는 생선 비린내 물씬 나는 어촌 통영이고, 주인공은 고등학교 중퇴한 전과자 양강칠이다. 양강칠은 앞서 말했듯 친구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채 열여섯 해를 감옥에서 보냈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이 악연에 얽혀 있으며,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기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다. 설정만 보면 도무지 판타지가 끼어들 틈이라고는 없을 것 같다.
《빠담빠담》이 판타지인 것은 양강칠의 시간이 되감기되기 때문도 아니고, 이국수가 날개를 단 수호천사의 모습으로 양강칠을 지켜주기 때문도 아니다. 밑바닥 중에서도 밑바닥 인생인 양강칠이 ‘무섭게 뎀비는’ 세상과 맞장 떠볼 마음을 먹은 것 자체가, 그리하여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도 바꾸어놓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판타지이다.
이 작품에서 16년 간 수인(囚人)으로 살아온 것은 사실 양강칠만이 아니다. 아들 같은 동생을 잃고 16년 간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정지나의 아버지 정민식 형사(장항선 분)도, 큰아들을 사고로 잃고 작은아들은 감옥에 보내고 죽지 못해 살아온 양강칠의 어머니 김미자(나문희 분)도, 아버지에 대한 애증을 어쩌지 못하는 정지나도, 어린 날의 잘못을 덮으려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이어가는 박찬걸 검사(김준성 분)도 모두 마음의 감옥에 갇혀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양강칠이 용기를 내어 어머니를 찾아가고 지나를 사랑하고 정 형사와 찬걸을 마주하면서 이들도 비로소 그 암암한 감옥에서 풀려나게 된다.
양강칠처럼 기적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는 끝없이 과거를 돌이키며 살아간다. ‘기억’이라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기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기적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진실을 직시하고 그에 연루된 이들의 처지와 입장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작가 노희경은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라고 말이다.
우리 삶에 기적이 아닌 순간은……
단 한순간도…… 단 한순간도 없다.
노희경 작가가 데뷔 초부터 일관되게 다루어 온 주제는 ‘가족과 사랑’이다. 굳이 ‘언제나 글의 모든 주제는 어머니와 아버지, 가족들이 보여준 세상이고, 소재는 내가 함부로 한, 지나간 사랑들이다.’라는 작가의 고백을 빌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작품 또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난 한 번 좋았는데, 상대가 뭐 잘못해서 싫어지고 그런 거 몰라.. 한 번 좋음 쭉 좋아.”라며 세상 물정 모르고 사랑하면 다 되는 줄 아는 남자, 양강칠. “내가 당신 없인 힘들어서 당신을 선택한 거야, 당신이 힘들까 봐가 아니라.”라고 애써 변명하며 아픈 남자 곁을 지키는 여자, 정지나. 둘의 사랑은 강칠이 지나에게 청혼할 때 수줍게 건넨 나무 반지와 나무 목걸이처럼 한 점 가식이나 허세도 없이 순결하고 순수하다.
그러나 작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사랑은 단지 이성 간의 사랑만이 아니다. 모자, 부자, 친구, 그리고 이웃 사이의 사랑이 모두 같은 깊이와 농도로 그려진다.
강칠의 어머니 미자는 강칠을 형처럼 따르는 국수, 폭력적인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딸을 키우는 효숙, 피가 섞이지 않은 손자 정이까지도 모두 내 자식처럼 품어 안는다. 잔뜩 삐친 국수에게 아랫목에 묻어 두었던 닭튀김을 꺼내 주는 미자의 모습은, 가슴이 몹시도 시린 날 엄마 사진처럼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한 장면이다.
효숙도 홀로 지내는 미자를 친엄마처럼 챙기고, 강칠이 출소하자 차까지 사주며 사회 복귀를 돕는다. 그저 강칠에 대한 연심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그 정이, 그 의리가 몹시도 깊다.
그리고 문제의 천사 국수가 있다. 감옥에서 강칠에게 목숨을 빚진 탓이라고는 하지만, 국수는 강칠을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 강칠의 간 이식 수술을 위해 정이를 데려오고, 강칠의 목숨을 위협하는 찬걸을 죽이려고까지 한다. 이건 천사라기보다 숱제 악마에 가깝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누군가를 지켜야 할 때 우리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작가 노희경이 국수를 통해서 들려주고자 했던 것은 어쩌면, 누군가에게 수호천사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강칠을 중심으로 모여든 밑바닥 인생들이 서로 기대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끝내는 행복을 말하는 이 작품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는,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모두 기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기적을 만드는 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이해,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라는 진실이다. 작가는 이 메시지를 최종회 강칠의 대사에 실어 전한다.
“국수야, 기적은 있어. 니가 나한테 단 한 순간도 천사가 아닌 적이 없었던 거처럼. 지나간 모든 시간, 나한테 단 한 순간도 기적이 아닌 적은 없었어. 널 만나기, 어쩌면 그 이전의 시간부터, 윤미혜 씨... 나를 위해 죽기를 각오한 강우 형.. 나 하나 사람 만들겠다고, 죽어라 달려든 너.. 너무 아름다워 보기도 아까운 내 여자.. 정지나까지, 그리고.. 그리고 엄마.. 나를 위해, 울지도 못하는 엄마.. 그게 다 기적이 아님.. 뭐가 기적이야.. 이제 알겠어. 나한테 기적이 아닌 순간은.. 단 한순간도.. 단 한순간도 없었어. 국수야, 형은.. 정말 행복해.”
“어제 좋은 일 있었음 어제 웃었겠죠. 뭐 오늘까지 웃겠어요. 난 복잡하게 안 살아요 지금 웃는 건.. 지금이 좋아서.” -1권 125쪽 강칠의 대사
“있잖아요, 내가 뭘 몰라서 묻는데, 내가 아는 어떤 인간이 있는데.. 음 나인 한 나 정도 되고 평생을 억울하게 산, 그러니까 뭐냐, 나이가 있는데 어디 뭐 놀러도 제대로 못 가보고 그렇다고 뭐 돈을 많이 벌어서 흥청망청 써본 적도 없고, 여자라곤 구경도 제대로 못 해보고.. 암튼 뭐.. 인간답게 살아본 적이라곤 한 번도 없는 그런 남자를 내가 하나 아는데요, 그런 애도, (…) 남들처럼 여자랑 연애라는 걸.. 할 수 있을까요?”-1권 130쪽 강칠의 대사
“내가 그쪽을 좋아한 걸 왜 사과해야 되요?! 남자가 여자 좋아한 게 뭐가 문젠데! (…) 만약 사괄 할려면 그쪽이 해야지?! 나는 그쪽이 좋은데, 그쪽은 내가 싫으니까, 싫어해서 미안하다고... 그쪽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1권 239쪽 강칠의 대사
“에이고 욕심 사나운 인간들, 사람이 하루하루 별일 없이 먹고살면 기적이지, 되지도 않을, 기적을 뭐하러 바래.” -1권 313쪽 강칠 모의 대사
“내가 있잖아, 엄마, 살면서.. 요즘처럼 행복한 적이 없어. 엄마도 알지만, 내가 어려서부터 뭐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거든. 근데 지금은 막 뭐가 하고 싶어, 막 돈도 벌고 싶고, 막 잘나고 싶고, 막 착하고 싶고, 막 즐겁고 신나고 싶고, (…) 난 엄마 그 여자가 오람 오고, 가람 가고, 죽으람 죽는 시늉 아니라, 죽기를 각오하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정말 진하게, 진심으로, 사랑할거야.” -1권 357쪽 강칠의 대사
“누난 형을 사랑을 한다면서도‥ 못 믿네? 그럼 헤어져야지, 뭐. 별 수 있나. 힘없는 놈이 채여야지. 잘 먹고 잘살아요. 형한텐, 내가 전할게요. 누난 사랑보다 증거라고.”
-1권 409쪽 국수의 대사
첫댓글 노희경 지음 / 출판사 르네상스 | 201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