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천을 팔려고/조찬한
빈천을 팔려고 권문에 들어가니
짐 없는 흥정을 뉘 먼저 하자하리
강산과 풍월을 달라하니 그는 그리 못하리
[현대어 해석]
가난함과 천함을 팔아버리려고 권세 있는 집안에 들어가니,
댓가(치름)도 내주지 않는 이 해괴한 흥정을 누가 먼저 하자고 하겠는가.
(권문세가가 그 값으로 내) 강산과 풍월을 내놓으라 하니, 그것(자연)만큼은 절대로 내어줄 수 없도다.
[주제] 가난한 삶의 고달픔보다 자연 속 안빈낙도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태도.
화자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권문세가를 찾는 해학적 설정으로 운을 뗀다.
그러나 권력자가 가난을 사주는 대가로 대자연을 요구하자, 화자는 거침없이 거절한다.
가난은 잠시의 물질적 불편함일 뿐이지만, 자연이 주는 정신적 풍요로움은 권력이나
부귀와도 바꿀 수 없다는 지조를 보여주고 있다.
세속적 욕망의 무가치함과 자연의 절대적 가치를 대비하여 선비의 꿋꿋한 지조를
재치 있게 노래한 작품이다.禹
[조찬한(趙纘韓), (1572~1631)]
호는 현주(玄洲), 자는 선술(善述)
시대: 조선 중기의 문신 및 문장가
관직 및 생애: 광해군 및 인조 대에 활동하였으며, 인조반정 이후 형조참의,
선산부사, 공주목사 등의 관직을 역임했다.
권세에 굴하지 않고 곧은 절개를 지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문학적 특징:당대의 뛰어난 문장가로 시문(詩文)과 부(賦)에 매우 능했다.
권필(權韠) 등 당대 문인들과 교유하였으며, 자연 친화적인 태도와
선비로서의 높은 가치관을 시조 및 한시에 잘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