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2dmRo0JpI1k
지나간 시간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제의 기쁨과 슬픔은 기억 속에 남지만, 그날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느낀다.
1978년, 재넷 맨체스터가 부른 〈Tomorrow’s Memories〉는 그 아쉬움을 단순한 회한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에 머무르기보다 다가올 내일을 바라보게 하는 노래다.
제목부터 흥미로운 역설을 품고 있다.
‘내일의 기억’이라니. 아직 경험하지 않은 내일에 어떻게 기억이 있을 수 있을까.
오늘은 내일의 기억이 된다
노래는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듯 시간도 한 시간 한 시간을 떨구어 낸다고 말한다.
Time sheds its hours like a tree sheds its leaves...
나무에서 떨어진 잎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흘러간 하루는 되돌릴 수 없고, 지나간 순간은 기억 속에서만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순간은 시간이 흐르면 기억이 된다. 오늘 만난 사람과 나눈 이야기,
함께 웃었던 순간, 별다를 것 없던 하루도 훗날에는 그리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내일의 기억’은 단순한 역설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이 내일의 기억을 만들어 간다는 뜻이다.
지금은 평범하게 느껴지는 하루도, 훗날 돌아보면 소중한 장면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지나간 것과 작별하는 법
살다 보면 아쉬운 일도 있고, 후회되는 선택도 있다.
지나간 사랑이 그리울 때도 있고, 그때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지나간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 기억에 붙들려 앞으로의 시간까지 놓칠 필요는 없다.
세월을 살아낸 이들의 눈빛에는 슬픔이나 후회 대신 평온함이 서린다.
재넷 맨체스터는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 슬픔이나 사랑에 연연해 눈물짓지 않는다.
비가 그치면 햇살이 구름을 뚫고 나오듯, 지나간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일 뿐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담담히 노래한다.
For tomorrow’s memories fill my heart,
For tomorrow’s memories only start...
'내일의 기억이 내 마음을 채우고,
그 기억들은 이제 시작될 뿐이기에.'
아직 시작되지 않은 내일의 기억이 벌써 마음을 채운다는 이 역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그날들이 가져올 경험과 만남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미래를 향할 수 있다.
지나간 어제에 집착하지 않고, 다가올 날들을 향해 마음을 비우며
희망을 채워 넣는 태도. 그 태도가 이 노래를 오래도록 마음에 남게 한다.
차분함이 주는 따스한 위안
재넷 맨체스터의 맑고 감미로운 음성은 결코 강요하거나 감정을 과하게 쏟아내지 않는다.
창가에 앉아 가만히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 잔을 기울일 때 느껴지는 차분함. 그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길을 돌아볼 때 느끼는 아련함은 단순한 상실감이 아니다.
수많은 계절을 견뎌내며 나만의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는 삶에대한 자부심이다.
이 노래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질문을 던진다.
어제는 기억이 되고, 오늘은 지나가며,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된다.
내일의 기억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의 하루와 오늘의 이 하루가, 이미 그 기억을 써내려 가고 있다.
첫댓글 지난 세월은 우리네 사람들에게 귀한 경험을 선사해 줍니다. ^^*
맞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수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