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대부업체 고사위기 현주소 … 꽉막힌 돈줄 “사채라도 쓸판 ”
1-2 금융권 여신축소-카드깡 한도까지 줄여
고객 하루 5~6명 … 일부 고금리 음성영업도
"하루에 70~80명씩 찾던 고객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더구나 찾아오는 고객도 신용도가 좋지 않아 대출이 가능한 손님은 5, 6명에 불과합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형 대부업체의 창구직원이 토로하는 하소연이다.
또 다른 강남의 토종 대부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 초만 해도 끊임없이 창구를 메우던 고객들은 거의 사라지고 간혹 한두 명만 눈에 띈다.
대출창구 직원도 절반으로 줄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문 닫는 업체 늘어=지난해 10월 대부업법 시행령 이후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던 등록 대부업체 수도 그 증가 추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서울은 최근 매주 20여개 업체가 폐업신청을 하고 있고, 부산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총 123건의 대부업 폐업신청 가운데 51건이 지난달에 몰려 있다 . 대구는 30군데가 지금까지 문을 닫았으나 지난달에만 9개 업체가 사업을 포기했다.
그나마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곳도 급격히 수익성이 떨어지긴 마찬가 지다.
신규대출은 거의 하지 않은 채 대출금 회수만 하는 업체도 늘었다 . 일본계 모 대부업체는 최근 여신담당직원을 절반 가량 채권추심전담팀으로 돌렸다.
토종 대부업체의 경우는 소액신용대출은 아예 없애고 부동산, 전세계약 서, 자동차 담보대출만 하는 곳도 태반이다.
◆지금 대부업체 상황=경기와 대부업체 수익은 반비례한다는 것이 정설 이다.
하지만 신용불량자 322만명 시대에 대부업체가 66% 금리로 대출 가능한 고객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외국계 대부업체는 올해 초 30%대 후반을 자랑하던 대출승인율이 10%대 초반으로 반토막 났다.
이것도 토종 대부업체로 가면 5%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지난해 10월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100~300%로 대출해줬던 돈을 회수하 기 위해 등록했다가 어느 정도 자금이 들어오자 등록을 취소하고 다시 전주(錢主) 위주 ‘알음알이식’영업으로 음성화되는 실정이다.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금융감독원 소비자피해센터에 접수된 사채 평균금리가 100%대 후반을 나타냈다가 얼마 전 같은 조사에서 200%를 넘긴 것이 이를 입증한다.
최근 대부업계는 이자제한법 이내로 영업하는 대규모 업체와 다시 음성화돼 초고금리로 장사하는 불법 업체로 양분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불리한 시장환경= 각 시도에 제출된 폐업신청서엔 하나같이 영업부진 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경기침체와 카드채 위기 등으로 1, 2금융권이 리스크가 큰 대부업체 관련 대출을 줄인 상태에서 조달금리는 급격히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상호저축은행마저 대부업체 대출을 막아버린 상황이다. 그렇다고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은 엄두도 못낸다.
여기에 제대로 된 협력체계가 없어 대부업체끼리도 고객정보 공유가 이 뤄지지 않는 부실한 신용정보관리체계도 문제다.
현재 대부업체들은 개별적으로 신용평가기관과 계약을 맺고 있으나 그 정보 역시 구체적 금융 거래내역이 아니어서 과도한 신용 리스크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과중한 세금도 대부업체엔 부담이다.
대부업체 특성상 비용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대손상각비나 손비인정이 제한돼 있어 조세부담이 심하게 왜곡된 실정이다.
◆해법은 없나=국내 대표적인 대부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결같이 규제만 있고 지원은 없다는 점에 동의한다.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불법 업체는 엄격하게 다스리되 법을 준수하며 영업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불법 업체들은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란 ‘치고 빠지기 식’영업으로 전체 대부업시장의 물을 흐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출중개업자들까지 끼어들어 수수료를 챙기는 등의 불법 영업도 판치고 있다.
등록 대부업체들이 폐업해 급전이 필요하거나 신용도가 떨어져 제 1, 2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200% 이상 고금리를 요구하는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보낼 수는 없다.
정부 차원에서 터줄 것은 터주고 막을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대부업체 역시 투명한 회계와 기업공개로 이미지 제고에 발벗고 나서야 하며 제 3금융을 담당한다는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이수원 A&O인터내셔널 사장은 “일본도 대부업체들이 자신의 위치를 찾고 영업을 제대로 하는 데 꼬박 20년이 걸렸다”면서 “정부와 대부업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2003.08.16 [헤럴드경제] 김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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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자금난 대부업체 고사위기 현주소 … 꽉막힌 돈줄 “사채라도 쓸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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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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