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산을 집에 들인 남녘 섬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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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주 서경희(왼) 조남수(오른) 부부 |
둔덕면 옥동마을에 있는 조남수(56)·서경희(53) 부부의 전원주택은 지난해 3월 주택 관련 대표 간행물인 ‘ㅈ잡지’의 표지를 장식할 만큼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설계·시공을 맡은 (주)하우스갤러리(대표 신창민·이하 시공사)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바깥 자연을 끌어들인 실내’가 이 집의 모토라고 소개했다.
온갖 녹색 화초를 키워 작은 자연을 꾸밀 수도 있지만, 이 집은 거실과 방, 화장실 등 각 공간의 창을 넓혀 운치 있는 옥동마을의 풍경을 대형 스크린처럼 감상하게 했다.
오히려 잡다한 것을 질색하는 남편의 취향으로 실내 장식은 단조로운 편이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는 아내는 마을 들판에 있는 강아지풀이며, 부들이며, 홍가시나무 열매 등을 다발로 말려 밋밋하거나 어두운 공간에 포인트로 장식했다. 서로 합의하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두 사람의 취향이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그러나 창이 크면 난방과 사생활 보호 면에서 취약하다. 창을 이루는 유리는 빛만 통과시키는 경이로운 물질이다. 그래서 그 기능을 위해 보온 역할을 하는 다른 물질을 섞을 수 없다. 다만 유리를 이중으로 겹쳐 그 사이 공기층을 이용해 보온 효과를 높이기도 하지만 나무나 돌로 세운 벽보다 견고할 수 없다.
사생활 보호도 집의 중요한 기능이다. 현대사회에서 집은 타인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일 텐데 이 공간조차 남의 눈초리가 따라붙는다면 매우 피곤한 삶일 것이다. 아파트 저층이 인기가 낮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최근 1층을 2층 높이로 올리고, 키다리 조경수로 거실을 가리는 아파트 양식도 주거 공간을 선택하는 데 사생활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인에 따른 흐름이다.
그런데 조 씨 부부의 주택은 이 두 취약점을 완벽에 가깝게 보완한 듯 보인다.
먼저 난방에서는 큰 창호가 무색할 만큼 후끈후끈한 실내 온도를 자랑했다. 비결은 목구조와 지열보일러다.
나무는 열전도율이 낮아 보온성이 좋다. 따라서 여름엔 바깥 열기를 차단하고, 반대로 겨울엔 실내 온기가 못 나가게 막는다. 또 시공사에 따르면 목재는 자연습도 조절이 탁월해 항상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부식과 해충에 약하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이는 지역마다, 집 구조에 따라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남부 지역은 나무에 집을 짓는 흰개미의 피해가 거의 없기에 조 씨 부부의 집은 해충 피해에서 일단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게다가 방수와 단열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고급 외장재 ‘스타코 플렉스’로 집을 감쌌다. 이 덕분에 목재는 완전히 안쪽으로 가려져 비·바람이 닿지 않는다. 집 또한 전체적으로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나무가 실내 온도를 유지해준다면 온도를 높이는 것은 보일러의 역할이다. 조 씨 부부의 집은 2층짜리다. 연면적이 60평에 이르는데 이 넓은 공간을 데우려면 난방비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집의 난방비는 월 10~15만 원 선을 유지한다. 웬만한 30평대 아파트보다 적게 드는 셈이다. 이처럼 적은 난방비가 지열보일러의 장점이다.
지열보일러는 지열이 확보된 지하 150m 이상 깊이로 구멍을 뚫어 배관을 U자로 심은 뒤 물을 내려보내 지열로 데운다. 데워진 물은 펌프로 지상에 끌어올려 온수로 사용한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세 부담을 크게 줄였다.
관리·유지에서는 이 같은 장점이 돋보이지만, 비싼 설치비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른 보일러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 집은 지열보일러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2600만 원을 들였다. 친환경 에너지여서 정부가 이 중 1350만 원을 지원했다. 건축주는 1250만 원을 부담했다.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조 씨는 그만큼 성능이 확실해 만족한다고 했다.
큰 창호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는 길게 말할 게 없다. 집이 마을에서 가장 높이 있어서다. 집이 눈에 잘 띄긴 해도 실내까지는 가까지 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 집의 기능을 소개했다면 이제는 생김새를 보자.
먼저 눈에 띄는 것은 2층 테라스에 설치된 붉은색 직각 구조물이다. 이는 사실 퍼걸러, 일본식 발음으로 더 알려진 파고라다. 현대식 정자라고 보면 되겠다. 하늘을 완전히 가리지 않고, 겹겹이 설치해 해의 위치에 따라 광량이 조절된다.
실내 거실에서도 독특한 구조가 발견된다. 현관 맞은편에 작은 화장실을 두었다. 화장실 문 옆에는 세면대가 설치돼 있다. 남의 집 화장실을 이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손님을 배려한 것이다.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아내의 성격이 반영됐다.
2층은 자녀들의 공간이다. 방 두 개와 화장실이 딸려 있고, 2층 테라스로 연결된다. 특히 아들 방은 옥동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유리다. 창호를 비롯해 테라스 난간도 유리로 장식했다. 낮에는 자연 풍경이 비치고, 밤에는 집 전체가 전구처럼 주변을 밝힌다. 이 때문에 얼마 전에는 카페인 줄 알고 한 커플이 찾아왔단다. 아내는 바리스타를 대신해 믹스커피를 대접하고 돌려보냈단다.
건축주 부부는 이 집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성격이 잘 버무려진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보인다.
건축형태 목구조
대지면적 733.00㎡(222.12평)
건축면적 136.28㎡(41.29평)
연면적 196.33㎡ (59.49평)
1층 119.24㎡(36.13평), 2층 77.09㎡(23.36평)
지붕재 FRP 방수 위 콘크리트 마감
외장재 스타코 플렉스
내장재 천연 대리석(보디치노, 임페리얼), 규조토, 원목 루바, 실크벽지
바닥재 동화 자연마루
창호재 시스템 창호(LG 지인)
내외 단열재 인슐레이션 R19+50mm EPS
지붕 단열재 인슐레이션 R30+100mm EPS
난방형태 지열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설계·시공·자료제공 (주)하우스갤러리(1899-1531 www.hg4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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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창호로 인해 개방감이 크다. 밤에 조명을 밝히면 카페인 줄 알고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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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에서 본 1층 실내. 거실과 주방이 개방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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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에서 본 주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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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를 넓혀 경관을 확보했다. '자연을 들였다'는 컨셉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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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용 화장실과 세면대가 거실 중앙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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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관에도 창을 터 자연 조명을 확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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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 창문을 원래 설계보다 세로로 늘여 시야를 넓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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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에 딸린 욕실. 방 만큼이나 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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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계단 내벽은 홍송(레드파인)으로 장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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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자녀방의 경관이 가장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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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끝에 태양광 패널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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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풍산개 두 마리가 집을 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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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테라스 경관. 옥동마을과 산방산이 훤히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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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테라스에 설치한 퍼걸러(파고라). 태양 위치에 따라 광량이 변한다 |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추천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건축인으로서 배치 및 평면설계가 어떻게 조합이되어 있는지 궁금함니다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