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을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워진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 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작은 위로> (열림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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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06:5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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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흔히 그래요. 사랑한다면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그래요ㅎㅎ
수녀님의 시에 나오는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운 새가 전하는 말" 구절처럼...
참으로 와딚은 시어들입니다!!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