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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고창/고수면] 늙어 서러운 대웅전의 봄마중, 고창 문수사(文殊寺)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376 13.04.29 05:49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늙은 대웅전은 오는 봄빛도 귀찮아하더라.

청량산 문수사(淸凉山 文殊寺)’

전라북도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 48 / 063-562-0502

 

여행자의 투정입니다.

긴 시간의 흐름을 감내한 대웅전,

가람의 모습이 아쉬운 투정입니다.

절집보다 주위의 숲이

더 많이 알려진 자리,

그 속에 들어앉은 문수사를 찾았습니다.

 

용지천(湧智泉)

지혜의 샘이라 불리는 용지천입니다. 맑은 감로수 한잔이 피곤함으로 씻어냅니다.

 

 

 

고창담양간 고속도로의 남고창 나들목을 빠져나와 고창을 지나 23번 국도에 오릅니다. 잠시의 속세, 그러나 지방도로 고수로에 오르고 나면 세상은 한갓지고 차량도 드물고 인적도 드뭅니다. 봄을 맞은 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리는 마을잔치가 그나마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지요.

조산 저수지를 끼고 돌아 작은 길을 따라 산턱에 오릅니다.

호남제일문수도장(湖南第一文殊道場)’,

청량산 문수사(淸凉山 文殊寺)’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과 나란히 선 돌 표지석입니다. 예전 산의 이름이 문수산으로 불렸던 것으로 보아 문수사는 문수보살과의 인연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일주문의 옆으로 20대정도 간신히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은 문수사의 참 모습이 아니기에 공터는 허전합니다.

 

여기서부터 약 1.5km, 문수사 가는 길의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짙고 어두운 숲, 바로 '문수사 단풍나무 숲'으로는 국내 유일의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되어 있는 숲입니다.

문수사 창건 당시부터 사찰림으로 지정 되어 보호를 받아 온 단풍나무 숲으로 느티나무, 고로쇠나무, 상수리나무, 팽나무등이 어우러져 산재하여 경관적으로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은 물론, 숲 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공간입니다. 그러기에 숲의 보존의 위하여 진입을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멀리서 보고 숲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문수사 가는 길에서는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힐링입니다.

가을의 문수사, 아마도 전국 으뜸의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공간을 여행자는 늦은 봄에 찾습니다. 왜 인지는 아시지요? 문수사에는 수령 200년의 토종백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행자가 문수사를 찾은 것은 오로지 고매를 만나기 위해서이지요.

일주문을 지나 약 1km정도 지나면 다시 작은 공터입니다. 예의 숲 보존을 위하여 절집 올라가는 길의 양편으로는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데크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언덕을 따라 오르니 오른쪽의 높다란 석축위에 문수사가 보이고 경내로 들어가는 불이문이 자리합니다.

 

 

 

일주문(一柱門)과 호남제일문수도장(湖南第一文殊道場)이 새겨진 돌 표지석이 문수사의 사지임을 알립니다.

 

 

문수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의 말사입니다.

백제 의자왕4(644), 신라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귀국하여 고창을 지나가는데 문수산의 산세가 중국의 청량산과 같아 문수산에 올라 작은 굴에서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일명 자장굴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기도 중 땅을 파 보라.’는 계시를 듣고 행하니 스님의 형상을 한 돌부처가 나왔다고 전하지요. 이른바 문수보살상으로 현재 경내 대웅전 뒤의 문수전(文殊殿)’에 봉안 되어 있습니다.

이 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특별한 기록이 없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절집은 단촐합니다.

자의 형태로 대웅전이 서고 좌우로 명부전금륜각’, 뒤로 문수전이 자리하며 마당을 가로질러 맞은편으로 만세루입니다. 만세루의 뒤로는 종무소와 승방으로 사용되고 있는 요사가 자리합니다. 금륜각의 옆으로는 원래 한산전(寒山殿)’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2008년 화재로 소실되어 빈터만 남아 있습니다. 명부전의 뒤로 자리한 범종각은 현재 중창 중입니다

자장굴과 부도전은 단풍나무 숲 군락에 자리하고 있어 들어갈 수 없어 만날 볼 수 없었습니다.

 

 

 

문수사 '단풍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463호)'

지금은 봄날의 마름가깆이지만, 가을이면 문수사 가는 길은 가을의 화풍으로 가득차는 곳입니다.

 

 

늙고 병들어 서러운 대웅전(大雄殿)’,

새로이 중창중인 범종각과 단청을 새로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전각들이 늙은 대웅전을 두고 옆과 뒤로 섭니다. 다소 산만한 분위기속에 대웅전만이 고즈넉하게 자리한 것이 못내 서러워 보입니다.

다른 전각들은 고색창연함을 유지하고 있으나, 늙은 대웅전은 허리가 휘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듯 활주를 지팡이 삼아 어렵게 버티고 서 있는 모습입니다. 그나마 활주마저 바싹 말라 불안하기만 합니다. 문틀은 일그러져 열어보기조차 미안하고, 색 바랜 단청은 세월을 품은 것이라기보다는 관리가 되지 않는 모습인데다 수척한 대웅전의 현판은 삐딱하게 자리를 잡아 간신히 매달려 있는 형국입니다. 그나마 대웅전 현판 양옆에 그려진 귀면의 해학적인 표정만이 대웅전의 노쇠함을 지우려 애쓰고 있습니다.

마도 다른 전각들의 중창이 끝나고 나면 대웅전의 중수에도 관심을 두겠지요?

멋진 가을을 가진 문수사를 찾을 때,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운 대웅전이 되어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보통 대웅전의 바로 뒤로는 전각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수사에는 본당의 바로 뒤에 문수전(文殊殿)’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부를 살펴보면 스님의 형상을 하고 있는 석조승형문수보살상(石造僧形文殊菩薩像)’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지혜의 보살이라 불리는 문수보살은 석가여래의 협시보살입니다. 그런데 석조문수보살은 대웅전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 동향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처음 발굴 된 상태의 모습 그대로 봉안 한 것으로 전각의 각향만 틀어지었다는 것이지요

 

 

 

 

 

단촐함이 풍기는 소박한 절집, 문수사.

봄이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여름이면 숲이 주는 신록들이, 가을이면 단풍나무 숲이 펼치는 단풍의 향연이, 겨울이면 소복이 쌓인 횐 눈에 쌓인 풍경들이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제외하고는 찾는 이 조차 드문 절집, 그만큼 조용하고 넉넉합니다. 너무도 조용한 절집의 분위기에서 늙은 대웅전이 묵언으로 여행자를 맞이해 주는 공간입니다.

대웅전의 앞 용천지감로수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면서 절집의 구경을 갈무리합니다.

 

 

 

만세루에서 바라 본 문수사 경내의 넉넉한 풍경 

 

문수사 '대웅전(大雄殿, 도 유형문화재 제51호)'

정면3칸, 측면2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입니다. 여느 대웅전의 화려함을 추구하는 팔자지붕과 달리 소박한 맞배지붕의 형태이면서도 출목수가 많은 다포입니다. 익공계 맞배지붕이면서 옆면에 포작을 지어 활주를 받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목조석가여래좌상을 주불로 안치하고, 대세지보살좌상과 관세음보살을 협시로 안치하고 있습니다. 

 

 

 

 

  

 

바짝 말라 보이는 활주와 풍판

 

 

 

문수사 '산신각(山神閣)'

정면3칸, 측면1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의 목조기와 건물로 이분합의 3짝의 문짝에는 '卍'자가 상하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산신각', '금륜전(金輪殿)', '응향각(凝香閣)'이라는 3개의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내부에도 3가지의 불화가 봉안되어 산신탱, 독성탱, 칠성탱이 자리합니다.  

 

문수사 '문수전(文殊殿, 도 유형문화재 제52호)'

정면3칸, 측면1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으로 대웅전의 바로 뒤에 자리한 건물로 건물의 방향은 대웅전과 마찬가지로 동남향입니다. 그러나 내부의 석조문수보살상은 처음 발견 당시의 모습 그대로 봉안하였기에 남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문수사 '만세루(萬歲樓)'

정면5칸, 측면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대웅전의 맞은편에 자리하여 법회의 장소로 사용 되고 있는 공간입니다. 자연기단 위에 덤벙주초를 세우고 두리기둥 위에 8각으로 짠 민도리집으로 주심포건물로 맞배지붕이면서 풍판을 대지 않았습니다.

 

 

문수사 '명부전(冥府殿)'

정면3칸, 측면2칸의 맞배지붕입니다. 자연기단 위에 자연주초를 세우고 두리기궁을 위에 초익공계입니다. 명부전의 뒤로 범종각이 한창 보수중인 모습니다.  

 

문수사 '묵암대선사공덕비(默庵大禪師功德碑)'

 

 

 

글,사진  박성환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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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29 08:13

    첫댓글 산사의 풍경이 조용하여 색바랜 단청이 이 절의 역사를 말해주어 더 정감이 감니다.

  • 작성자 13.04.29 11:38

    네,
    절집 주위의 단풍나무 숲도 참 좋습니다.^^

  • 13.04.29 10:06

    깊은산속에있는듯 합니다 그리고 절로향하는 길이 고즈녁합니다
    대웅전좌우로 도깨비모습의 상도 있군요 법접을 방지하기위한 그린인듯 합니다 좋은곳 잘 다녀오심에 감사합니다

  • 작성자 13.04.29 11:39

    아무래도
    절집보다는 단풍나무숲이 더 유명한 곳입니다. 그래도 가을이면 내장사등의 관광지보다 사람이 드문 곳이지요.
    가을 단풍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올 가을에 '당사랑'을 통해서 번개여행이라도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 13.04.29 17:37

    문수사 산신각이 ~ 다런 사찰에서는 독특한 현판이군요. ~ 감사 ~

  • 작성자 13.04.30 06:04

    그 중에서 문수전과 현판과 함께 응향각 현판이 추사선생의 글씨라는 말도 있습니다.
    다만, 확인 되지 않기에 본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13.04.29 21:02

    단층 색깔이 많이 바랬군요.

  • 작성자 13.04.30 06:05

    그치요?
    세월의 흔적이라기보다는..좀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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