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정착 후진양성을 위해 남은 생애를 바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고려인 화가 문빅토르(72세) 화백의 소원이다.
문 화백의 간절한 이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지난달 3일 고려인마을은 문빅토르미술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고려인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했다. 고려인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텐(전)올가 고려인마을가족카페 대표가 1천만원을 기꺼이 내놓았다.
이어 지난 한달 동안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 100만원을 비롯한 남광농원 최동혁대표 100만원, 고려방송임직원 100만원, ㈜한별 최창인 대표 80만원, 박종연 세무사 30만원, 새날학교 교직원 33만원, 삼송세무법인 최재건 세무사 30만원, 고려인마을 해설사와 김경림, 장석진, 각 20만원, 고려인문화관 임주연 10만원, 신순숙 10만원, 고려인마을 일용직근로자 김베라, 다닐첸코 마리아 각 10만원, 문혜경 3만원, 그리고 고려인마을 아동부터 어르신 203명이 참여해 모은 성금 2,318,539원까지 총 18,100,539원이 모아졌다.
이런 노력들을 지켜본 문 화백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 희망을 갖기 시작했고,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자신의 화실과 가산을 정리한 후 돌아 오겠다’ 며 지난주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미술관 건립을 위한 건물매입비 4억5천만원을 모으는데 한계를 느낀 고려인마을은 문 화백이 내놓은 그림을 들고 많은 인사들을 만났다. 화랑 대표부터 미술계인사, 기업체 대표, 정치인 등 수 십명에 달하는 인사를 만나 간청하기도 하고 자문도 구했다. 하지만 문빅토르 화백의 국내 인지도가 없어 높은 가격의 그림 판매는 현재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광주정착 고려인동포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후진 양성을 통해 고난의 역사가운데 지켜 온 고려인선조들의 강인한 민족정신과 예술혼을 이어가는데 문빅토르미술관은 꼭 필요하다” 며 “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마음을 모아달다” 고 말했다.
문빅토르 화백의 대표작은 ‘1937 강제 이주 열차’ 다. 2017년 강제 이주 80주년을 맞아 그린 이 그림은 총을 든 소련군과 열차 안에 갇혀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는 고려인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내가 왜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야 했는지, 우리 아버지·어머니·할아버지·할머니가 왜 이곳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그림에 담았다”며 “이를 통해 고려인들의 삶이 어땠는지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내가 왜 한국으로 또 광주로 와야 했는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질문하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고려인마을은 문빅토르 화백이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 수술 후유증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해 11월 문 화백을 광주로 초청해 치료비와 체재비 일체를 지원하며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감동을 받은 문 화백은 광주에 정착해 자신의 화법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고, 미술관을 통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그의 뜻을 밝히자 고려인마을이 미술관 건립에 나섰다.
미술관 건물매입비는 4억5천만원이다. 문 화백 역시 '미술관 건립에 써 달라'며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 모두를 고려인마을에 내놓았다. 또한 필요하다면 그림을 더 그려 제공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그림을 매입해 줄 후원자를 찾는 동시에 모금운동도 진행해 마을 내 주택을 매입한 후 미술관으로 개조한 뒤 내년 1월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고려방송: 엄엘리사(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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