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도 말했지만 담배값이 비싼 나라에서는 담배라는 매체가 미지의 처음만나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훌륭한 교량역활을 해줄 때가 많다. 나는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일찍이 이점을 깨달았고 또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편이다.
오늘은 시드니에서의 여정을 대충 끝내고 한가롭게 시내거리를 걸으며 쇼핑도 할겸,
먼저 지도를 보며 계획을 세우려고 커피 한잔을 들고 2층의 흡연실로 갔다.
흡연실에 들어가니 노란 얼굴의 중국인(?)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인사를 하면서 나도 담배를 필려는데 먼저 말을 건낸다. 그도 내가 한,중,일, 세나라중 하나임을 짐작
했을꺼다. 이젠 나도 한,중,일의 얼굴 구별은 어느정도 하니까 나는 한국인데 너는
중국 어디냐? 하고 물었다.
내가 생각하는 중국은 하나가 아니다. 중국본토, 홍콩, 대만, 등 다 같은 중국어를
써도 구분하지 않으면 국적(여권)을 알기 어렵다. 간혹 싱가폴 국적의 중국어 사용인이 있지만 비교적 영어는 잘하지만(초등학교에서 거의 공영어 처럼 가르친다) 얼굴
모습에서는 중국본토인과의 차이를 느낄수가 있다.
나는 그 친구가 중국어 사용의 세나라중 하나일것으로 예상했는데... 아~ 이럴수가!
그는 스위스 인이라고 말을 하는게 아닌가? 노랑피부의 스위스인, 스위스 국적이라~
그런데 그의 얼굴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좀 피곤해보이고, 우울하게도 보이니...
사실 나하고 얘기하는 중에 웃는걸 한번도 못보았다. 그는 중국인을 부모로 두었고 ,
스위스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학교를 마친 독일어와 불어,영어는 잘하지만 오히려
중국어는 서투르다고 한다. 하긴 부모에게 배운 중국어가 오죽하랴~ ~
그가 아무리 스위스에서 태어난 유럽인이라고 말해도 여권을 보기전에는 중국국적의
중국인이라는 평가는 면할수가 없을 것이다. 백인과 아시안은 정말 같을수가 없다.
나의 공상이지만 유럽에서 그가 받은 차별이 그를 우울하고 외롭게 만든게 아닐까...
서로 얘기를 하던중, 흑색 피부의 젊은이가 들어왔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 흑색피부의 젊은이는(이목구비가 잘생겼다) 처음에는 우리와 영어로 인사를 했지만 담배를 태우면서는 노란 스위스인에게 중국어를 하는게 아닌가?
나도 놀라고, 스위스인도 놀라고... 아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세상인지...
지금껏 검은 피부가 중국어를 말하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참 신기하다.
그 친구는 홍콩의 여권을 가진 중국인이다. 세상에 이럴수가 ~ !!
그는 중국 아버지와 흑색피부의 엄마를 둔,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 아닌가?
검은 피부치고는 덜 검고 키도 킹카지만 얼굴도 미남형으로 아주 잘생겼다.
홍콩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외국인 학교를 다녔다고 함) 카나다에서 대학을 나온,
영어와 중국어(만다린어)가 자유스러운 홍콩인인 것이다. 오히려 노란 스위스인의
중국어가 검은 피부의 홍콩인보다 못하니... 정말, 이해하기도 힘들겠지만, 실제로 보지 않으면 믿기지도 않는 이상한 인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홍콩의 젊은이는 즐겁게 보이고, 스위스의 젊은이는 우울하게 보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아무리 세계가 하나로 뭉친다 해도 인간의 피부색은 어쩔수가 없다. 흑, 백, 황으로
대표되는 인류의 화합은 솔로몬도 풀수없는 영원한 과제가 아닐까...
참으로 이상한 관계의 중국 핏줄에서 나는 한없는 서글픔을 맛보았다. 그들 당사자는 오죽할까~, 이런 생각을 하니 나도 갑자기, 미국에 있는 자식 생각에 내 마음도 우울해 진다. 아~!!! , 오죽했으면 유명한 "마이클 잭슨"이 피부를 고쳤을까...
이 이야기는 너무나 슬픈 실화이다.
시드니의 "Foot Prints" b/p 에서 3월 12일, 오전에 있었던 이야기 이다.
< 글/나그네 >
첫댓글참으로 그냥 글읽기는 재밌는데, 실제 그사람들의 주어진 운명을 생각해보니 그냥 웃을수만은 없군요. 역시 동일한 피부에 동일한 나라에서 사는게 제일 속편한 것 같습니다. 하여튼, 좋은 소재 하나로 쉼없이 글을 엮어주시는 나그네님께 감탄입니다. 정말로 이제는 여행체험작가로써 손색이 없으십니다.
가수 인순이가 영어를 못한다는게 의외라고 했다던데..혼혈아의 아픔과 설움은 생각보다 더 크다고 하더군요..왜 하나님은 피부를 각각으로 만드셔서 이런 아픔을 주시는지..사랑은 국경을 초월한다는데 그 2세들은 형벌처럼 그런 수난을 겪고 살아야하는지...정말 편견없는 세상은 없을까요?
첫댓글 참으로 그냥 글읽기는 재밌는데, 실제 그사람들의 주어진 운명을 생각해보니 그냥 웃을수만은 없군요. 역시 동일한 피부에 동일한 나라에서 사는게 제일 속편한 것 같습니다. 하여튼, 좋은 소재 하나로 쉼없이 글을 엮어주시는 나그네님께 감탄입니다. 정말로 이제는 여행체험작가로써 손색이 없으십니다.
가수 인순이가 영어를 못한다는게 의외라고 했다던데..혼혈아의 아픔과 설움은 생각보다 더 크다고 하더군요..왜 하나님은 피부를 각각으로 만드셔서 이런 아픔을 주시는지..사랑은 국경을 초월한다는데 그 2세들은 형벌처럼 그런 수난을 겪고 살아야하는지...정말 편견없는 세상은 없을까요?
남자들은 담배가 아주 중요한것 같습니다. 어색해서..좋아서 답답해서 화나서 ..등등..그리고 사교목적으로 건네는 한가치.... 인종이 다른데서 오는 차별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한것 같습니다. 이제는 황인종이 우뚝설날도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가슴이 찡한 말씀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남의 일만은 아닌듯하여, 더욱 공감이 갑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소생 추석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