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은 말씀의 날입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 8,31-32
일상은 항상 새로운 시작입니다. 시작이지만 그 일은 나아감이고 용기이고 도전입니다. 용기있는 도전이 아니면 일상이 아닙니다. 산에 장수 하늘소가 멈추어 있습니다. 주위에 개미들이 오고갑니다. 하늘소가 힘을 잃었습니다. 개미가 하늘소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하늘소가 생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물들 조차 탄생 때, 자랄 때, 마지막 때를 잘 압니다.
멈춘다는 것은 곧 생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 멈춤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합니다. 멈춤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제아무리 날고 뛰는 이는 이였다 하더라도, 그가 멈춘다는 것은 곧 죽음이고 소멸을 의미합니다.
왜 멈추고 있는가? 왜 멈추어 가고 있는가? 그것을 왜 선택하고 그 길을 따라가고자 하는가? 다시 한번 지금의 멈춤을 생각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그 발을 멈추셨는가? 그분의 제자들이 그 발을 멈추었는가? 예수님을 배반한 이 제외하고 제자들은 그 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스승 예수님 말씀에 "예"하고 응답하고 또한 그분의 길을 따라갔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부르심과 말씀을 듣고 따라간 제자들은 여유롭고 평탄하고 안정적이고 누리는 그 '평안'에서 따라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부들은 그물을 던지고 고기를 잡는 생활의 고됨 속에서 그분을 따라갔습니다. 안정적인 수입과 유여를 누리는 직업에서 그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자기만의 이념가 가치를 구가하던 것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그 길을 따라갔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주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다가 그 다음에 순종하여 따라갔고,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에 오직 "예" 순종하며 따랐습니다. 예기치 않은 말씀에도 그렇게 응답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스승 예수님의 말씀에 "아니오"한 것이 아니라, "예" 응답하여 그분 말씀을 따랐습니다. 그분이 못마땅해서 그분의 등을 진 사람들은 그들의 종적을 찾아 낼 수 없었습니다. 성경은 하느님 말씀에 순종한 이들의 말씀이며, 그 말씀에 순종한 이들은 하느님 나라의 길에서 참된 멋진 종들이 되었습니다.
어제도 당신의 말씀을 들었고, 그리고 오늘도 당신의 말씀을 따릅니다. 그리고 내일도 주님의 말씀을 기대하고 희망하여 따라갑니다. 그 말씀을 살아있는 진리와 선의 말씀이며, 그 말씀을 하느님의 창조의 신비이며 말씀은 늘 새롭게 모두를 태어나게 합니다. 그 말씀은 멈춤이 없고 걸어가며 이루며 완성합니다. 그렇게 하느님 말씀을 찬양하고 그 말씀을 따라갑니다.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에 머뭅니다. 그리고 나아가고 실천합니다. 말씀이 우리를 자유함으로 인도하고 그 자유함과 함께 진리 안에서 주님의 제자가 됩니다.
하느님 말씀을 따르는 것은 안정적이고 모두가 갖춰있어서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의 조건과 여건이 맞아서 따르는 것이 아닙다. 무엇이 풍부하고 다 마련되어있어서 마침내ㅡ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말씀에 따르는 것은 그 말씀 자체가 선이요 진리고 생명이기에 따릅니다. 갖춤과 맞춤이 아니어도 그 말씀의 진리에 "예"하고 따라갑니다.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이루시는 그분께서 이루시도록 합니다.
화요일은 말씀의 날입니다. 그 오늘 그 말씀에 "예"하고 응답하고 따라갑니다. 척박함에서도 그 말씀을 따릅니다. 그 말씀을 새기고 그 말씀의 놀라운 창조와 태어남의 신비에 온전히 순종합니다.
주님, 오늘 당신의 말씀에 응답하는 제자되게 하소서. 당신께서 진리이시고 생명이시기에 그 생명의 놀라움을 꽃피우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