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이 오늘은 더욱 짙은 보랏빛이다 코끝을 스치는 감미로운 향기에 푹 빠진다 좁쌀처럼 작은 꽃잎에서 품어 내는 향기는 어느 꽃도 따라 하지 못한다 이토록 순수한 빛깔의 꽃을
예전부터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 지금도 라일락꽃의 사랑은 진행 중이지만 라일락꽃만 보면 아련한 그 시절이 떠올라 혼자 미소를 짓는다 라일락은 유난히 아름다운 색깔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꽃도 아니지만 그러나 그 향은 아주 진실된 향기를 품고 있어 더욱 애틋한 정감이 가는 꽃 지금 창밖에는 달빛이 환하게 나를 보고 있다 무언가 하고픈 얘기가 있는 듯... 수많은 사람 중에 떠오르는 얼굴이 동그랗게 다가온다 온화한 얼굴이
세상을 다 안겨 줄 것 같았던 부드러운 목소리가 손짓을 한다 새벽달은 여전히 옛날의 그 얼굴이다 그리운 얼굴이 멀어져 간다 달빛 속으로 새벽이 아침으로 넘어온다 그 속에 나도 넘어온다
여전히 라일락은 짙은 향기로 나를 흔들어 된다 벗이여! 라일락 꽃을 좋아했던 그 옛날의 나를 잊지 마소서 아름다운 봄날도 밤하늘의 반달만큼 남았다 못다한 라일락꽃의 사랑을 스스로 향기로운 삶의 활력소라 생각하며 지혜로운 여인으로 변신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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