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물가에 밴쿠버 생존 비용 급등 최저시급으론 어림없어
빅토리아 스쿼미시도 줄줄이 인상 관광지 물가가 더 무섭다
메트로 밴쿠버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인 생활임금이 2025년 기준 시간당 27.85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BC주 법정 최저임금보다 10달러나 높은 수준으로 근로 소득만으로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조차 버거운 현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리빙 웨이지 BC가 캐나다 정책 대안 센터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의 생활임금은 지난해보다 3% 상승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80센트가 오른 셈이다. 보고서는 생활임금 산정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주원인으로 주거비 폭등을 지목했다. 식비와 보육비 상승 역시 가계 재정을 압박하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현재 BC주의 최저임금은 지난 6월 1일 인상된 시간당 17.85달러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산출된 메트로 밴쿠버의 생활임금 27.85달러와 비교하면 정확히 10달러의 격차가 발생한다. 최저임금을 받고 풀타임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밴쿠버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10달러의 소득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지역 내 수십만 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생활임금이란 근로자가 전일제로 일할 경우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을 충족하고 지속적인 재정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며 지역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의 소득을 의미한다. 사치나 여유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주 정부에 최저임금을 시간당 20달러까지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
밴쿠버뿐만 아니라 BC주 주요 도시들의 생활임금 상승세도 뚜렷하다. 주도인 빅토리아의 생활임금은 지난해 대비 2.3% 오른 27.40달러를 기록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일수록 생활비 부담은 더 컸다. 휘슬러는 시간당 29.60달러로 BC주에서 생활임금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혔으며 레벨스톡 역시 27.42달러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휘슬러의 경우 살인적인 주택 가격과 관광 중심 경제 구조가 맞물려 생활비를 밀어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스쿼미시 역시 시간당 28달러를 벌어야 필수적인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주에서 두 번째로 생활임금이 높은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생활임금 보장이 단순한 생계유지를 넘어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도구라고 강조했다. 적정 임금이 보장될 때 자녀의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고 재정적 불안을 해소하며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