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읽고 게송 필사하기 제372일 《중아함경中阿含經》 권제6 <범지타연경梵志陀然經> 제5일
존자 사리자가 말했습니다.
“타연이여, 세존(世尊)ㆍ지견(智見)ㆍ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께서 4범실(四梵室: 4무량심無量心, 즉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 네 가지를 일컫는 말로 이 네 가지를 잘 닦아 익히면 대범천大梵天의 과보를 느낄 수 있다고 함)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欲念)을 버리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일까요? 타연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 자애[慈]와 함께하여 한 방위[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닙니다. 이와 같이 2ㆍ3ㆍ4방과 4유ㆍ상하의 일체에 두루 합니다. 마음이 자애와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닙니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捨]과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습니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이 이른바 세존ㆍ지견ㆍ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설하신 4범실이라는 것입니다. 또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에 존자 사리자는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하여 마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습니다. 사리자가 왕사성에서 나와 미처 죽림가란다원에 이르기도 전에, 범지 타연은 4범실을 닦아 익혀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고 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태어났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무량한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리자 비구는 총명한 슬기[聰慧]ㆍ빠른 슬기[速慧]ㆍ민첩한 슬기[捷慧]ㆍ예리한 슬기[利慧]ㆍ넓은 슬기[廣慧]ㆍ깊은 슬기[深慧]ㆍ도(道)로 나아가는 슬기[出要慧]ㆍ밝게 통달한 슬기[明達慧]ㆍ변재의 슬기[辯才慧]가 있습니다. 사리자는 진실한 슬기를 성취했습니다. 사리자 비구는 범지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명해주고 오는 중입니다. 만일 다시 범천법보다 더 위 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법다운 법을 속히 깨닫게 했을 것입니다.”
이에 존자 사리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리자여, 그대는 어찌하여 범지 타연에게 범천보다 더 위 단계의 법을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만일 더 위 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그는 더 빨리 법다운 법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리자가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범지들은 오랫동안 범천에 집착하고 범천을 좋아하며 범천을 구경(究竟)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범천을 존경하며 실로 범천이 있다고 하면서 ‘우리 범천’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제가 그렇게 대응해 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한량없는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