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동포들이 생존기반 조성과 자활을 위해 장마철과 폭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하루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6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 2월 출범한 고려인마을 산하 새마을협동농장이 5월 시범작물 첫 출하를 한 뒤 6월 장마철 폭우로 인해 주 작목인 절임용 오이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닐하우스 설치가 필요함을 인식한 동포들이 힘을 모아 대나무 비닐 하우스 설치에 나섰다. 철재 비닐하우스 파이프를 구입할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은지라 대안으로 대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광주 광산구 삼도동 새날학교 뒷산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대나무 채집에 나선 고려인동포들은 비닐하우스 설치에 적당한 대나무를 잘라 손질한 후 차량을 이용해 농장으로 이송하고 있다.
대나무 채집에 나선 박에릭(72세)씨는 “우크라이나에서 대나무를 이용해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경험이 있기에 폭염과 폭우를 극복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통한 작물을 재배해 이 땅에서 살아갈 생각이다” 며 “아무리 어렵더라도 모든 것을 잊고 열심히 일해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이어 “되돌아 생각해 보니 우크라이나에서 살 땐 풍성하고 아무 걱정이 없었다. 큰 양계장도 운영하고 넒은 땅에 농작물을 재배해 나름 부유하게 산다고 생각했으나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힘이 있기에 희망을 갖고 살려고 한다” 고 말했다.
한편,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난민으로 전락한 고려인동포 국내 입국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900여명의 동포들에게 항공권을 지원해 국내 입국을 도왔다.
이 중 많은 수가 광주에 정착함에 따라 정착금과 일자리, 의료비 등을 지원했으나 노년세대의 일자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2월 초 광산구 새마을회 소유의 농지를 임대해 협동농장을 출범, 운영에 나서고 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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