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동강초동문회사무실에 나가 사진 편집을 한다. 어느 사진이 중요한지 사진 설명을 어떻게 붙여줘야할 지 난감하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편집위원장이 손볼거라고 전가를 하면서 해 본다. 얼마하지 않아 눈이 흐려온다. 사무국장 신현식이 들어와 그도 일을 한다. 차 마시면서 그의 이야기도 듣는다. 그가 일이 있다고 나가자 혼자 점심먹을 일이 어중간하다. 동강식당에 가 장부에 달아놓고 먹으리지만 혼자 기기는 싫다. 벌교에 나가 길가의 국밥집에 들어가 혼자서 먹는다. 가족인듯 일하는 사람은 셋인데 나 혼자 먹는다. 차를 원동 앞 여산송씨세장산 비석 앞에 세우고 보니 계산이 2인으로되어 잇어 다시 다녀온다. 비에 젖은 비는 쓴 사람만 확인하고 영보재로 올라간다. 경유문 솟을대문만 보고 안내판을 찍는다. 문은 닫혀잇어 담장 옆으로 돌아가 옹색하게 들어가 볼 수도 있지만 포기하고 묘지로 올라간다. 솔숲 사이의 묘지를 길에서 보고 바로 산길로 접어든다. 금방 체육공원 정자이고 용연사가 힐금 나무 사이로 보인다. 계단을 올라 부용산성을 지난다. 윗쪽 체육공원부터는 평평하다. 돌무더기 뒤에 산길 앞에 신발장이 서 있고 운동화가 보인다. 맨발로 걸으라는 모양이다. 산길은 부드럽다. 구비에서는 멧돼지가 파헤쳐놓기도 했지만 그래도 읍에 사는 사람들이 다니나보다. 한두차례의 오르막에서는 가파른길과 돌아 원만한 길의 표지가 나타난다. 한시간이 못 되어 전동산성에 닿는다. 성벽의 부재인듯한 돌로 작은 탑을 쌓아 두었다. 척령으로 내려가는 길과 칠동으로 가는 길이 바뀐다. 칠동쪽 길을 잡고 내려간다. 앞쪽에 산봉우리가 보인다. 왼쪽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는데 폰ㄴ을 켜고 지도를 보니 칠동마을 하산로 같다. 조금 더 앞으로 보니 거긴 노강산이다. 더 걸어보는데 가시가 계속 길을 막고 나무도 넘어져 있다. 빗방울도 커져 망설이다 돌아온다. 신경수 송영희 님의 노란 리본이 나무에 걸려 잇다. '그리운 마음으로 하늘금 따라 백두산 가네' 두 분의 성함과 전화번호가 써 있다. 한전순천지사의 산불조심 빨간 리본을 따라 칠동마을로 내려간다. 임도는 묵었고 산과 섞이고 있다. 구비를 몇번 내려가니 밤밭으로 빨간 리본이 보이고 임도인지 농로인지가 보인다. 풀과 가시를 헤치고 길로 내려선다. 칠동마을 노거수를 보고 논사이 길을 건넌다. 노거수와 샘을 보고 해주최씨를 구휼비를 본다. 2번 국도를 차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차게 달려간다. 난 모자를 눌러스다 우산도 편다. 칠동 금곡 백천 척령 금평을 지난다. 광산김씨 마을이라는 곳에서는 쓰러져 가는 건물을 보고 내려온다. 원동 입구의 감나무 노거수를 보고 오니 발목이 아프다. 난 아스팔트를 걷는 체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