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거주 아들 세금 체납하고도 무관심… 시의회 구제 결정
27만 달러에 산 밴쿠버 콘도 '도로 아미타불'… 낙찰자 분통
밴쿠버 웨스트 10번가에 위치한 공시가 160만 달러짜리 콘도가 세금 체납으로 경매에 넘어갔다가 시의회 개입으로 매각이 전격 취소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휴대전화도 없이 은둔 생활을 하는 상속인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시청이 이미 낙찰된 경매를 무효화한 것인데, 적법하게 콘도를 낙찰받았던 매수자는 납득하기 힘든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00년 해당 콘도를 매입한 멜바 도로시 호프만 씨가 2016년 사망한 뒤 2019년부터 재산세가 체납되면서 시작됐다. 밴쿠버 시 헌장은 2년 이상 세금이 밀린 부동산을 매년 공개 경매에 부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경매에 나온 이 콘도는 스밋 캄다르 씨가 미납 세금과 이자 등을 합친 약 27만 1944달러에 낙찰받았다. 단 1년의 유예 기간 내에 체납액을 상환하면 매각이 취소된다는 조건이었다.
시의회는 마감 직전 긴급회의를 열고 상속인의 이례적인 상황을 보고받았다.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호프만 씨의 아들은 휴대전화도, 컴퓨터도, 이메일도, 차량도 없이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처음에는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은행 송금 오류로 입금이 지연됐고, 은행이 대체 수표 발행을 제안했지만 “수표를 건네주기 위해 밴쿠버까지 갈 생각이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 법무팀은 상속인이 밴쿠버행 차비와 수고를 아끼려 100만 달러가 넘는 자산을 포기하려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가 법적 절차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사망한 모친에게만 고지서가 발송된 점이 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이를 '명백한 오류'로 규정해 만장일치로 경매 취소를 결정했다.
날벼락을 맞은 낙찰자 캄다르 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시청이 경매 당일 이미 소유주 사망 사실을 인지하고도 1년 넘게 방치하다가 마감일에 임박해서야 매각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그는 선의로 부동산을 매입했으나 시청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청은 매입 대금을 환불했지만, 캄다르 씨는 변호사 선임 비용 문제로 법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콘도 소유권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밴쿠버시는 경매 취소와 무관하게 밀린 재산세는 납부되어야 하며,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경매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60만 달러 자산의 운명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상속인의 손에 다시 맡겨졌다.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