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6일은 설악산 산불방지기간이 해제되는 날이었습니다.
어느 산을 갈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설악산 산행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남은것은 코스 결정.
작년 가을 다녀온이후 가는 만큼, 대청봉에는 오르고 싶었기에 출발장소는 오색으로, 오색에서 올라 공룡능선 눈도장 안찍고 가면 서운해서 공룡능선 추가,
그리고 소공원하산은 많이 해봤으니 신선한?코스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백담사 하산으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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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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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30분에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3시에 열리는 국립공원 스케줄에 맞춰 중간에 휴게소에서 쉬기도 하면서, 2시 50분에 오색에 등산객들을 내려주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느껴지는 한기에 하드쉘꺼내입고, 양말도 신고, 랜턴도 꺼내고, 느릿느릿 산행 준비하며, 오늘도 산에다 다 쏟아내고 오자는 생각을 합니다.
설악산이 열리는날인탓인지, 오색에 사람들이 많습니다.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몰려있다보니 웅성웅성, 왁자지껄, 사람 부르는 소리 등등. 조용하게 걷고 싶은 마음에
어디쯤 가야 조용해질까 생각합니다.
3:10분 입구를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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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코스의 좋은점은 대청봉까지 가장 빠르게 당도할수 있습니다(5.1km). 나쁜점은 코가 아니라 이마가 땅에 닿습니다.
최대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구간입니다.
경사가 가파르다보니, 아무 생각이 안듭니다. 머릿속이 자동 정리가능 구간입니다. 힘든 구간의 좋은 점은 머릿속의 여러 문제들이 잠시 잊혀졌다가,
다시 떠올렸을때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들을 정리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머릿속에서는 펜잘이 아니라 깔딱코스가 약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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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코스 초,중반까지는 계속 땅만 보고 오르다 2/3 지점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능선에 오르면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이날 설악은 산불방지기간내 기다려온 등산객들에게 운해의 장관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솜사탕 같디고하도, 솜이불 같기도합니다.
역시, 오색코스 선정은 신의 한수라고 자평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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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청봉에 올랐습니다. (05:50) 설악의 모든 봉우리들이 제 발밑에 있습니다^^.
줄서서 인증샷 찍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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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는 중천에..ㅡㅡ;; 3시에 출발해서 대청에서 일출을 보는것은 동계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할것 같습니다. 배낭없이 맨몸으로 오른다면, 가능할지...
이날 운해는 정말 갑 오브 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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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야할 티라노사우루스 능선과 오른쪽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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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에 오르니 모든것들이 다 잘 보입니다. 멋진 서북능선 자락도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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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대피소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축구공이 탁구공만해보입니다. 아침식사를 희운각에서 할생각이었기에 중청대피소는 패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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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 갈림길입니다.
백담사로 하산하려면 봉정암방향으로도 갈수있습니다. 하지만, 티라노 사우루스 능선을 안갈수 없기에 희운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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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운각 가는길에 항상 보지만, 볼때마다 항상 감탄하는 경치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중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것이 도움이 된다는데, 정말 효과 확실합니다.
이장면을 보노라면, 호연지기가 그냥 힘쓸필요도 없이 저절로 됩니다. 가슴속에서 뭔가 강한 의욕이 생겨납니다.
설악산은 분명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있는 산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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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운각에 왔습니다(07:00). 설악산도 식후경. 밥먹어야죠.
오늘은 혼자왔지만, 먹는것은 언제나 풀옵션입니다. 지난번 지리산에서 오리를 먹었으니, 오늘은 갈비살..
대피소에서 불쓰는 사람 저밖에 없었습니다ㅋ. 다들, 샌드위치, 빵, 사발면 등을 드시더군요. 치~~~이익 하는 소리에 저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뭐..한두번 받아본 시선이 아닌지라, 더욱 맛있게~ 앞에 계신분께 조금 나눠드리기도 하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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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먹었으니, 밥먹어야죠. 지난번 먹고 남은 스팸볶음밥 한봉지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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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후, 희운각을 출발합니다(08:00)
티라노사우루스 능선과 비선대의 갈림길. 천불동 계곡으로 유유자적갈수도 있지만, 오늘은 백담사!!이므로 공룡으로~~
마등령 삼거리까지 4.9k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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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미 고개에서 출발하면 바로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신선대에 오르면 공룡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봉우리 봉우리의 암봉들.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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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면, 저멀리 대청봉이 보이고, 중청대피소와 축구공은 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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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운각에서 공룡으로 출발하면, 초반에는 거리가 팍팍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벌써, 1.5km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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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 건너편 저멀리 보이는 화채능선.
지금은 길이 막혀 갈수 없는 탐방로 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다녀오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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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 봉에 왔습니다. 절반 넘게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방심하면 안됩니다. 분명 거리상으로 절반넘게 왔지만, 앞으로 남은 구간이 지나온 구간보다 더 가파르고, 복병같이 숨어있는? 봉우리들이 있어 1/3 쯤
왔다고 생각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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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새봉 입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코스에서 안나푸르나 보다 낮지만, 아름다운 봉우리로 유명한 마차푸차레 처럼, 공룡능선의 제1봉은 1275봉이지만 큰새봉의 자태만큼은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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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11:30).
큰새봉 지나 나한봉을 보고, 다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숨겨진 봉우리가 더 있었습니다. 공룡능선은 몇번을 오면서도 방심하면 안돼안돼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결코 이번에는 속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이번에도 마지막 숨겨진 봉우리에 살짝 멘탈이 붕괴될뻔 했습니다. 멘탈이 약하신 분들에게 공룡능선 코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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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등령 삼거리부터는 하산길입니다.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이곳에서 먹기위해 들고온 과일하나 꺼냅니다. 망고입니다. 칼로 썰어 입에 넣는데, 눈물이 나올뻔했습니다.
정말정말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폭풍감동!!(협찬해주신 분 정말정말 썡유~).
옆자리에 계신분이 양갱을 (괜찮다고 말씀드렸음에도)하나 주시는 바람에, 솔직히 남주기 아까운 한쪽 드렸습니다ㅎ. 드시더니, 그분들도 정말 맛있다고 합창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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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서, 공룡능선 완주의 기쁨을 맥주한캔과 함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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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산합니다(11:50).
백담사까지 7.4km 입니다. 우선은 오세암까지 가야합니다.
상당한 거리인지라, 올라오는 분들에게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았더니 3시간이 조금 안걸렸다고합니다. 7.4km를 3시간이면 산에서는 엄청빠른 속도입니다.
길이 좋으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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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에 도착했습니다(12:30).
이곳에서는 등산객들에게 점심을 제공해줍니다. 암자와 설악의 멋진 풍경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러한 곳에서 수행을 하면, 득도의 길도 좀더 빠르게 갈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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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을 지나 영시암으로 갑니다.
백담사까지 가는길에 중간 체크 포인트 같은 암자들이 있어, 먼길으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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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 이후 길이 많이 좋아집니다.
목책으로 깔린 구간도 많아지고, 길도 오솔길처럼 편안한 길들이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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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오세암 갈림길입니다.
봉정암은 국내에 있는 사찰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것으로 알고있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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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암에 도착했습니다.
길이 좋다보니, 빠르게 내려올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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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부처님은 자비로우십니다.
이곳에오니, 지나는 사람들에게 커피와 뜨거운 물을 제공해줍니다. 많은 땀을 흘린터라, 커피의 단맛이 훨씬 강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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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암부터는 길이 정말로 실/크/로/드/ 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삼아 올라오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리는 이유를 알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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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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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는 백담탐방 안내소를 지나야합니다.
이곳에서 멘탈이 꺾이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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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백담사 표지판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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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온만큼 백담사도 둘러보았습니다.
석가탄신일이 얼마안남은 만큼 연등이 많이 달려있습니다.
백담사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경내에 여러 건물들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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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대웅전입니다.
대웅전 옆이 그분이 유배?기거?했던 곳이더군요ㅎ.
백담사를 둘러보고 나오니 딱 15시 10분 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덜걸렸습니다.
이곳 백담사에서 버스타는 용대리까지 거리가 7km 입니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버스를 운행하는데, 버스매표소에 '걸어서 2시간, 버스타면 15분. 중간에서는 승차하실수 없습니다' 라고 써있습니다.
고민할필요가 없습니다. 타는것이 맞습니다ㅎ. 버스타고 내려오는길이 콘크리트 포장길이었는데, 걸어내려왔다면 피곤함과 지루함에 정신줄 놓았겠다 싶었습니다.
산행 종료했을때만해도 지난 지리산 남부능선 종주에 비해서 덜 힘들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집에와 하룻밤 자고나니, 허벅지의 피로는 지난 남부능선 종주떄에 비해 더 강하게 남아있네요ㅎ.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
다음에는 어느코스로 가볼까나~~~
첫댓글 공룡타고 마등령으로 가다가 탈진해서 오세암에서 1박한 기억이 나네요..
잘 읽엇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은 산행이늘었지만, 대청봉 처음넘고난후 일주일동안 근육통으로 계단을 잘못내려갔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정말 반가운 산행기 입니다.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위 댓글에적었지만, 설악산은 힘들었던 추억이많은산입니다ㅎ
아..대단하십니다
전 엄두도 못낼코스...
처음에 코스 정하고서 갈수있을까?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완주할수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훈훈님 ㅎㅎ
다시 또 가고싶어지는 설악후기 감사해요
저ᆢ
6월 말 스위스 가요
훈훈님 트래킹 후기 담아서 열심히 보고있어요
비박은 못하고 산장에서만 자는거라
아쉽지만
아마도 스위스트래킹중 훈훈님 후기가 생각 날꺼예요
스위스 트래킹 가시는군요. 부럽습니다^^.산장을 이용하시면 좀더 편하고, 여유롭게 알프스를 즐기실수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후기 잘봐주셔서 감사 합니다ㅎ
소문에 의하면 마등령 삼거리에 산장을 짖는다고 들었는데 공사는 시작했는지요? 영시암에서 백담사까지 은근히 지루하셨을텐데요. 긴코스 멋진추억이 되셨겠네요. 대리만족합니다.
공사의 흔적은 보이지않았습니다. 영시암에서 백담사까지는 길이 좋아 생각보다 금방도착하여 크게 지루하지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용아! 아직 용아를 가보지못했습니다. 용아 후기기대하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설악산이 급 땡겨 다녀왔습니다^^. 사진처럼 아주좋았습니다ㅎ
정성스런 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정한 슈퍼빠워 훈훈님ㅎㅎ
순결한 열정 보기 좋습니다 설악산 조으네요 ^^
에너쟈이저님이 슈퍼빠워의 원조시잖아요ㅎ^^. 감사합니다~~
무념무상, 맨탈강화.ㅎ - 멋집니다. 훈훈님..^^
더 멋지신 해찬님~ 잘지내시죠?ㅎ.
오색코스를 2시간 40분만에 등정...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 시군요.
덕분에 좋은 구경 잘했습니다.
최대한 일출보고싶은마음에 올랐습니다.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갖다온듯.. ^^ 12시간정도 산행 하신듯한데 같은코스로 한번 도전해 봐야겠네요.. 후기 잘보고갑니다^^*
조금 길기는했지만, 멋진 경치와 암자들을 볼수있는 좋은 코스였습니다^^
저눈 일요일 17일 댕겨 왓습니다..
오색에서~비선대 쪽으로..날씨가 너무 좋아 공룡의 속살을 다 본듯 합니다
지금 무릎이 욱신 거립니다..ㅎㅎ
천불동계곡 경치 정말 끝내주죠. 충분히 휴식하시면, 더욱 튼튼한 무릎이될것입니다^^.
많이 웃고갑니다...오색 오름길 표현이 가슴에 와닿네요 ㅋㅋ
한시도 다른생각이 들어올 틈을 허락하지않는 코스입니다ㅎ
작년 가을에 댕겨왔는데 훈훈님 사진보고 갔다 와야겠네요^^봉정암보다 지리산에 있는 법계사가 가장 높은곳이 아닌지요? 헷갈리네요.....
찾아보니 법계사가맞네요. 제가 잘못알고있었습니다ㅎ. 대청봉에오르시면 지금진달래를보실수있습니다^^
지난 겨울 눈없는 이길을 걸었어요.
먼길을 즐거이 걸으셨네요.~^~
겨울 설악에 눈없기가 쉽지않은데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