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에 나갔다. 두 달 전에 기일이 추정되었다가 오늘로 변론기일이 잡혀 출석한 것이다. 의뢰인과 두 시간 전에 만나서 재판준비를 마지막으로 열심히 하고 법원으로 갔다.
2시 사건인데, 우리 사건은 그냥 넘어가고 2시 15분 사건을 진행한다. 이상해서 재판장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상대방이 재판 시작 바로 직전에 청구취지를 변경하고 때문에 합의사건이 되어서 기일추정으로 기일변경결정을 하고 인터넷에 올렸다는 설명이다.
재판을 하다 보면 세상에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을 많이 본다. 의뢰인 일행과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했다. ‘이 사건은 내가 100% 이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다.’
사건에 휘말리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당사자는 노심초사하고 걱정이 태산이다. 혼자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에 공황상태가 된다. 법이나 인간이 하는 재판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또 얼마나 억지 주장을 하고, 거짓증거를 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당사자는 변호사와 합심하여 죽기살기로 싸워야하고, 소송에서 이길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 바쁜 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