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바스켓볼] 이름바꾼 이상민 '온화하게···'
[속보, 스포츠] 2003년 10월 05일 (일) 13:03
"이름을 바꿔서 그런가…."
전주 KCC의 간판 스타 이상민(31)이 3년여에 걸친 법정투쟁 끝에 이름을 바꿨다. 이상민은 지난 6월 이름의 끝자인 '민'자의 한자를 '민첩할 민(敏)'에서 '온화할 민(旼)'으로로 바꿨다. 발음은 똑같지만 한자를 바꿔 이름의 뜻을 새롭게 한 셈이다.
이상민이 이름을 바꾸게 된 사연은 3년 전으로 올라간다. 첫딸(유진)의 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소를 찾았던 이상민은 그곳에서 "이름이 안 좋아 삼십대부터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작은 부상만 당해도 '이름이 안 좋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자 이상민은 고심 끝에 작명소에서 추천한 한자로 이름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법원에서 '이유없다'며 이상민의 개명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결심한 일은 꼭 해내고 마는 성격의 이상민이 한번 기각당했다고 포기할 리 없었다. 이상민은 기각될 때마다 계속 항고했고, 3년여 만인 지난여름 대법원으로부터 개명허가를 받아냈다.
이름을 바꾼 이후 이상민은 특유의 민첩함이 덜해졌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상민은 "대표팀에서 훈련할 때도 전창진 감독이 이름을 바꿔서 민첩함이 예전만 못하다고 놀렸다"며 "진짜 그런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이던 민첩함이 떨어진다는 얘기에 기분이 상할 법도 하지만 이상민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올시즌은 민첩함보다는 새로 바꾼 한자대로 '온화함'을 앞세워 팀을 이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