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염 끝나자 이번엔 폭우… 주말 최대 300㎜ 강풍 동반 비
中서 방향 튼 ‘태풍 끝물’ 남해안으로
열기-수증기 공급해 비-바람 강해져
여객선 중단-도로 침수 등 곳곳 피해
다음주 최고기온 30도 밑돌아 선선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이번 주말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뒤 늦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태풍보다 약한 저기압)가 한반도를 예상보다 더 가깝게 지나면서 주말 사이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부터는 전국적으로 낮 최고 기온이 30도 미만으로 내려가는 등 무더운 날씨가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 주말까지 강수량 최대 300mm
기상청은 주말인 21일과 22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20, 21일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100mm(경기 남부 150mm 이상), 강원 내륙 30∼100mm(남부 내륙 150mm 이상)다. 22일까지 예상 누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100∼200mm(많은 곳 300mm 이상), 전라권 30∼80mm(남해안, 전북 북부 120mm 이상), 충청권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경상권 50∼120mm(많은 곳 180mm 이상), 제주도(북부 제외) 30∼80mm(많은 곳 150mm 이상) 등이다.
폭우에 광주천 인근 출입 통제 20일 광주 시내를 관통하는 광주천의 수위 상승으로 양동시장 하부 주차장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 충남, 전남 동부, 경남권 등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광주=뉴스1
비와 함께 거센 바람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초속 20∼25m(시속 72∼90km)의 강풍이 불고, 이 밖의 지역에서도 초속 15m(시속 54km) 내외의 매서운 바람이 부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폭우와 강풍은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았다. 당초 풀라산은 중국 내륙으로 진입한 뒤 경로를 동쪽으로 틀어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서쪽에 위치한 건조한 공기에 막혀 좀 더 북쪽으로 이동해 제주도와 남해안 사이를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저압부가 열기와 수증기를 더하면서 비와 바람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계곡이나 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을 자제하고 저지대 침수와 지하차도 고립 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다음 주 최고 기온 30도 아래로
20일 오전부터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전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누적 강우량이 60mm 또는 12시간 누적 강우량이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우산을 써도 무릎 아래가 다 젖을 정도다.
경남에서는 도로 침수와 토석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경남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많은 비로 진주시 망경동 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되고 합천군에서는 도로에 토석이 유출되는 등 오후 3시 기준 총 4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에선 섬 지역을 잇는 항로 2개, 여객선 3척의 운항이 중지됐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4개 국립공원은 전면 통제, 월출산국립공원 등 2개 국립공원은 부분 통제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반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막판까지 기승을 부렸던 올해 더위는 폭우와 함께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21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고 기온이 30도를 밑돌겠다.
김소영 기자, 송진호 기자, 광주=이형주 기자, 창원=도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