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ern님께서 매주 올려주시는 박스오피스 자료
늘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책방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영화보다 인기도 없고 재미도 없는 책이지만 ㅠㅠ
한 번 따라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올려 봅니다.
너그럽게 봐주세요~^^
1위(-)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네, 그 유명한 하루키의 소설입니다.
화제작 답게 지난 7월에 출간된 후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고,
50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요즘 50만부면 엄청난 겁니다!)
주변평은 좀 엇갈립니다.
'역시 하루키다'라는 평도 있고 '기대보다 별로다'라는 평도 있어요.
아내가 다 읽고 버린 걸 주워서 저도 읽어봤는데요.
뭔가 있는 것 처럼 풀어놓다가 밍밍하게 마무리하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평가야 어쨌든 49년생 작가가 신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긴 합니다.
가을이 오면 또 하루키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여부로 시끄러워 지겠네요.
2위(-) <언어의 온도>, 이기주

역주행으로 화제를 모은 에세이입니다.
작년 8월에 출간했을 때는 큰 반응이 없었는데,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초부터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고,
<기사단장 죽이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작가의 이력이 특이합니다.
8년 정도 기자로 일하다가 그만 두고,
MB 시절 연설문 작성자로 있다가 자유선진당 부대변인을 맡는 등,
정치 쪽에도 몸을 담았다가, 1인 출판사를 차려서 직접 출판을 하고 있어요.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다른 에세이들에 비해
덤덤하고 건조하게 일상적인 내용을 풀고 있는데요.
그런 점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잘 먹힌 듯 합니다.
사인회 할 때 잠깐 봤는데 작가 답지 않은(?) 훌륭한 '비쥬얼'과
'스피킹'을 지니고 있어 여성팬이 무척 많습니다.
3위(▲1)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또다른 역주행 화제작입니다.
작년 10월에 출간되었는데 꾸준히 관심을 받다가
올해 5월부터 꾸준히 순위권에 랭크되어 있어요.
페미니즘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책도 함께 주목을 받았는데요.
남자들은 '좀 과장된 거 아니냐', 여자들은 '고작 이걸로 그러냐'라는
상반된 평을 받기도 했죠.
이 소설은 우리나라 보통 여성을 상징하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인물이
겪었던 일상적인 일들을 쭈욱 나열해 주는데요.
남편으로서, 딸 가진 아빠로서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구요.
저자가 방송작가 출신이라 그런지 일반 소설과는 느낌이 좀 달라요.
극적인 스토리도 없고, 분노나 비난 같은 감정이 분출되지도 않기 때문에
남성들도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읽을 수 있으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4위(▼1)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알쓸신작>으로 유명작가에서 유명인이 된 김영하의 소설집입니다.
사실 이 책을 포함해 김영하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딱히 할말은 없네요.;;
다만 일전에 김영하 작가와 김태훈 칼럼니스트를 초청해
대담하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사전에 일찍 와서 서로 말을 좀 맞춰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굳이 그럴 필요없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행사가 시작되자 말을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5위(-) <말의 품격>, 이기주

네, 이기주 작가의 또 다른 에세이입니다.
지난 5월에 출간되었는데 <언어의 온도>와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정말 요즘 핫한 작가입니다.
6위(▲1)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표지만 봐도 구매가 땡기는 책입니다.
은밀하게 인기를 끌던 <보노보노>의 명대사들을
에세이로 담아냈으니 반응이 좋을 수 밖에 없겠죠.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태원 씨가 대충 이런 말을 했었어요.
"노인이 되어도 마음은 여전히 소년이다.
그런데 겉으로는 다들 노인처럼 행동하는 거라고."
'어른'인척 행동해야 하는 '어른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7위(-) <잠>, 베르나르 베르베르

국내작가 같은 외국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입니다.
한때는 베르베르의 책을 빼놓지 않고 챙겨 읽었는데,
<뇌> 이후로는 좀 심드렁해져서 안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네요.
8위(-) <자존감 수업>, 윤홍균

근래 들어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자존감'입니다.
여러모로 힘든 세상,
무한긍정도 가졌다가, 힐링도 했다가, 위로도 받았지만
해결이 안되니까 결국 자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데
관심이 많아진 걸까요?
정신과 의사가 쓴 이 책은 작년 9월에 출간되었는데요.
한때 1위를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이후로도 꾸준히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9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진짜 기적 같은 책입니다.
무려 5년 전에 출간되었는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지난 10년 간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이 바로 이 책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국내에서 하루키보다 더 사랑받는 일본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일지도.
5년 전 이 책을 읽을 때가 기억납니다.
<용의자X의 헌신>이나 <백야행>을 떠올리며
곧 누가 죽거나 반전이 일어나겠지 하면서 읽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 훈훈함이 반전 아닌 반전이었죠. ;;
10위(▲2) <라틴어 수업>, 한동일

10위 내 유일한 인문 도서입니다.
서강대 한동일 교수가 진행했던 <라틴어 수업> 강의를 책으로 구성했다고 하는데요.
명문대 교수들의 강의가 책으로 많이 나오긴 하지만,
순위 안에 오르는 건 드문 일이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 끝 >
첫댓글 오 감사합니다. 올려주시면 잘 볼게요. 하루키 졸업한지 꽤 됐는데, 이번에 하루키 신작에서 난징대학살을 다루고 있어 일본 내에서 하루키에 대한 비난이 하늘을 찌른다 하여, 읽진 않더라도 책은 사보려고 합니다. 궁금하네요. 원래 하루키는 판타지 작가인데 그걸 어떻게 그렸을지가. 보노보노도 끌리네욬ㅋㅋㅋㅋㅋ
읽어보시면 이걸 갖고 그 난리를 친다고? 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ㅋㅋ 암튼 일본이란 나라도 참...
@웹키드 아 그정도에요?ㅋㅋㅋ우리가 볼땐 당연한 사실이나 일본극우가 절대 인정안하는 사실을 일본인작가가 인정했다, 이 정도인가 보네요. 그래도 대단해요.
@[Card*하경우*] 다른 초기 소설에서도 등장하는데 군국주의에 대한 반감(반항감?)이 드러나기도 하고... 노몬한 전쟁을 비중있게 기술하기도 하고 하루키가 역사적 사실을 자주 인용하는 편이긴 합니다ㅎ
@BIGJT 하루키는 사실 이념적으로 뭐 어떻다, 라기 보다는 좌든 우든, 이념에 경도된 어떤 것 또는 강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드러나죠. 특유의 땅에 발을 딛지 않은 사람 같은 특유의 자유로움이 있어서..ㅎㅎ 하루키 예전엔 정말 경전처럼 읽었었는데... 암튼 이번 책도 소장해봅니다.
@[Card*하경우*] 관련해서 인터뷰를 진행한게 있었네요. 하루키의 답변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웹키드 Q. 이번 작품 출간 이후 일본 극우파로부터 적잖은 공격을 받으신 것으로 압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좌우 갈등의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평행선을 그리는 역사관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렇다면 거기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웹키드 A. 역사에서 '순수한 흑백'을 가리는 판단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인터넷 사회에서는 '순수한 흑이냐 백이냐' 하는 원리로 판단이 이루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되면 말이 딱딱하게 굳어 죽어버립니다. 사람들은 말을 마치 돌멩이처럼 다루며 상대에게 던져댑니다. 이것은 매우 슬프기도 하거니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소설(이야기)은 그런 단편적인 사고에 대항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소설이 일종의 (좋은 의미의) 전투력을 갖춰야 할 때가 아닐까요. 그리하여 다시 한번 말을 소생시켜야 합니다.
@웹키드 말을 따뜻한 것, 살아 있는 것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양식(decency)'과 '상식(common sense)'이 요구됩니다.
@웹키드 크...내러티브의 힘..... 좋은 답변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순위는 자주 보는데 코멘트까지 해주시니 더 볼맛이 나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
오우 글 감사합니다! 응원하고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ㅎ!
고3때 하루키 소설들을 교과서 보다 많이 봤던터라; (사실 팬이라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저 같은 사람이 드문것도 아니더라고요ㅋ) 특히 장편은 나올때마다 예전 기분으로 사보는게 있긴합니다. 아직 안읽었지만 꼭 구입해야겠다는 마음이 우선 움직이는 작가죠ㅋ ...
하루키 좋아하는 제 동료는 극찬 중입니다 ㅎㅎㅎ 다만 저하고는 좀 안맞을뿐....
이런 정보 정말 좋아요~
가끔 책을 사려고 할 때 책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가 어려워서 고민이 많은데,쓰신 글도 담백하니 소개 된 책들이 제 취향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는 판단이 되는 거 같아서 정말 좋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책 좀 읽어야겠네요^^
82년생 김지영은 남녀 모두 읽으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근래 읽은 책 중 가장 좋았어요~
계속 글올려주세요
오오~~ 출판시장이 박스오피스만큼 등락이 빠른 시장은 아니니까 매주는 아니더라도 한두달에 한번씩 생각나실때마다 올려주시면 감사히 보겠습니다!ㅎㅎ
넵 뭔가 변화가 있으면 또 올려볼께요~^^
개인적으로
언어의 온도> 82년 김지영>나미야 잡화점>보노보노> 자존감 수업> 말의품격
순으로 좋았던 거 같습니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인데도 이상하게 언어의 온도는 참 와닿았는데 말의 품격은 음 음... 하는 느낌이...ㅋ
같은 작가 비슷한 주제의 책인데도 느낌이 꽤 달라서 어라? 하며 읽은 기억이 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글 자주 올려주세요!!!!
와 책 많이 읽으시네요~전 <말의 품격>도 비슷할거라 생각해서 아직 안봤어요. 근데 느낌이 꽤 다른가 보네요.
@웹키드 책을 고르는 안목이 부족해 베스트셀러 위주로 보다보니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몇권 되지도 않아요ㅎ
언어는 자연스러운데 말의 품격은 뭔가 끼워맞춘 느낌이 ㅎ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니 여유 되실때 한번 읽어보세요
저도 감사드려요. 어제부터 부쩍 밤에 더위를 타서. 지금도 잘 안하는 맥주 한캔 따서 벌컥벌컥 마시면서 재미나게 글 잘 읽었습니다. 하루키 소설이 나왔군요. 일본 출간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해서 부러워했었는데.... 예전 1Q84나올때도 외국에 살지만 친지에게 부탁해서 정말 열심히 읽었던 기억 납니다. 이번에도 준비해야죠....^^. 히가시노 게이고도 좋아해서. 덕분에 신나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외국에 살고 계시는 군요. 저희 고모도 호주에 살고 계신데 한국에 오시면 책을 쇼핑해 가시더라구요. ㅎㅎ 제가 소개해 드린 책이 도움이 되었음 좋겠네요 ^^
@웹키드 언젠가 한국에 가면 꼭 제 단골 중고서점 찾아가보고 싶어요. 그리고 알라딘인가요? 거기도 가서 오래 있다오고싶고 사고싶은 책 쫘악 사가렵니다 사실 여기서도 살수는 있는데 보통 책값 +$2-30가량 되는것 같아서요. 굿밤되세요..
너무 좋습니다. 계속 올려주세용^^
요즘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는데 너무 좋네요!!
뭔가 있는 것처럼 풀어놓다가 밍밍하게 끝난다ㅎㅎㅎ
정확한 표현이네요.
하루키소설 특징이죠.
뭔가 더 나올 듯 하다가 결말...
서론 전개 위기에서 재밌다가 절정에서 힘빠지고 결말!
이석원씨의 에세이들같이 담백한에세이집들을 좋아하는데 혹시 떠오르는 좋은 에세이집 있으시면 추천부탁드려도될까요???
제가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라서요~;; 최근 나온 에세이 중에서는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 평이 좋은 거 같아요.(시인이라 담백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서 살짝 훑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ㅎㅎ
굿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하나 읽었네요...게이고 스타일이 아니라서 좋았어요~~
책을 좋아하는데 너무 바쁘다보니 서점가도 베스트셀러만 대충 훑고 얇은 책 한두권만 초스피드로 읽는 사람입니다. 요새는 그서점조차도 못가고있는 마당이였는데, 이런글 매우매우 좋습니다!! 코멘트도 좀 길게 써주세요. 잼나네요. 같은 도서를 나와는 다르게 느끼고 해석한다는걸 아는것도 재밌거든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이에요~
웹키드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계속 올려주세요 제가 책과 멀어진지 오래됐는데 이번 기회로 올려주신 글보고 독서습관을 길러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보노보노 땡기네여ㅋㅋ 82년생 김남주는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너무 좋아요 계속 올려주세요~^^
와 이거 정말 좋은 글이네요
달에 1번이라도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