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을 살며 하루라도 거르면 큰일 나는 걸로 생각했던 식사.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며, 영양, 건강의 필수인 밥,
하지만 지나쳐서 만병의 주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과식, 과음으로 인한 비만으로 고지혈증 진단을 받아 급기야 지난 봄 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음을 안타깝게 생각해온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단식을 하기휴가 기간에 시행해 보기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
고지혈증은 향후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고 있고, 오래전 돌아가신 선친도 말년에 고생하시며 돌아가심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나는 저런 고생은 하지 말아야지 평소 생각했었다.
황금 같은 하기휴가 기간은 모두가 바쁜 시기이므로 일찌감치 2~3주전 인터넷에 가장 예쁘게 광고되어있는 ‘광릉숲속단식원’ 예약을 하였지만, 처음 시도하는 단식에 과연 4박5일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놀러가자는 가족, 친구들의 유혹을 떨쳐 버릴 때도 무척 걱정스러웠다.
두려운 마음으로 단식원에 들어서니 상냥한 원장과 단식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나와 비슷한 처지임은 비교적 의외였다.
역시 건강한 사람이 먼저 건강을 더 챙기고 준비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비슷한 또래라 저 사람도 하는데 나는 못하랴 하는 배짱으로 첫날은 놀러온 듯한 기분으로 하루일정 산책, 요가, 오후산책으로 산정호수 1바퀴를 기분 좋게 마치고 저녁시간에 준비해간 책도 맑은 기분으로 독서하고 숙면을 취했다.
둘째 날 아침 배는 비었지만, 깜짝 놀란 건 체중을 재어 본 후였다.
입소 전날부터 식사를 반으로 줄이는 감식은 했지만, 불과 하루단식으로 2kg이상 줄어있었다. 평소 아침저녁으로, 식사전후로, 골프전후에 체중계에 올라보지만 1kg이상 차이가 나지 않았고, 지난 30년간 한 번도 몸무게가 줄어 본적이 없이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하던 터이라 80kg을 넘기지 않으려고 애쓰던 터에 78kg이하인 것은 기대이상이었다.
둘째날도 오후산책으로 평소 가고 싶었던 광릉수목원에서 예쁜 꽃구경하고 즐거웠지만, 사흘째부턴 괴롭기 시작하는데 왜 하루가 그리긴지,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는지 평상시 먹던 음식이 눈앞에 삼삼하고 기운은 없고 정말 단식을 오래한 사람들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은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않고 아프면 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만 미련하게 많이 먹어서 병이 나고 아프다고 한다.
어려웠던 4박5일을 오기로 버텨내고 보식을 시작하던 날 쌀 한 숟가락으로 2인분 미음을 만들었다는 쌀뜬물 같은 미음과 동치미 국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여하튼 중도포기의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계획대로 4박5일을 full로 채우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을 약간의 쾌감을 느끼며 단식 목표를 달성했다.
단식 후 1달간 보식을 하며 자극성 있고, 설탕, 술등을 멀리하면 체질이 개선되고 갓난아이와 같은 내장을 유지할 수 있다니 마음도 몸처럼 깨끗이 관장도 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참고로 단식 종료 3일째인 오늘, 나의 몸무게는 정상보다 7kg 빠졌고, 보식기간 후에는 75kg을 유지할 예정이다.
첫댓글 건강한 몸으로 나머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작은 도전이 아니라 대단한 도전이다. 요즘은 "무병장수"가 아니라
"일병장수"라 하더군 우리 나이에 건강 과신으로 과욕에 무리하지말고 작은 병의 원인을 찾아 신경쓰며 관리하는 것도
좋겠네 건강하시게....
4박5일 단식하고 7kg 이나 빠지다니 ......
그곳이 어디인지 나도 한국 들어가서 한번 도전 해 볼가 생각중 자세한 안내 부탁 함
4박5일 단식성공 축하하오!
계획대로 75kg체중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추후 뜻있는 동기들에 많은조언 부~탁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