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하프타임”
집중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집중은 강함이기도 하다. 돋보기를 통해서 집중된 빛은 종이를 태우기도 한다. 저자는 밥 버포드의 하프타임에 집중하고, 헌신한 인물이다. 실제로 하프타임 코리아를 만들어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한다. 자연수명이 길어졌다. 인생의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후반전의 중요성은 더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인생의 전반전을 외적 성공에 집중하고 살았다면, 인생의 후반전은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한다. 왜? 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굳이 후반전을 사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한 책이 아니다. 호흡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귀기울이고, 집중해야할 가치들을 제시한다.
인생 후반전에 붙들어야 할 가치로 믿음, 관계, 비전, 손해, 고난 긍정, 건강, 섬김 등을 들고 있다. 나는 지나친 균형의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마음껏 강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7가지의 가치 중에 믿음에 대해서 몇배 분량의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기계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치고 시대의 물줄기를 바꾼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윌로우크릭의 빌 하이블스 목사의 자기 고백적인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빌 하이블스의 실수”라는 글이었다. 항상 잘하기만 하는 목사님이 무슨 실수를 했을까 상당히 궁금했다.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윌로우크릭을 개척하고 5가지를 핵심가치로 삼았다고 한다. 그것을 5G로 정리했다. Grace(은혜), Growth(성장), Groups(소그룹), Gifts(은사), Giving(헌신)이 그것이다. 사역을 지극히 이론적으로 파악해서 스스로의 역량과 교회의 역량을 공평하게 20%씩 집중했다. 그런데 안되는 것이었다. 가장 균형잡힌 교회가 될 것 같은데, 전혀 교회가 움직이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왜? 은혜를 받지 않으니, 사람들이 냉랭해서 움직이지 않더란 말이다. 은혜가 없으니 성장이 없었다. 은혜가 없으니 소그룹이 움직이지 않았다. 은혜가 없으니, 은사활용도 되지 않았다. 은혜가 없으니 물론 헌신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목회 역량의 40% 이상을 은혜에 집중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모든 것이 움직이게 되었다고 한다. 은혜받으니, 성장이 있었다. 은혜받으니 소그룹이 움직였다. 은혜받으니 은사활용이 되었다. 은혜받으니 헌신이 가능해졌다. 산술적인 균형보다 중요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집중이다. 저자는 믿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믿음의 힘에서 솟아나는 힘을 가지고 그 다음의 가치들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음을 그리고 있다. 멋진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믿음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열정을 가져다 준다. 믿음의 열정이 있는 사람이 일을 이루어내곤 한다. 남북전쟁 당시, 링컨은 그랜트 장군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링컨은 그랜트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난 다음에 이번 전쟁은 이겼다라고 외쳤다. 병력이나 전황이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돌출 발언을 하니, 참모들이 궁금하게 여겼다. 참모들이 물었다. “병력이나 전황의 변화가 전혀 없는데, 어떻게 승리를 확신하십니까?” 링컨은 대답했다. “그랜트는 나 못지 않게 이기고 싶어하기 때문이야.” 링컨은 그랜트의 승리에 대한 열정을 보고 승리를 확신한 것이다. 그랜트 이전에 스코트, 맥도웰 등 여러 지휘관을 사령관으로 임명했는데도 승리에 실패했다. 심지어 그 시대의 최고의 전략가라고 하는 할렉이라는 군사전략가를 사령관으로 임명해도 이길 수 없었다. 링컨은 또 말했다. “책이 싸워주는 것이 아니다. 그랜트는 이기고 싶어 한다. 이기고 싶으면, 이길 생각이 가득한 사람을 주위에 포진시키라.” 세상은 이기는 이김은 믿음에 있다.
나는 저자가 믿음에 집중하는 식으로 각 주제에 대해서 더 인파이터와 같이 치고 들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니라 그럴찌라도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 내느니라”(잠 20:5) 마음 속 깊이 있는 모략을 길어내는 강력함이 있을 듯한데,. 저자는 조금은 겸손한 듯하다. 자기의 생각이나 뜻을 표출하기보다는 여러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으로 간다. 내 개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니, 나는 치열하게 한 문제를 깊이 파고 드는 저자를 좋아한다. 인파이터에게서 느끼는 피 비린내, 땀냄새는 별로 느낄 수 없지만, 자동차를 타고 사파리를 구경하는 재미와 안도감과 평안감은 많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목회자에게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사실 많은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탁월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많은 독서를 통한 수많은 자료를 이 한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어떤 것은 식상한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새롭고 무릎을 칠만한 신선한 내용도 많이 있다. 저자의 여러 책을 접하면서, 부지런한 정보 수집가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각 장마다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접근과 표현을 살펴보는 것이 설교자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하다. 다른 사람의 기발함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 언제나 기쁨을 안겨다 준다.
저자는 새로운 후반전을 위한 7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믿음은 방향을 제시한다. 믿음이 주는 확신이라는 사령부가 확실해야 진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하나님을 붙드는 것이 중요하다. 삿갓 조개는 배의 밑창에 붙어 산다. 이 삿갓조개는 웬만한 힘으로는 떼어낼 수 없다고 한다. 왜? 오랜 기간 파도와 싸워서 배와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파도의 힘은 시속 500킬로나 된다고 한다. 인생 후반전도 하나님과 이렇게 혼연 일체가 되어야 강력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로 하면 잊을 것이다. 보여주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험하게 하면 확실하게 이해할 것이다.” 남극 대륙 탐험가가 조난 당했다. 천신만고 끝에 구출되고 난다음에 이렇게 말했다. “분명 대원은 3명인데, 4명같이 느껴졌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대원이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 위기 중에 하나님이 함께 하신 것이다. 황소가 뒤걸음치다 개구리를 밟아 죽이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구리가 황소를 물어 죽였다면 뉴스이다. 성도의 삶은 바로 이런 기적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다고 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그러면 나는 놈 위에는 누가 있는가? 붙어 다니는 놈이 있다. 믿음이란 하나님께 붙어 다니는 놈이 되는 것이다. 뭘 열심히 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도나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듯이 철저하게 붙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 신앙은 본받는 신앙이다.” 따라하기보다 더 강력한 교육법은 없다. “외모는 유행을 따라가도 좋지만, 원칙만큼은 바위처럼 지키라.”
둘째, 진정한 성공은 관계이다. 사람들이 직장을 옮기려고 하는 이유는 월급때문이 아니다. 근무환경때문이 아니다. 대부분 관계의 문제 때문에 직장을 옮기려고 한다. 행복한 사람 중에 관계가 나쁜 사람은 없다.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행복을 느낄 사람은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은 없다. “아름다움은 황소보다 더 많은 것을 끌어 당긴다.” 힘으로 일하지 말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일해야 한다. 외모가 탁월한 사람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왜? 첫인상에서 많은 점수를 따기 때문이다. 이것을 초두효과라고 한다. 그러나 못 생긴 사람이 낙심할 필요가 없는 것은 시간을 길게 잡으면, 결국은 인격만이 남는다는 점이다. 모든 일을 장기전으로 가져가면, 수려한 외모가 주는 이점은 그리 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전에 우리 나라 최고의 MC를 선정한 기사를 보았다. 1위로 뽑힌 사람이 유재석이었다. 왜 유재석이 1등으로 뽑혔는가? 그에게는 철저한 준비, 안티가 없는 점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별로 마음에 들어오는 평가가 아니었다. 그런데 마지막 평가가 마음에 남았다. “그는 출연진에게 결코 무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 MC나 출연진을 높여주고 자기를 낮춘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평가를 보면서 즉시 성경말씀이 생각났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고전13:5)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2:3) 누구든지 말씀의 원리대로 살면 최고의 인생이 될 수 있다. 프레데릭 대제는 “인간을 알면 알수록 개가 더 사랑스러워진다”고 했다. 진정한 성도를 만나보라. 개보다 나은 인생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셋째, 비전은 미래의 주인이 되게 한다. 시계의 1분은 각도가 6도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같지만, 우주선이 발사되면, 달 착륙지점에서는 2만킬로의 오차가 나게 된다. 미세한 차이가 긴 시간 후에는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비전과 절망은 현시점에서는 별차이가 없지만, 시간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 준다. 3중의 고통을 겪었던 헬렌 켈러는 “시력은 있으나 비전이 없는 사람이 제일 불쌍하다”고 했다. 비전은 영혼의 눈이다.
지도자는 양떼들을 올바른 곳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양떼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 사람이다. 누가 불을 붙일 수 있는가? 자기 가슴에 불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 가슴에 불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불을 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 불이 불을 붙인다. 지루함을 가지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의식을 버리라. 안주의 자리를 깨고 꿈이 부르는 곳으로 나가라. “거북이를 보라. 거북이는 목을 밖으로 내밀때에만 앞으로 전진한다.” 전진을 위해서는 먼저 목을 내미는 것이 필요하다. 보는 자가 앞으로 간다.
넷째, 손해는 축복의 밑거름이다. 이익을 위해서 뛰는 사람은 미끼에 걸리기 쉽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1:15) 욕심이 자라면 죄를 낳는다. 이 말을 21세기 용어로 바꾸면, 무리수를 둔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왜 무리수를 두며 살아가는가? 억지 인생이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욕심 때문이다. 욕심은 자연스러움을 빼앗는다. 무리하게 악수를 두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은 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익이 아니라 포기할 줄 아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더 큰 은혜를 구하는 인생이 되면 된다. 이삭은 우물을 포기했지만, 하나님이 더 큰 은혜로 채워주셨다.(창26장) 이것이 축복의 밑거름이 되는 인생이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 말라. 그것도 일종의 욕심이다. 어떤 목사가 700명쯤 되는 교회에 새로 부임하게 되었다. “700명의 입맛을 맞추려니 힘들겠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말했다. “나는 700명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고 여기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직 한 분만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저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이것이 신선한 자세, 강력한 자세이다.
다섯째, 고난을 긍정하라. 고난은 연단이 있다. 그래서 고난은 아름답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동부의 토론토 수족관으로 희귀 어종을 날라야 했다. 긴 시간의 여행으로 많은 어류가 죽었다. 그런데 여러 불상사가 반복된 후 이동 중에 물고기 속에 공포의 문어 한 마리를 집어 넣었다. 물론 몇 마리 고기는 잡혀 먹혔지만, 대부분의 고기들이 싱싱한 모습으로 살아 있었다고 한다. 왜? 문어의 공격성이 오히려 물고기의 생명력을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난을 접하지 않은 인생은 나약한 인생이다. 고난을 긍정하면, 인생에도 긍정이 오게 되어 있다.
여섯째, 건강관리가 우선이다. 구약 제사중에 화목제가 있다. 이 제사는 원래 웰빙의 제사라는 의미가 있다. 무엇이 웰빙인가? 하나님이 주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좋은 관계이다. 영적 건강이 육적 건강을 가져다 준다.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 이것이 네 몸에 양약이 되어 네 골수로 윤택하게 하리라”(잠3:7-8) 어떤 목사님의 조크가 기억난다. “믿음,소망,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건강이라”
일곱째, 섬김이 최고의 영향력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책에는 실천적 전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힘이 있겠는가? 한자 중에 “큰 대”(大)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통 사람이 양 팔과 두 다리를 벌린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대자로 누웠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중국 문화권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사뭇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었다. 큰 대란 사람 인(人) 위에, 등에 물건을 짊어진 형상이라는 말이었다. 즉 다른 사람의 짐을 짊어지는 있는 것이 클 대라는 것이었다. 중국 문화권에는 대인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말은 우리 말의 선생님에 가까운 말로 다른 사람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석한다면 누가 큰 사람인가? 돈 많고, 권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아픔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다. 남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다. 자고로 인생은 큰 사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