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말씀 드렸나 싶은데 오링테스트나 추를 이용한 체질 검사를 과거에 해봤던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체질 자체는 어느정도 신빙성이 없지 않으나 그 검사 방법의 실효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사람 몸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1시간 전에 내 몸에 필요했던 음식이나 맛이 지금와서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같은 음식으로 저의 체질을 무수히 테스트해 본 결과 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 적도 많았고, 한의사들 역시 검사 방법에 기준도 없고 가는 곳마다 대부분 다르게 말합니다. 소중한 내 몸을 그런 불확실한 것에 맡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죠,,
마치 사주 보러 간 곳마다 다르게 말하고, 사주에서 어떻다고 말 한 것에 자기도 모르게 맹종하게 되어 실제로 나쁜 일이 생겨버리게 만드는 암시로 작용할 수도 있고,,
제 아버님의 경우에도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를 못시킨다는 체질이었는데
우리밀 통밀로 만든 빵을 드시면 아주 소화를 잘 하셨고,,
정작 사상체질을 말했던 이제마는 체질에 따라 요새처럼 음식을 정해놓고 먹으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더군요,,
더욱이 이제마는 "음양화평지인"을 궁극으로 삼았죠,, 쉽게 말해 중용의 경지가 이상이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이 준 생명넘치는 음식을 꼭꼭 씹어서 고마움 듬뿍 담아 먹으면 되는 것이지 결코 특정 음식을 먹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갈수록 더 편중된 기운만 잔뜩 쌓게 될 뿐이죠,,
다만, 크게 냉한 체질과 열이 많은 체질로 나눌 수 있고, 상태에 따라서 냉한 체질이면 과일이나 찬 야채보다는 뿌리 야채나 견과류에 반드시 음식을 익히고 소금을 가하는 등 열성을 더해 먹으면 찬 성질을 중화시킬 수 있겠고, 너무 열한 체질이면 생야채나 과일을 조금 더 먹고, 소금 등 양념을 피하고 더 싱겁게 먹으면 역시 중화를 얻어 나갈 수 있겠죠,,
이것마저도 몸이 자연에 가까와 질수록 구분이 없어집니다,,
벗님께서 체질침을 맞고, 먹지 말라는 음식을 먹으면 몸이 따갑고 뒤통수가 땡긴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 암시가 강력하게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고,오히려 체질에 안맞는 음식 먹었다고 해서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 몸은 뭔가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은 원래 채식을 하게 창조되었기에 채식을 오래 하다보면 고기나 달걀 등 냄새만 맡아도 어지럽고 싫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면 모를까,, 체질에 안맞다고 암시를 한 덕택으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 스럽지 못하다고 봅니다.
태양인은 생선이 좋다니까 마음껏 드시겠습니까? 특히 등푸른 생선의 EPA섭취 욕심에 많이 먹으면 혈관이 너무 부드러워져서 터져 버립니다(에스키모인들이 많이 그렇죠)
현미 대신 보리를 먹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동의보감에도 동의수세보원(이제마)에도 그따위 체질구별로 고귀한 음식을 평가절하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만 동의보감에는 곡식이 가장 귀한 것이어서 사람에게 유익하고 특히 사계절의 기운을 듬뿍 머금은 보리와 밀이 아주 좋다고 하였고, 깨는 모든 곡식중에서도 으뜸에 속한다고 추켜 세웠으며, 콩 또한 오장을 편안케 하는 음식으로 고귀하게 여기고 있는 식품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체질식의 장점을 아무리 인정해 보려고 해도(그 장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사람과 자연을 파악하는 정도) 거기에 따라서 곡채식을 가려 먹게 만들고, 불쌍한 동물들은 어떤 체질이건 소, 돼지, 닭, 물고기 등으로 나누어서 먹으라고 하는 면에 있어서의 체질의학은 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정신연령을 가진 방법이라고 봅니다.
또한, 단백질은 꼭 콩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엄마 젖 속에 단백질이 5% 함유되어있음을 상기하시고, 현미나 보리나 모든 곡식에는 평균 8%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으니 단백질 노이로제일랑 말끔이 벗어버리는 게 어떨까요,,,
결론,, 소식, 곡채식, 오래 씹기, 매일 몸을 적절히 움직이기, 자연과 하나되는 명상이나 좋은 생각하기,,,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지 않을까요,,,
모든 것은 진리를 벗어날 수 없고 우리의 체질론 역시 진리를 벗어날 수 없다. 진리는 무상이다. '항상된 것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하에, '체질 역시 일생동안 고정적으로 XX체질 YY체질이어서 불변한다'는 법도 없다고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인생을 풍부하게 경험한 노인이라면, 이러한 무상관이 사실임을 체험을 통해서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다만 아직 젊고, 아직은 야심에 불타고 있는 청.장년기에는, 자신만은 예외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나 우리가 겸허하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탁월한 인식이다.
각설하고, 우주는 크게 무생물과 생물의 두가지로 분류된다.
곧 무생물인, 공기.흙.바람.불.물.바위 등등, 기세간(器世間)의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와, 생물 즉 의식작용이 있는 것으로 크게 나뉜다.
생물은 크게 동물과 식물로 나누어지는데 동물은 식물과 상호 보완작용을 해가면서 우주의 리듬을 창조해 나간다.
식물은 산소를 내어주고 동물의 배출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영양을 삼는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생명 원천이 되는 산소는 곧 식물에서 내뿜는 배설물이다.
동물은 말 그대로 동적이며, 식물은 정적이다.
동물은 양적이고 식물은 음적이다.
동물은 움직이는 장점이 있지만 잘 쉬지 못하는 약점이 있고,
식물은 움직이지 않고 부동하는 장점이 있지만
움직이는 동적인 성분이 부족하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동물은 움직이는 괴로움이 있고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는 괴로움이 있다.
태극은 음양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움직이는 양이요,
다른 하나는 움직이지 않는 음이다.
양과 음은 서로 상호 보완작용을 하는데, 동
물과 식물도 역시 상호 보완작용을 하게 되어 있다.
동물은 식물에 의존해서 자신의 지나친 동적 기질을 다스릴 수 있으며,
식물은 동물에 의존해야 자신의 지나친 정적 기질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보라!
동물 중의 많은 종류가 동물을 찢어 먹기를 좋아한다.
육식 동물이 가지는 횡포와 광란은 참으로 가관이다.
그렇지 않아도, 동적인 동물이 자꾸 동적인 동물을 먹는대서야 참다운 조화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중에서 인간은 가장 잔인한 육식동물이다.
어떠한 동물이든 자신이 배고파야만 그 먹을 만큼의 살생을 해서 허기를 채운다.
먹지도 않으면서 살생을 하는 동물은 거의 없다.
사나운 호랑이, 사자라도 배부르면 눈앞의 사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은 동물을 잘도 죽이고 게다가 같은 인간까지도 마구 죽인다. 웃기지도 않는 한심한 동물이다.
어느 날 개가 자꾸 쥐를 물어 죽인다. 그 개는 배가 고파서 죽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쥐를 죽이는 것이 마냥 재미나서 죽이는 것이다.
과연 이 개는 무슨 업인가? 이 개는 내생에 인간으로 태어날 징조의 개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이제 채식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
동물은 식물에 의존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선 필자 자신이 쓰고있는 한약 재료에는 많은 동물들이 있는데 이는 부득이한 일이지만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고기를 먹지만 우리는 좀 비판받을 것을 비판 받아보자.
다음의 기막힌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필자의 의견을 대신하니 독자들은 이와 더불어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라.
폭력은 신성(神性)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폭력은 야만이다.
또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진리에
사람들이 의문을 느끼지 않는 것은
인류 전체가 반쯤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대가 살아 있는 생명체를 죽여서 음식으로 만든다면,
멀지 않아 그대는 인간이란 존재 역시 쉽게 죽일 수가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가?
육식가와 식인종의 차이를 나는 알지 못한다.
사랑과 이해와 자비가 넘치는 사람은 채식가가 될 수 밖에 없다.
또 나무들이 충분한 열매를 준다. 죽일 필요가 없다. 짐승을 죽이는 것은 농사짓는 방법을 모르던 과거의 수렵시대로부터 내려온 유물일 뿐이다.
마하비라(Mahavira)와 고타마 붓다는 인간이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더 순수한 의식상태로 성장해 가기 위하여 먹어야 한다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육식을 하는 사람은 계속 무의식 상태에, 지상에 붙들려 있게 된다.
그는 의식의 하늘로 날아오늘 수 없다. 그들은 함께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대는 더욱 더 높은 의식상태를 갖게 되는지, 아니면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단지 입맛을 위해서 사람들은 짐승을 죽인다.
불교 신자들이 육식을 하게 된 것은 작은 사건 때문이다. 붓다는 누구든지 구걸이나 탁발을 할 때 먼저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다. 모든 제자들은 매일 마을로 구걸을 떠나야 했는데, 누구라도 무엇을 달라고 요구해서는 안 되었다. 요구를 하면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주든지 그것을 감사하게 받아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승려가 와서 붓다에게 말했다.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붓다가 가르친 또 다른 규칙에는, 탁발 그릇에 사람들이 무엇을 담아주든지 그것을 모두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에 한 번만 먹기 때문에 그다지 많은 양도 아니었다. 껌이나 담배 같은 것은 물론 없었으니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음식은 신성한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너에 대한 존경심으로 준 것이다. 그러니 너는 그 음식을 버려서는 안된다. 그릇에 담긴 것은 어떤 것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이 제자가 자기의 탁발 그릇을 들고 와서 말했다. "저는 궁지에 빠졌습니다. 제가 탁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고기를 입에 물고 가다가 제 그릇에 그것을 빠뜨렸습니다.
그러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이 고기를 버랴야 합니까? 그러면 아무것도 버리거나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스승님의 가르침에 어긋납니다.
스승님께서는, 음식은 우리의 생명이니 마땅히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고깃조각을 먹어야합니까? 그것 역시 고기를 먹지 말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에 어긋납니다."
부처님조차도 눈을 감고 이 제자에게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양쪽 모두 위험하다. 그것을 버려도 된다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례를 남기게 된다. 그러면 그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 있으면 마음대로 내버릴 것이다.
또 그것을 먹어도 된다고 말하면, 사람들에게 고기먹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매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내 팔십평생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러니 먹으라고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 고깃조각을 먹으라고 말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이 되었다.
그 후 불교가 아시아 전체에 전파되자 사람들은 이 사건을 근거로 삼아 고기를 먹기 시작하였다. 아시아의 모든 불교신자들이 한 마리 멍청한 까마귀 때문에 고기를 먹게 되었다. 그들은 붓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까마귀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고타마 붓다와 마하비라는 인간존재가 생명의 존엄성을 알고
동물을 죽이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였다. -- 라즈니쉬, 예언자 강의 1,
정신세계사.
요컨대 인간은 동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전우주적 조화의 리듬을 지니려면 채식으로 우리의 기존 체질을 전환시켜야 한다
.
사상이니 음양이니 가릴 것 없이, 일단은 오로지 식물만을 음식과 약으로 생각하는 전제 하에 식물. 음식. 약의 관찰 선별 방법에 대해서 각자 스스로 연구해 보도록 하자.
태양, 태음, 소양, 소음, 사상체질 의학에선 모든 사람을 이 네 가지 체질로 나누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체질진단을 받아봤거나 내 체질은 뭘까 궁금해 한 적이 있을 겁니다. 체질을 알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체질론을 맹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체질은 숙련된 한의사들조차 감별이 어렵고 자칫 판단을 잘못할 경우 약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취재팀은 용하다는 한의사들을 찾아가 체질진단을 받아봤는데 저마다 제각각이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진성 / 영상편집 김홍기 / AD 공아영
소화불량과 생리불순을 앓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성이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한의사는 맥을 짚고 성격을 물어본 다음 초음파 검사까지 한 뒤에 이 여성의 체질을 진단해줍니다.
- 스트레스 받으시면 바로 푸시는 쪽 보면은 무슨 일 있으면 걱정 안 하시고 조그만 일은 기억 안 하시고 그런 거 보면 태음인의 재질을 많이 갖고 계세요.
또 다른 한의원, 이번엔 맥을 짚고 외간을 살피는 것만으로금새 체질을 말해 줍니다.
- 이렇게 인제 딱 얼른 딱 보기에는 소양인 체질로 봐야지. 열맥이 딱딱딱딱 나오면은 양적인 거기 때문에 소양인 체질인 경우가 많아.
처음 갔던 한의원에서 태음인 진단을 받았다고 말하자 한의사는 무안을 주면서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합니다.
- 여기에 태자가 왜 들어가.
- 약도 먹었었는데?
- 태자는 클태자. 태자가 클태자야. 체격이 다 커, 태음인이든 태양인이든 다 크다고...
이 여성은 미심쩍은 마음에 다른 한의원 한 군데를 또 찾았습니다. 이번엔 소음인 판정이 나왔습니다.
- 동네 한의원에서 태음인이라면서 약을 지어주시더라구요?
- 그러니까 잘 안 맞았을 거예요. 그분은 왜 태음인이라고 봤는가 하면은 아래를 안 보고 이마를 봤을 거예요. 가려먹어야 할 음식도 일러줍니다.
- 개고기 같은 건 평소에 삼가면 좋고, 돼지고기, 닭고기 먹는다면은, 닭고기를 먹으면 그 다음부터 힘이 나고 더 좋았을 거예요.
내친 김에 몇 군데를 더 가봤습니다.
- 언제 감정이 제일 많이 상해요? 남이 속일 때, 아니면 뭐 업신여길 때...
그러면서 체질 감별약을 건네줍니다.
- 이거 드셔보세요.
- 이게 뭐예요?
- 체질 확인하기 위해서 먹는 거거든요? 괜찮아요...
한참 뒤 체질판정을 합니다.
- 말씀 딱 하신 걸 보고 소양인 쪽으로 보여서 성향을 한 번 슬쩍 여쭤 본 거고, 소음인의 열성을 소양인이 먹게 되면 찬 성질이 그 사람한테 좋은 기운인데, 열성이 들어온다면 독이지요. 그래서 부작용이 와요.
태음인으로 판정을 내린 또 다른 한의사는 다른 한의사들의 체질 감별 방법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 약은 주시면서 이걸 먹어보면 어떤 체질인지 안다고 그러시던데...
- 그런 식의 진료를 하고 있어서 조만 간에 그것 때문에 한의학을 없애버려야 되지 않을까 싶을 판인데, 무슨 시험약도 아니고 의사가 그러면 뭐 하러 진찰을 해. 약국에서 약 지어 먹지.
이 여성은 모두 7군데의 한의원을 찾아 체질진단을 받은 결과 각각 태음인을 세 번, 소양인을 두 번, 소음인을 두 번 판정 받았습니다. 이번엔 20대 중반의 남자가 세 군데 한의원에 가서 체질감별을 받았습니다. 이들 한의사는 손톱의 생김새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체질 감별법과 어떤 물건을 한 손에 쥐었을 때 다른 손 힘의 강약에 따라 체질을 분류하는 오링테스트 등을 선보였습니다. 역시 제 각각 다른 판정이 나왔습니다.
- 소양인 쪽으로 많이 나오거든요, 전반적으로. 소양인 체질로 나와요.
- 소양인은 아니세요, 소음인이세요.
- 지금 이 상태로 보면은 태음인 체질이에요.
20대 중반 여성에게 지어준 약 세 가지를 경희의료원에서 성분 분석을 해봤습니다. 먼저 소양인 약.
◇ 송보완 / 경희의료원 한방약제과장 :
숙지황, 연교, 목단피... 염증성 질환이라든가 이런 것도 좀 제거해줄 수 있는...
다음 태음인 약.
- 이 약은 주로 심신을 안정시키는 그런 계열의 약물이 좀 들어가...
이번엔 소음인 약.
- 소음인 약물은 주로 보호하는 쪽으로 이렇게 들어가 있어요.
성분 분석 결과 소양인 약은 육미지황탕, 태음인 약은 청심연자탕 등 체질 약으로, 소음인 약은 체질 약이 아닌 보약으로 밝혀졌고, 가지 수도 각기 달랐습니다. 한의사들은 체질감별을 잘못하고 약을 쓰면 건강한 사람은 큰 탈이 없지만 환자의 경우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김 주 / 한의사, 체질검증 시약개발 :
그 때는 살인나는 거지요. 더욱이 체질이라는 건요. 오투하면 부작용이 엄청나거든. 태음인에 갈근해기탕이라는 약이 있어요. 그 약을 투약해서 쇼크 받아서 응급실 실려간 사람도 비일비재...
사상 체질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에서 한 첩이라도 중병험증에 잘못 쓰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오랜 지병 때문에한의원을 자주 찾았던 한 여성은 자신의 체질을 알아냈다고 확신할 때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 설정혜 :
몸이 아프니까 체질을 봐야된다고 그래서 체질 봤는데 태음인이라고 나오고, 또 소음인으로 나오고, 태양도 나오고 소양도 나오고 네 체질이 다 나와요. 그래서 약을 한 제 지으면 먹으면 더 아프니까 한 첩 두 첩 먹고 버려버리죠.
설씨는 일부 한의사들의 근거 없는 확신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 정확히 태음의 A형이다, 이렇게 확실하게 말해주죠. 그러면 또 그걸 또 아주 신주 모시듯이 그대로 이행을 하겠죠. 아프니까, 몸이. 건강하면 그거 무시할 수도 있죠.
태소음양천품지이정고무가론, 태소음양 이 네 가지 천품이 이미 정해진 것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사상의학의 네 가지 체질은 각각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요.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 이 책에는 체질을 분류하는 명확한 기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태양인은 폐 기능이 발달하고 간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태음인은 간이 튼튼하고 폐가 상대적으로 부실합니다. 소양인은 비장기능이 발단하고 신장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소음인은 신장기능이 좋은 반면 비장기능이 떨어집니다. 외모로도 네 체질은 대충 구분이 됩니다. 가슴이 발달하고 하체가 약한 태음인, 살이 찌고 체격이 건실하면 태음인, 엉덩이는 빈약하지만 민첩해 보이는 소양인, 체격이 작고 말랐다면 소음인으로 분류됩니다.
물론 여기에다 심성과 병증을 참작해 종합적으로 체질판단을 내려야 하는 게 사상의학을 기본입니다. 그런데 한의사들마다 체질감별 결과는 왜 다르게 나오는 것일까, 한의사 개인의 수련정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중을 기하지 않고 섣부른 체질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 조황성 / 사상체질의학회장 :
외형과 성격과 병증과 생리적인 증상, 이것이 다 합해진 상태에서 약의 투약에 의해서 확증되었을 때 그 사람 체질을 확정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 여러 가지 설들은 다르게 나올 수가 있어요.
원칙대로 한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주관이 섞일 우려가 있는 체질감별을 객관화하기 위해 기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개발된 이 기기는 지문분석을 통해 체질을 감별해 낸다고 합니다.
◇ 이승교 / 한의사 :
태음인의 경우에는 원형 형태를 많이 띠고 있고, 소양인의 경우에는 양쪽으로 개구돼 있는 형태, 그 다음에 소음인은 산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
그러나 이 기기도 지문과 체질과의 상관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최근엔 사상의학적 체질분류를 넘어서 다양한 체질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배철환 / 한의사, 8체질 전문 :
이제마 선생님이 연구를 거의 안 하신 침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사람을 8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가지고 체질에 따라서 맞는 침을 위주로 놓아서 치료를 위하는 게 이게 8체질 침이죠.
사람은 한 체질만 가진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고 주장하는 28체질론도 등장했습니다.
◇ 백승헌 / 28체질 주창자 :
이 체질은 소양인 부체질에 태음인이 주체를 이룹니다.
여기에 64가지로 유형을 나누는 체질론까지 나왔습니다.
◇ 백태종 / 64체질 주창자 :
플러스 플러스나 플러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플러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이렇게 두 단계로 했을 때는 4분류가 나오게 되죠. 그게 사상이에요. 그것을 3단계로 했을 때는 보통 말하는 8쌍이 이루어지죠. 8쌍... 그렇게 해서 극성배열을 6단계까지 했을 때에는 모두 64가지의 패턴이 나오게 되죠.
그러나 사상 체질론자들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체질이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
다.
◇ 조황성 :
사상체질은 사상체질 내에서 국한되는 거예요. 대신에 그게 16체질이나 또 8체질이나 24체질이나 이런 것은 사상 체질에서 나타난 병증의 다양성을 얘기하는 거예요. 그거는 우리가 체질이라는 거하고 병증이라는 거를 혼동하면 안돼요.
체질론이 이처럼 난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똑같은 질병에 똑같은 치료법을 써도 누구는 낫고, 누구는 낫지 않는다. 즉 체질이 있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 이금애 :
체질을 좀 알아야지 약도 맞춰서 먹을 수도 있고 병도 쉽게 나을 수도 있고 이런 것 같아요.
◇ 조영호 :
믿음이라는 것이 이 건강의 반을 좌우하거든, 사실은... 내가 그걸 믿어야만 낫는 거니까, 모든지.
그래서 서점엔 체질관련 서적이 수십 종에 이르고 인터넷 상에선 자가 진단용 체질설문지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체질판단이 어려운 현실임에도 맹신에 가까운 믿음 덕분에 각종 건강식품으로 체질의학이 상품화되고 있습니다. 체질의학이 무분별하게 현실에 접목되고 있는 데는 함부로 체질을 말하는 한의사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 김 주 / 한의사 :
자기 주관이야, 자기 생각대로 하는 겁니다. 이건 큰 실수야 우리가, 죄인이야. 그렇게 함부로 한다는 거. 특히 우리 사상을 추구하는 학도들은 책임을 져야돼 이거, 오진에 대한 책임을.
한 사람의 체질을 누가 봐도 똑같이 진단하려면 체질의학의 뿌리인 기의 실체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개발이 필수적이고 그것을 통한 표준화 작업이라는 험난한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구한말 이제마 선생은 100여 년 뒤 자신의 체질의학이 빛을 보리라고 예언했습니다.
지금 체질의학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꽃이 혹 진흙탕 속에서 피고 있지는 않는지 체질의학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