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9.0봉
정수지맥을 간다는 산타래님과 남부터미널에서 우연히 만나 산청의 피시방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택시로 59번도로상의 밀치로 올라가니 커다란 등산안내판이 서있고 바람만이 냉랭하게 불어온다.
들머리에서 무덤들이 있는 사면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안내판을 찾아서 진양기맥길을 따라 정수지맥 갈림길로 올라가면 이정판이 서있고 준희님의 작은 안내판이 산객들을 반겨준다.
옆으로 우뚝 솟아있는 소룡산을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여명이 밝아오는 산길을 내려가니 벌목들만 뒹굴고 있고 진달래들은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아 그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무심코 흰색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서쪽 지능선으로 가다 돌아와 낡은 삼각점(거창468/1981재설?)이 있는 519.0봉으로 올라가면 밑에서 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절개지의 트인 철망으로 1026번 지방도로상의 고제재를 건너고 울창한 송림을 이리저리 따라 올라가니 잿빛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지만 새들은 낭랑하게 지저귀며 낮게 날아다닌다.
▲ 정수지맥 갈림길
▲ 고제재
- 송의산
거센 바람을 맞으며 벌목들이 거치장스러운 산길 따라 525봉을 넘고 진흙에 연신 미끄러지며 까까머리인 584봉으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마루금에서 떨어져 있는 송의산이 모습을 보여준다.
능선갈림길에서 오른쪽의 630봉으로 올라 전망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송의산을 바라보고 왼쪽 지능선으로 잘못 가다 트레버스 해서 '죽천' 표지기 한장이 붙어있는 능선으로 돌아온다.
소나무들이 울창한 바위지대에서 흐릿하게 펼쳐지는 응봉과 정수산자락을 바라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니 가는 진눈깨비가 거친 바람에 어지럽게 날리운다.
가시덤불 무성한 안부에서 무덤 한기가 있는 송의산(538.9m)으로 올라가면 공터에 삼각점(산청22/1981복구)과 안내문이 있고 흐린 시야에도 정수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이 가늠이 된다.
갈림길로 돌아와 막걸리 한컵으로 목을 축이고 먼저 진행한 산타래님의 발자국을 보면서 562봉으로 떨어져 내려가니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날도 추워 귀가 에인다.
▲ 630봉에서 바라본 송의산
▲ 송의산 가는 암릉에서 바라본 응봉
▲ 송의산 가는 암릉에서 바라본 정수산과 둔철봉
▲ 송의산 정상
▲ 당겨본 정수산
- 구인산
서낭당 흔적이 남아있는 탁고개를 건너고 가파른 산길 따라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응봉(599m)을 넘어 철망을 만나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안부로 내려간다.
몇백년은 된 것같은, 퐁치 좋은 노송 한그루와 벤치들이 놓여있는 503봉을 넘고 넓직한 임도 따라 시멘트도로를 만나서 팽나무 두그루가 나란히 지키고 서있는 송재를 건넌다.
가파른 산길로 들어 둔덕에 놓인 풍욕대 표시석을 보면서 바위지대들을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억새 무성한 공터에 삼각점(산청414/1981재설?)이 놓여있는 구인산(583.0m)을 넘고 뚜렸한 남쪽길을 조심해서 남동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마루금이 불분명한 무덤지대들을 지나고 시멘트소로가 넘어가는 달임재로 내려가면 나무에 우편함이 만들어져 있고 준희님의 나무판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어 안스러워진다.
한적한 오솔길 따라 다름재라 적혀있는 59번도로 고개로 내려가니 소공원에 망원경까지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고 박무속에서도 지리산과 황매산쪽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다.
▲ 탁고개
▲ 응봉 정상
▲ 503봉의 노송
▲ 송재
▲ 풍욕대
▲ 구인산 정상
▲ 달임재
▲ 59도로
▲ 59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웅석봉과 천왕봉
- 남산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무덤이 있는 436봉을 넘고 시멘트도로로 내려가면 맞은편으로 남산이 가깝고 역시 국사봉 너머로 흰눈을 쓰고있는 황매산이 잘 보이며 부암산과 효염봉줄기가 멋지게 펼쳐진다.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자연스럽게 능선으로 붙어 가시나무들을 뚫다가 도로로 내려가 고갯마루인 비득재에서 거꾸로 488.3봉으로 올라가니 넓은 헬기장이고 삼각점(산청 415/1981재설)이 반겨준다.
보도블럭에 앉아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잠깐 점심을 먹고 남서쪽으로 꺽어 흐릿한 족적 따라 517봉을 넘고 강풍에 실족할까 조심하며 큰 바위들이 모여있는 상여봉(518m)으로 올라가면 앞에 지리산과 지나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488.3봉으로 돌아와 다시 비득재를 건너고 전위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된비알로 595봉을 올라 울창한 송림을 지나서 임도와 만나 통신시설이 서있는 남산(628m)으로 올라가니 역시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서둘러 595봉으로 돌아와 완만한 산길을 타고 찬바람 불어오는 송림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고도를 높히며 바위지대를 올라가면 시야가 트여 황매산은 물론 웅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탄성이 나온다.
▲ 436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당겨본 503봉의 노송
▲ 436봉에서 바라본 황매산
▲ 당겨본 황매산
▲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본 남산과 정수산
▲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본 황매산
▲ 비득재
▲ 상여봉 정상
▲ 상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그리고 필봉과 왕산
▲ 상여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정수지맥의 마루금
▲ 남산 정상
▲ 남산에서 바라본 황매산
- 정수산
광풍에 억새들이 춤을 추는 암릉들을 넘고 지형도상의 두루뭉술한 정수산(825m)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830봉을 넘어 내수마을 갈림길들을 보며 가재산 정상석이 서있는 정수산(841m)으로 올라가니 벤치들이 놓여있고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지나온 산줄기를 둘러보다 잘 정비된 산길을 타고 또다른 정상석을 보면서 목장의 철선들이 쳐져있는 산길을 따라가 임도를 건너고 719.1봉으로 올라가면 삼각점(산청424/1981재설)과 '산악인의 쉼터'라는 이상한 기념석이 놓여있고 잘못된 새신바위 안내문이 보인다.
앞이 확 트이는 바위 한켠에서 맞은편의 둔철산을 바라보고 암릉들을 타고 내려가 율곡사로 이어지는 등로를 버리고 남서쪽 흐릿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뚝 떨어져 내려간다.
묘지들을 지나서 산청과 신동을 잇는 60번도로의 척지고개로 내려가 몸을 날릴듯 불어오는 황소바람을 피해 주차장 맞은편의 버스승강장에서 몸단장을 하고 독한 마가목주를 벌컥이며 산청택시를 기다린다.
첫댓글 525봉 통과시간이...옆구리 다녀오시느라 산타래님을 놓쳤군여..
저는 아침식사를 혼자 하고, 산타래님은 산행 1시간 30분 후에 꼭 드신다고 해서 헤어졌지요. 그리고는 영영 이별...^^
황매산과 지리산 필봉과 왕산이 멋지네요.진양기맥의 산줄기도 힘차고요.둔철산은 고속도로 휴게소 옆에서 우람하게 보이던 산으로 기억했는데~~~산경표를 보면서 산행기를 보니 조금씩 주변 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타래님과도 그렇게 극적으로 만나실 수 있군요.
대단하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짧게 가시면 낑길수 있을텐데 늘 거리가 부담되서 발을 넣으려다 빼고 빼네요^^부럽고 대단하십니다...즐산하시길
길지 않을 때 발 한번 담구시지요...^^ 지리산이라도.
방해가 안될지 ...기회만 보고 있겠습니다^^
저도 작년 늦가을에 율곡사 등로를 택해 洗身 바위 쪽으로 산행 하다 주변경관에 惑 해 하마트면 초행길에 정수산 미아 될뻔 했습니다 홀로산행이 무척 외로운데 킬문님의 산력에 고개숙여 집니다 계사년도 안산 즐산 하옵소서 만복이가득 강건하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