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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16 - 드라마처럼 살아라 3
씬1. 프롤로그
*플래시컷들 >>
1, 1부에서 촬영차가 전복되고, 준영, 그 모습을 보며, 멍한,
2, 15부 씬 15, 검찰에 들어가기 전, 윤영, 플래시 세례를 받던,
3, 15부 씬 38, 민철의 집에서 민철 옷을 개던,
지오 : (N) 나는 결코 인생이 만만하지 않은 것인 줄 진작에 알고 있었다.
4, 15부 씬 29, 준영의 침실 안에서 지오의 품에 안겨 울던 준영,
5, 해진의 집 앞(8부에 나왔던 해진의 동네),
규호, 한쪽에 차를 세워 두고, 차에 기대서서 해진을 기다리는데,
스포츠카(남자배우가 운전하는) 오고, 해진, 웃으며 내리고, 그와 친한 듯 장난치며 인사하고,
차가 가면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규호를 보는, 규호, 가만 해진을 보면, 해진, 그냥 집으로 들어가는,
규호, 어이없이 웃다가, 돌아서서 가는,
6, 지오(안대를 푼)의 촬영장(바닷가, 수산시장, 경매장), 낮.
경매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경매사들의 물건과 경매를 하는 모습이 빠르게 보여지는,
꽃게 물건이 한짝 바닥에 확 깔리고, 경매사, ‘서해 원풍! 15만원!’ 부터, 중개인들의 빠른 손놀림들 보이고,
경매사 ‘15만, 15만 5천, 15만 5천 하며 중개인을 보면, 중개인1, 빠른 손놀림으로 흥정하고,
태일 옆의 남자(태일의 친구)1, 심각하게 주변 타이밍을 재고, 남자1, 가격을 손으로 빠르게 말하는,
경매사 ‘16만5천, 18만5천! 18만5천’하면, 태일, 빠른 손놀림으로 가격을 표시하고, 경매사, ‘20만,20만,20만, 315번 낙찰!’하면,
태일과 남자1, 서로 기분 좋아, 하이파이브를 하는,
*점프컷 1.>>
지오 : (모니터를 예리하게 보다가) 캇!
경래 : 레일 깔어라!
지오 : (경희에게) 경희씨, 오케이 컷, 두 번째 꺼 쓰자.
그때, 상인남 화가나 촬영장으로 오며,
상인남1, 2 : 야, 야, 야, 니들 여기 안치워!
지오 : (돌아보면)
수경 : (상인남1에게 다가가며, 화난) 아씨, 이 아저씨가 또 왔네, 또 왔어. 상가협의회에 가서 말해요!
우리가 뭐 그냥 찍는 줄 알어요, 다 허락받고,
상인남1 : (버럭버럭 화내는) 나는, 나는 허락 안했다고, 그러니까,
상인남2 : (게짝을 집어던지며) 치우라고, 새끼들아, 치워!
지오외, 스탭들, 그 바람에 놀라고,
수경 : 에우 썅, (화나, 상인남2의 멱살을 잡고) 너 이리와, 너 오늘 죽었어, 이리와!
하는데, 상인남2, ‘이자식이’ 하며 수경을 치고, 수경, 화나 상인남2를 치고, 상인남2, 나가 떨어지고,
그때, 상인들의 친구들 ‘너희 뭐야’ 하며 달려오고, 가로 막으며 ‘아저씨들, 이러지 맙시다’ 하는 스탭들을 ‘비켜’하며 치고,
게짝을 수경에게 던지는, 지오, 놀라 달려와 ‘에헤헤, 그만해요’ 하며 상인을 말리는데,
수경을 때리는 상인남1 ‘넌 뭐야?’하며 지오를 치고, 경래 화가나, 상인남1을 치고 상인남1, 다시 경래를 치면,
지오, 화가 나, ‘아우’ 하며 상인1을 치고, 난리가 난,
몽타주, 지오의 나레이션이 깔리는,
지오 : (N) 행복과 불행, 화해와 갈등, 원망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시작과 끝, 그런 모든 반어적인 것들이 결코 정리되지 않고,
결국엔 한몸으로 뒤엉켜 어지럽게 돌아가는게 인생이란 것쯤은, 나는 정말이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다. 어떻게 그 순간들을 견뎠는데, 이제 이 정도쯤이면, 이제 인생이란 놈도 한번쯤은 잠잠해져 주겠지,
또다시 무슨 일은 없겠지, 나는 그렇게 섣부른 기대를 했나보다.
7, 경찰서안, 낮.
지오, 수경, 피터진채 구치소에 앉아있는,
지오 : (수건으로 피터 진 입가를 닦고, 수경을 주며) 입 좀 닦어.
수경 : (천장만 보며, 맘 아픈, 비아냥) 주접이라고..
지오 : ?
수경 : (지오 안보고, 이 앙다물고, 힘주어 말하는) 그동안의 나의 모든 행동을..주접이라고 생각했단 말이지.
(지오 맘 아프게, 보며) 그지?
지오 : (답답한, 수경을 보며, N) 이런 순간에, 또다시 한없이 막막해지는 걸 보면. (수건을 도로 주머니에 넣고, 눈가를 만지는)
자막 - 드라마처럼 살아라 3
씬2. 국도, 달리는 규호의 차 전경, 밤
규호가 운전하고, 수경과 지오가 뒤에 탄,
규호 : (어이없이 웃으며, E) 가관이다. 가관이야, 감독이랑 조감독이 눈탱인 밤탱이 되고 주둥이가 나란히 터져 갖고
앉아 있는 꼴이라니..아우, 아우, 아우..
씬3. 달리는 규호의 차안, 밤
규호 : 제작비 아끼라니까, 합의금만 수백을 해쳐먹고,
지오 : 그거 내 월급에서 나가거든.
규호 : (수경 보며) 넌 어떻게 말이 없냐? 입에 풀 붙였냐?
수경 : (창가만 보며, 가면)
규호 : 입에서 단내 나겠다? (웃고, 지오 보며) 준영이가 너 지 집으로 데려오라드라, 이제 아주 대놓고 드나드나보다?
지오 : (순간 좀 당황해) 드나들긴 누가 드.. 걔 단막 대본 분석 땜에, (하고, 수경을 힐끗 보면)
규호 : (말꼬리 자르며) 신경 쓰지 말어, 냅둬, 그러다 디지게.
지오, 수경 : (규호를 보며)
규호 : 그리고 정지오, 너 조감독 바꿔, 자식아.
지오 : (화나는) 가만있지.
규호 : 가만있긴 뭘 가만있어! 야, 양수경, 너 맨날 정지오라면 간 빼줄 거처럼 샐샐대더니, 기집애 문제 끼니까, 얄쨜이 없는 거냐?
아우, 미친놈. 주둥이만 우정입네, 의리입네, 좋아하고 있네.
지오 : (버럭) 너 고만 안해?!
수경 : (화를 참고) 나 여기서 고만 내려주지.
인써트 - 규호의 차, 갑자기 끽하고, 서는,
규호 : (갑자기 끽하고 세우며) 내려.
수경 : (내리며, 문을 쾅 닫는)
지오 : 에으..(하고, 내리려하면)
규호 : (그냥 확 달리는)
지오 : (그 바람에 뒤로 제껴지며, 화가나) 얌마!
규호 : (달리며) 칼을 뺐음 잘러, 새끼야. 언제까지 받아줄래? 쟤가 징징대면 준영이 줄 거야?!
지오 : (버럭) 너는 너나 잘살아, 자식아, 차 안세워!
규호 : (버럭) 해진이 기집애가 나 쌩깠어, 쨔쌰, 그러니까 건들지마.
지오 : (짜증나, 주먹으로 창을 쾅 치고) 어우, 사는 게 뭐 이따위야! 에으.
씬4. 준영의 집안, 밤
지오, 샤워한 모습으로 욕실에서 나와, 소파에 앉아 대본을 보다가, 탁자에 놓인, 메모를 답답하게 보는,
준영 : (E) 양수경이가 30분만 보재. 말하고 나갔으니까, 들어오면 바가지 긁지 말기.
지오, 답답한, 다시 대본을 보는, 눈이 침침한지 두어번 껌벅거리고, 약을 꺼내 먹고 물마시고, 대본 보는,
씬5. 거리, 밤
수경, 앞서서, 천천히 걷고, 준영, 뒤에서 그런 수경을 맘에 안들게 보고 걸어가는,
준영 : (잠시 생각하다가, 수경의 앞으로 가서 막아서며) 언제까지 걸어? 밤을 꼴딱 새고 걸어? 잠깐 보재놓고, 두정거장씩이나
대체 언제까지 ..,
수경 : (준영을 가만 보는, 맘 아픈)
준영 : (답답해, 머릴 쓸어 올리며) 야, 우리 딱 까놓고 말 좀 하자, 솔직히 너랑 나랑 무슨 일이 있었니? 내가 널 사랑한다 그랬니,
못 잊겠다 그랬니? 너 없음 죽겠다 그랬니? 대체 뭘 원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너? 내가 너한테 무슨 죽을 죄를
그렇게 졌다고.. 지오선배도 미안하다, 나도 미안하다, 몇날며칠을 그랬음 된 거 아니야?
수경 : (가만 보는) ...
준영 : 날 막 패고 싶니? 팰래? 그리고 잊어버릴래? 그래, 그럼 차라리 날,
수경 : (뺨을 세게 치는)
준영 : (어이없고, 뭔가 싶어서, 수경을 보면)
수경 : (이미, 돌아서서 가는)
준영 : (가는 수경 보고, 어이없는, 수경과 반대로 가다가, 분해, 멈춰 서서) 미친놈..내가 뭘 그렇게 잘못을....
(하며, 수경 쪽으로 뛰어가, 수경의 팔을 잡으며, 화난) 야,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너 어떻게,
수경 : (준영을 꼭 안고, 엉엉 우는)
준영 : (멍한, 얘가 왜 이러나 싶은)
* 점프컷 1, >> 편의점 안 + 밖, 밤
준영, 휴지를 사서, 나와, 한쪽에 앉아있는, 수경에게로 가서 주면,
수경, 휴지를 꺼내, 코를 힝하고 소리 내서 푸는,
준영 : (그런 수경 안쓰레 보는)
수경 : (짐짓 괜찮은 척) 아씨..나는, 왜 이렇게 울면 코가 나와.
준영 : (답답한, 머리 쓸어 올리며, 한숨 쉬는, 어떻게 해야 되나 싶은)
수경 : (준영안보고) 재미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코미디 영화 봤다, 생각해라.
준영 : (수경을 보면) ...
수경 : (준영 보고, 맘 아프지만, 짐짓 밝게) 영화 제목은, 혼자 찧고 까불다 당한 남자의 최후의 한순간. 그리고,
(준영 안보고, 맘 아픈) 지오형한텐, 내가 너 쳤다고..말하지 말고.
준영 : (안쓰럽지만, 짐짓 어이없게 보고 웃으며) 그 말함 너 죽어. 내가 아빠한테도 정지오한테도 안 맞아봤는데, 너한테....
너, 정지오 성깔 남 알지? 너 죽어. 캑 소리도 못하고 그냥 죽(어),
수경 : (준영의 머리 흩트리며, 쓸쓸한 웃음 짓고) 귀연 놈. (하고, 일어나, 뒤걸음 쳐서 준영 보고 가며 말하는,
맘 아프지만, 짐짓 당당하게) 내가.. 나오란다고 나와 줘서 고맙다!
준영 : (안쓰레 보는) 가.
수경 : (준영을 맘 아프게 보며, 고개 끄덕이고, 앞을 보며 가는)
준영 : (가는 수경을 가만 보다가, 일어나 가다가 다시 뒤돌아 수경을 보는)
지오 : (E) 수경이, 자식이 무슨 말을 했냐니까, 왜 딴소리야?
씬6. 준영의 집안, 밤
준영, 세탁기에서 말린 빨랫감을 낑낑대고 가져와 거실에 풀어놓고 있고,
지오, 거실 소파에 앉아 준영(지오와 등을 보인)을 맘에 안들게 보며, 말하는,
준영 : (아무렇지 않게) 딴소리는 지금 누가 하는데, 누가? (빨래 부려놓고, 개며) 선배가 딴소리하면서, 왜 나보고 그래?
암튼 성격 이상해, 지 맘에 안들면 그냥 쓸데없이 딴지를 걸고, (보며) 아버지 닮았지?
지오 : (맘에 안들게 보고) 엄마 닮았거든.
준영 : (일하며) 등발만 엄마지, 하는 짓은 아버지야.
지오 : (준영을 앉은 채로 돌려, 제 눈을 보게 하며) 수경이가 뭐래?
준영 : 연희선배가 뭐래?
지오 : 수경이가 뭐라고 했는지 물었다?
준영 : 연희선배가 뭐라고 했는지 물었다?
지오 : 선 본댄다, 대기업 다니는 놈이랑, 이제 됐냐?
준영 : 대기업 다니는 놈? 왜 말을 그렇게 해? 너 아직 연희한테 미련 있지?
지오 : (어이없어 보면)
준영 : (빨래만 챙기며) 왜 연희라 그래서 기분 나쁘냐? 내가 기집애라 그럴려는 걸 참은 거야, 선배? 웃기고 있어? 지가 선 보면
보는 거지, 문잘 왜 보내? 그 저의가 뭐야? 나 선보니까 질투나면 잡아라 그 뜻이야, 뭐야? 하는 짓마다 여우같이,
지오 : 너 수경이랑 심각했지?
준영 : (맘에 안들게 보면)
지오 : 너 정말 걔한테 맘 없었어?
준영 : 너 내가 아직도 쉽다고 생각하지?
지오 : 그래.
준영 : (일어나, 화난, 표정으로, 방으로 쾅쾅 소리나게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지오 : 야, 너 어딜 가, 이리 안와, 야!
씬7. 준영의 방안, 밤
지오,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준영,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지오 : 너 오늘은 내가 그냥 안 넘어가, 너 나랑 얘기 좀 해. (하고, 이불을 확 벗기면)
준영 : (얼굴을 내밀고, 깔깔대며 웃겨 죽겠는)
지오 : ?!
씬8. 준영의 거실, 밤
준영, 라면을 끓이며 기분이 좋은,
준영 : 자기야, 밥 먹고 일 간다며, 빨리 와, 어서.
지오, 옷을 갈아입고 나오며,
지오 : 징그럽게 왜 안하던 짓을 해, 약 먹었어? 자기야는 뭐야?
준영 : (아랑곳 없이, 김치를 이쁜 그릇에 담아내며) 꼭꼭 씹어 먹어.
지오 : 라면 하나 끓여주면서, (젓가락질 하며) 이게 씹어 먹을 게 뭐있냐?
준영 : (의자에 무릎을 올리고 앉아, 지오 보며) 재밌지? 둘이 오래된 연인처럼 진짜 막싸우고, 내가 자기야, 자기야하고 그러니까.
진짜 같이 사는 거처럼 재밌지, 그지, 그지?
지오 : (어이없단 듯, 보면) 너는 혼자서도 안 심심하겠다, 어쩜 그렇게 잘 노세요, 어쩜 그렇게 (하며, 웃음이 나는, 먹고)
준영 : 웃김 웃어, 뭘 또 안 웃을라고?
지오 : (웃음 참고) 안 웃겨! (하고, 짐짓 화난 척) 그래서 수경이랑은 정말 정리 잘 한 거야?
준영 : 잘했다니까, 선배 너처럼 구질구질 말 안하고 딱 한마디, 딱 한마디로 끝냈지.
지오 : (준영을 보며, 라면을 입에 넣으려하는)
준영 : 정지오는 내 전부다. 이미 난 그 남자한테 정주고 마음 주고,
지오 : (놀라, 라면을 뜨거워하며) 아, 뜨거, 앗 뜨거, 너너너너 설마 몸까지 줬단말을 한건 아니지?
준영 : (웃으며, 지오를 빤히 보며) 우리 동거할래?
지오 : (젓가락을 탁 놓며, 화난, 나가는)
준영 : (웃으며) 야, 너 또 삐졌냐?
씬9. 준영의 집 엘리베이터 안, 밤
지오(방송국에 일 가는), 준영(배웅하고), 타며, 지오 조금 화난,
지오 : (말하며, 들어서는) 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아주 귓구녕을 닫고, 말을 안듣지?
준영 : (어이없게 보며) 야, 동거하잔 말이 그렇게 싫어?
지오 : 결혼이면 결혼이지, 동걸 왜 해?
준영 : 왜 그렇게 획일적으로 살어? 언젠 나보고 획일적으로 살지 말라며? 들떨어져 보인다고, 다양함을 추구하자며?
남들은 결혼, 우린 동거, 괜찮지 않니?
지오 : (버럭) 니가 그렇게 내말을 잘 들어?
준영 : (어이없게 보다) 아우, 지루해, 정말. (하고, 고개를 모로 트는)
지오 : (화나) 뭐?
준영 : (고개 돌리고, 지오 보며, 웃음 띤) 이것도 재밌지? 지루해, 이런말 하는거. 진짜 난 애인한테 이말 너무너무 해 보고 싶었다.
지루해, 이렇게. 근데 해보니까, 진짜... 지루하지?
지오 : (황당하게 준영 보다, 문 열리면 나가는)
준영 : (웃으며) 자기야, 같이 가자, 자기야, 자기야. (하고, 나가는)
씬10. 준영의 집 엘리베이터 밖, 밤
준영, ‘같이 가자’ 하며 뛰어와 지오의 등에 매달려 업히는,
지오 : (돌아보며) 무거.
준영 : 뭐가 무거? 하나도 안 무거.
지오 : (몸을 흔들며) 내려.
준영 : (웃으며) 업어줘, 업어줘.
지오 : (마지못해) 누가 널 이겨, 누가? (하며, 업고, 가며) 세상에 뭐 이런 게 다 있는지, 여자 입에서 동거가 뭐야, 동거가?
아우, 아우, 맘에 안 들어, 안 들어.
준영 : (아랑곳없이, 즐거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와, 별이 총총이다!
지오 : 말꼬리 돌리는 덴 선수지.
준영 : (지오의 고갤 손으로 잡아 하늘을 보게 하며) 선배도 봐봐. 넘 이쁘지.
인써트 - 밤하늘, 별이 여러 개 빛이 나는,
그러나, 지오의 눈엔 하늘 한쪽에 둥글게 희미한,
준영 : 이쁘지, 이쁘지?
지오 : (보며, 애써 웃으며, 착잡한) 어, 이쁘다. (하고, 짐짓 더 밝게) 자, 이제 준영이 버리러 가자. 준영이 버리러 가.
(하며, 뛰어가고)
준영 : (깔깔대며, 좋으며) 뛰어, 뛰어, 뛰어!
씬11. 민숙의 집안, 밤
수경, 소파에 앉아 맥주병을 빙글빙글 돌리며 생각이 많은,
민숙 : (샤워하고 나온 느낌으로, 수경에게 오며, 답답한) 너는 집에 안가? 맥주 한모금만 마시고 간다드니, 맥주 들고 고사지내?
얘가 왜이래, 정말, 내 집을 지 집처럼 들어와선? 가, 어? 나 잠 좀 자자, 낼 촬영 있어, 얘?
수경 : (맥주를 병째 마시고, 불쑥) 선생님은 왜 그렇게 늙었어?
민숙 : 뭐?
수경 : (웃으며, 편안하게) 선생님이 사십년만 젊었음, 나랑 연애하고 좋잖아?
민숙 : (어이없이 보며) 내가 젊음 미쳤니, 너랑 연앨하게? 얘가 내 수준을 뭘로 보고 이래.
수경 : (술 마시고) 나, 쫑났다, 주준영이랑요.
민숙 : 관심 없어.
수경 : (버럭) 관심 좀 가져, 좀! 선생님이랑 나랑 친구잖아!
민숙 : (같이 소리치며) 너 지금 누구한테 와서 찐짜야? 그리고 내가 왜 니 친구니? 이게 귀엽다 귀엽다 오냐오냐 했드니,
수경 : (큰소리로) 선생님도 친구 없고, 나도 친구 없고, 솔직히 말해서 선생님한테 나라도 없음 누가 선생님한테 말 붙여주냐?!
민숙 : ?
수경 : 스탭들 전부 선생님 싫어해, 알어요! 나도 그래?! 정지오도 남이고, 주준영도 남이고, 손규호도 스탭들도 다
내가 정신 빠진 꼴통새끼..(속상해, 한숨 쉬고) 선생님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인데, 나도 알고 보면 괜찮은 놈,
민숙 : (속상하지만, 짐짓 편안하게) 넌 안 늦었어.
수경 : (눈가 붉어 보면)
민숙 : (안보고, 맘 짠한) 나는..늦었는지 몰라도, 너는..아직 괜찮아. 젊잖아. (수경의 맥주병을 잡아 입가 닦고, 한 모금 마시는)
수경 : (민숙을 고맙게 보고 웃고, 민숙의 맥주를 뺏어 마시며) 내가 준영이 팼어요.
민숙 : 정떨어지게 잘했네.
수경 : 고마워, 쪼잔하다고 욕 안해줘서요.
민숙 : 주접 엔간히 떨고 가.
수경 : 수진이 선생님, 남편하고 웃으며 사진 나왔든데, 남편 다시 왔대요?
민숙 : 왔대. 짐 싸가지고 젊은 애한테 갔드니, 젊은 애가 싫댔대.
수경 : 에으, 그냥 콱 이혼하고, 살지, 뭐한다고...일우선생님은 부인은?
민숙 : 아프긴 해도 괜찮대.
수경 : (눈치 보며) 선생님, 솔직히 일우선생님 맘에 있지?
민숙 : (보며) 솔직히 말해줄까?
수경 : 그래, 솔직히 말해주라, 나도 선생님한테 솔직히 말하니까, 선생님도 나한테..
민숙 : (장난) 나는..솔직히..니가 맘에 있어.
수경 : (술마시다, 뿜으며, 웃는) 에우, 그럼 진작 말을 하지!
민숙 : (옷을 털며) 에우, 얘가 드럽게 정말, 왜이래?
수경 : (버럭) 주준영~~(길게 부르는)!
민숙 : ?!
수경 : 이걸로 끝이예요, 이제 더는 내 입에서 걔 이름 안 나올 거야. (하고, 맥주 마시고)
민숙 : (수경 보는)
씬12. 서우의 집안, 밤
서우, 책상에 스탠드 켜놓고, 엎드려 자고 있고,
윤영(몸가짐이 그닥 흐트러지지 않아도, 눈빛은 많이 취해서, 풀린), 서우의 냉장고에서 소주와 머그잔 하나를 꺼내들고,
창가로 가서 보면, 멀리, 윤영의 사진이 붙어 있던 광고판의 사진이 뜯겨지는 게 보이는,
윤영, 그 모습을 담담히 보려 해도, 머그잔에 술을 따르는 손이 떨리는, 애써 담담히 술을 마시는,
* 분할화면, 아래위로 분할되면, 윤영과 민철
누리, 한쪽에서 자고 있고, 민철, 거실(?) 바닥에 앉아 광고판에 해진의 광고가 새로이 붙는 걸 담담히 보고 있는,
씬13. 플래시, 몽타주컷
스탭들의 힘들게 일하는 모습들 컷컷 보여지는,
씬14. 국도변, 낮
태일(지오가 분해서 뛰는 상황, 지오가 지오를 찍는 상황), 기분 좋게, 죽기 살기로 뛰고,
지오, 렉카 차에서 모니터를 보며,
지오 : (모니터를 보며, 태일을 독려하는 듯) 더더더더더!
* 점프컷 1. >>
여전히 태일, 죽기 살기로 뛰어오는 모습 보이는,
지오 : (빠르게, 큰소리로) 좀만 더, 좀만 더, 좀만 더! 캇!
그때, 동시에 수경도 캇!을 하는,
태일(지오가 아닌, 배우), 멈춰 서서, 그대로 눕고, 스탭들 뛰어가고, 렉카차 서고,
지오, 렉카차 위에 있다가 수경을 보면, 수경 ‘도로 달리는 바닥 컷 갑니다!, 태일이 좀 쉬고!’ 하며 차에서 내리는,
스탭들, 촬영 준비하고,
지오 : (수경을 웃음 띠고 보면)
수경 : (박수를 치며, 큰소리로) 빨리빨리 움직여라, 빨리빨리! (하고, 돌아서다, 자길 보고 있는 지오와 눈 마주치고) 뭘 봐?
(하고, 가는)
지오 : (이상한, 어색하게 웃으며, 가는 수경을 보며) 이제 나랑 말하기로 한 거냐?
수경 : (보며) 왜, 싫어?
지오 : (웃음 띤, 수경이 고마운) 아니.
수경 : (퉁명스레) 웃기는..(하고, 박수치며, 스탭쪽으로 가며) 가자, 가자, 가자!
지오 : (수경이 고마운, 스탭에게) 막내야, 저기 도로에 쓰레기 있다, 좀 치워!
씬15. 민철의 집안, 낮
민철,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쾅쾅거리며 나는,
민철 : (문 쪽에 대고, 소리치는) 나간다고!
문 두드리는 소리 계속 나는,
민철 : (옷을 대충 입으며, 문 쪽 가서 문을 열어주며) 문 부서지겠다!
서우, 말없이 화난 얼굴로 노트북을 들고 들어와 탁자로 가서, 노트북을 연결하고 화가나 민철을 보고, 말하는,
서우 : 윤영언니 우리집에 있는 거 알면서, 왜 들여다도 안봐? 애가 학교 갔음 와봐야 할 거 아냐,
몇날며칠 언니가 우리에 와있는 거 뻔히 알면서, 회사 가고, 애하고 외식하고, 그러고 싶어!
민철 : (옷을 마저 입으며) 회사일이 바빴고, 애하고 할 얘기가 많았어.
서우 : (보며) 언니, 알콜릭인 거 알았어, 몰랐어?
민철 : (담담히, 넥타일 매는)
서우 : (버럭) 원수진 사이래도 사람이 이지경이 되면 돌아본다! 둘이 대체 무슨 사이야?
십 몇 년 전 헤어진 사람 못 잊겠다 난리쳐 다시 만나놓고, 좋을 때만 만나 히히덕거리며 섹스만 했니?
고작 이럴라고 옆 사람들 들들 볶아가며 다시 만났어?! 둘이 그렇게 쿨해? 몸만 섞고 마음은 안 섞었어?!
민철 : (말꼬리 자르며, 버럭) 지금 내려가 볼려 그랬다!
서우 : 왜 소릴 질러, 지금 소리 지를 사람이 누군데?!
민철 : 니 할일이나 해!
서우 : 뭐?!
민철 : (가방 챙기며) 넌 이 와중에 일한다고 노트북 들고 쳐들어왔으면서 무슨 말이 많어?
십년 가까이 파트너로 일하면서 언니언니하고 부르는 사람한테 며칠 맘 써준 게 그렇게 성질이 나냐?
너만 머리가 있고, 너만 맘이 있어서, 너만 속상해?! 나는 멀쩡해 보이냐!
서우 : ....
민철 : 어떻게 그렇게 늘 너만 잘났어?! (하고,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서우 : (가만 보다, 미안한, 한숨 크게 쉬고, 화를 참으며, 일에 몰두하려 하는)
씬16. 서우의 집 거실 안, 낮
윤영, 샤워를 한 채 몸에 수건을 두른, 주방의자에 앉아, 술에 취했지만,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그러나 잘되지 않는,
민철, 베란다에 마른 수건이 널려있는 걸 하나 들고 오는, 창 너머의 광고 판엔 해진의 사진이 붙어있는,
윤영 : (힘이 든) 정신 들려고 샤월 했는데....못 일어나겠어서..
민철 : (윤영의 앞에 의자 가져다 놓고, 앉아, 윤영의 머릴 수건으로 닦아주며, 맘 아프지만, 짐짓 편안하게)
술 마심 샤워하면 안되는 거 몰라. 그러다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어.
윤영 : 몰랐..어.
민철 : (머리만 닦아주며) 넌 왜 그렇게 모르는 게 많냐?
윤영 : (힘이든) 전화...했었어.
민철 : 알아.
윤영 : 이상..해.
민철 : 이상하긴 뭐가 이상, (하고, 윤영의 손을 잡아, 수건으로 닦아주다가, 뭔가 이상해, 아래를 보면)
윤영이 앉은자리의 의자를 타고, 윤영의 소변이 흘러내리는,
민철 : (담담히, 보다가, 의자에서 내려와 소변을 닦는)
윤영 : (눈가 그렁해, 민철을 보며, 서글픈) 나 다신 안만..나 줄줄 알았는데.
민철 : (맘 아픈 것 참고, 수건으로 바닥을 닦으며) 그게 니 수준이야.
윤영 : 그럼 니 수준은 ..어떤데?
민철 : (바닥에 닦다가, 멈추고, 걸렐 한쪽으로 놓고, 윤영을 올려다보며, 눈가 붉어, 따뜻하게) 이 정도론.. 안끝나는 수준.
윤영 : (왈칵 눈물 나는, 애써 참고, 바닥을 닦는 민철의 머릴 흩트리는)
씬17. 민철, 서우의 오피스텔 앞, 낮
준영, 운전석에 윤영, 조수석에 앉아있다,
민철, 조수석 문 열고, 준영에게 말하는,
민철 : 집에 도착해서 전화해라. 일단 바든, 냉장고든 술이란 술은 다 치우고.
준영 : 알았어요.
윤영 : (민철 보며) 나보고 얘기해?
민철 : (윤영 보며) 경고다, 술 마시지 마라,
윤영 : (웃음 띤) 만약 그럼 병원에 확 쳐널거지?
민철 : 이제야 내 성질을 아는구나.
윤영 : (웃고) 넥타이 푸르고 다녀. 별로라고 몇 번을 말해.
민철 : (넥타일 풀러, 주머니에 넣으며, 준영에게) 가라. (하고, 문 닫고)
준영 차 출발하는,
민철, 가는 차 보다가, 위를 올려다보면, 서우, 창가에서 내려다보다가, 맘아프게 사라지는,
씬18. 달리는 준영의 차안, 낮
윤영 : (준영 보며, 작게 서글프게 웃는)
준영 : (편하게) 솔직히 말함 어제 대본완고 나왔는데, 대본도 별로고, 역할도 그저 그래요, 근데 느낌은 있어,
찍음 재밌을 거 같애요, (짐짓 더 밝게) 선배가 좋아하는 연상연하, 땡기지?
윤영 : (준영 보며, 웃음 띤) 난 단막은 안하는데.
준영 : (편하게 받아주며) 알어요, 근데 하자. 상대역은 어제 오디션 봤는데, 아주 괜찮은 친구 골랐어요, 연극하던 친군데,
윤영 : (서글프게 웃으며) 내가 걱정돼?
준영 : (앞만 보며) 에이, 왜 그래? 나는 선배가 필요해서 그런 거지, 뭐, 다른 뜻 같은 거 없어, 그러니까, 오바하지 말고,
낼 창주씨 보내요, 계약하,
윤영 : (말꼬리 자르며, 가볍게) 나 낼 미국갈라고.
준영 : (보면)
윤영 : (웃고, 창가 보며) 아주 아니고 잠깐, 우리애가 와서..지랑 놀재. 딸년 키우는 게 이런 재미다 싶어.
(준영 보며, 짐짓 더 밝게) 걔 보는 게 남자보다 더 설레. 자긴 이런 느낌 모르지?
준영 : (걱정스런) 떠나는 거 김국장님은 알고 있,
윤영 : (창가 보며, 웃음 띤, 말꼬리 자르며) 그건 몰라도, 내가 지 아님 갈 데 없는 건 알어, 가서 전화함 돼.
준영 : (어이없단 듯, 웃으며) 둘이 언제부터 그렇게 두터운 믿음이 있었어.
윤영 : (낄낄대고 웃으며) 나중에 나, 자기드라마 미니 주연 주라.
준영 : (웃음 띤) 어우, 됐어요, 무슨 미니 주연..주말이나 일일 가서 엄마나 해. 참 정안가.
윤영 : 정들어 뭐하게? 음악이나 틀어.
준영 : (웃으며) 골고루예요. (하고, 음악 틀면)
윤영 : (창문 열고, 고개 내밀고, 노랠 따라 부르는)
준영 : 추워, 문 닫어.
윤영 : 너도 불러.
준영 : 싫어.
윤영 : 불러.
윤영, 준영, 둘이 신나게 노랠 부르며 가는,
준영 : (N) 그날 윤영선밴 다른 어느 때 보다 멋졌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드라마를 만들려면 드라마처럼 살라는 정지오의 말이
가슴에 사무쳤다.
씬19. 방송국 주차장, 낮
규호, 걸어와 한쪽을 보면,
해진 매니저(앞에 사람과 다른), 한쪽에 차 세워놓고 있는 게 보이는,
매니저, 밴을 열어주고, 규호, 어이없단 듯 웃고, 차안으로 들어가면,
씬20. 밴 안, 낮
규호, 차에 타서, 해진의 앞에 앉으면, 매니저, 문닫아주고,
규호 : (어이없는 웃음) 뭐야?
해진 : (안 웃는, 보는)
규호 : 많이 컸다, 사람을 오라 가라, 언제 이렇게 컸어?
해진 : (눈가 붉어) 헤어지잘 땐 언제고 왜 집 앞엔 찾아,
규호 : (해진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 맞추고, 입을 떼고, 해진을 보는)
해진 : (속상하고 눈가 붉어 보는)
규호 : (시계 보고) 아버지 만나러 가는 중이었어, 내 인생에 그만 좀 태클거시라 말할라고. 다녀올게. (하고, 문 열고 가는)
해진 : (가는 규호 보며, 속상해, 눈가 붉어서) 두 번은 안참을 거예요! 나도 이제 컸다구요!
다시 한 번만 자기 멋대로 헤어지자고 하면 가만 안둘,
규호 : (가며) 시끄러! 자식아! (하고, 기분 좋게 가는)
준영 : (N) 그래 드라마처럼 못살 것도 없지. 끝날 것 같은 인생에도 드라마처럼 반전이란 건 있는 법이니까.
그날 그 순간 그 생각이 든 건 얼마나 다행인가.
씬21. 지오의 촬영장(앞씬의 도로) 몽타주, 낮
1, 스탭들 차량 통제를 하고,
2, 스탭들, 크레인을 준비하고,
3, 지오, 경래에게 주문을 하고, 특수효과팀에 ‘눈 대충 뿌림 CG로 커버할게요!’ 하고 말하는,
지오 : 태일이하고 강희가 거릴 뛰어오고, 뒤에 아무도 달려오는 사람이 없다는 거, 확인하면,
경래 : 둘이 길에 눕고, 크레인으로 아래위로 받자는 거잖아?
* 점프컷 1.>>
태일과 강희 손을 잡고, 마치 도망을 가듯, 가는, 그러나, 모두 들뜬 모습이다,
지오, 렉카 위에서 모니터를 보면, 지오와 준영의 모습으로 보이는, 지오, 기분이 좋은,
지오 : 더더더더더, 캇! (그때, 눈 때문에 모니터 한쪽이 뿌연)
* 점프컷 2. >>
경래, 크레인 위에서 태일과 강희를 찍는,
모니터로 보면, 속도감 있게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로 죽하고 내려오는,
지오, 눈을 깜박이고, 모니터를 보면, 모니터의 오른쪽이 서리낀 것처럼 뿌연,
지오 : (심호흡하고, 큰소리로)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갑니다!
* 점프컷 3. >>
경래의 킹크레인 올라가고,
지오, 길가 쪽의 먼 곳을 보면, 나무 (지오의 시야에서 오른쪽) 한그루가 우뚝 솟아있는 게 보이는,
* 점프컷 4. >>
인써트 - 모니터 (오른쪽이 뿌연)
지오 : 잠깐만 쉬어갑니다.
* 점프컷 5. >>
경래, 크레인에 올라 타 있고, 지오, 서서 경래와 의논하는,
경래 : (길가를 보며) 어디 말하는 거야, 어디?
지오 : (손으로 먼 곳에 나물 가리키며) 저기, 멀리 나무 있잖아, 왜 미루나무처럼 비죽이,
경래 : (보며) 그냥은 못 받겠는데, 알았어, 카메라 흔들어서 가보,
지오 : (말꼬리 자르며, 기분 좋은) 그렇지, 흔들어서!
경래 : (웃고, 지오의 어깨를 툭 치고, 스탭에게) 야, 나 안전띠 하나만 풀자!
지오 : (스탭에게) 자자자, 준비하자, 준비!
* 점프컷 6. >>
수경을 포함한 스탭들, 다시 준비를 하는,
* 점프컷 7. >>
지오의 모니터로 보면,
카메라가, 누워있는 태일과 강희(지오와 준영이 분한)을 위에서 아래로 죽 내려오다가,
멀리 나무가 보이는 곳까지, 휙 하고 지나가는,
지오 : (기분 좋게) 캇! 오케이! 한번만 더!
경희 : (지오가 이상한, 지오가 원하는 그림이 잡힌 듯한) 감독님 나무 잘 잡혔,
지오 : (무시하고, 경래 보며) 형 한번만 더 가요!
* 점프컷 8. >>
지오 : 레디..큐!
* 점프컷 9. >>
경래, 카메라를 빠르게, 아래로 갔다가, 나무 쪽으로 휙 하고 돌리는,
지오 : (기분 좋게) 캇! (하는데)
지오의 얼굴위로, 수경의 ‘형!’ 하는 목소리 들리는,
느린 그림, 지오, 수경 쪽 돌아보면,
수경, ‘형!’ 하며 달려가고,
* 플래시컷 10. >>
지오, 수경을 보다, 경래 쪽 보면,
* 플래시컷 11. >>
경래, 킹크레인 위에서 카메라를 놓치고, ‘악!’ 하며 앞으로 떨어지는,
* 플래시컷 12. >>
박살이 나는, 카메라.
* 플래시컷 13. >>
주변의 모습 스탭들, 길가로 떨어져 곤두박질치는 경래에게로 달려가고,
* 플래시컷 14. >>
지오, 자리에서 멍한, 경래 쪽을 보는, 부감으로 보이면서, 노을이 떨어지는,
씬22. 달리는 준영의 차안, 밤
준영, 초조하게 룸밀러로 차를 보고, 추월해서, 기어를 옮겨가며, 빠르게 가는,
씬23. 병원 앞, 밤
준영의 차, 급하게 서고, 준영, 다급하게 병원으로 뛰어 들어가는,
씬24. 수술실로 가는 복도, 밤
준영, 에스컬레이터를 마구 뛰어올라가, 복도를 달려,
규호, 수경, 경희와 의사와 스탭들 서너명 얘기 나누며 서있는걸 못보고 지나쳐가는,
규호 : (준영에게) 야야야, 준영아!
준영 : (뒤돌아보는)
씬25. 병원 밖 일각, 밤
지오, 눈가 붉은 채 벽에 기대 서있고,
민철, 현섭, 지오를 보며 소리치고 있는,
민철 : (속상해, 소리치는) 언제부터 눈이 그렇게 됐어, 언제부터 눈이 안좋았냐고 묻잖아, 자식아!
현섭 : (답답해, 넥타이 풀며 지오에게) 너 미쳤어? 임마, 그냥 크레인도 아니고 산처럼 높은 킹크레인에서
카메라 휘두르게 만들어놓고, 안전띨 푸르게..(속상해, 버럭, 악을 쓰는) 니 눈 언제부터 그랬어?!
민철 : (현섭을 잡아서 밀치고, 지오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 맘 아프게 보며) 오른쪽 왼쪽 다 그래? 말해봐, 얼마나 그런 거야?
나는 보여?
지오 : (안보고, 맘 아픈, 민철의 손을 치고, 고개 숙인) ..
민철 : 말해 봐봐, 새끼야, 나는 보이냐, 너?
규호 : 애 좀 고만 잡아요!
규호와 준영(고개 숙인 지오를 보며, 눈가 그렁하고, 맘 아퍼, 시선 돌리는)이 오는,
지오 : (준영이 왔는지 말았는지도 모른 채, 고개 숙인 채 서있는)
민철 : (규호 보며) 박감독은?
규호 : 머릴 스무 바늘이나 꿰맸는데, 멀쩡해요. 머리가 차라리 터진 게 다행이래요.
현섭 : 사지는?
규호 : 타박상하고, 팔에 금간 거 빼고 멀쩡해요. 하늘이 도왔지. (지오 보고, 민철에게 작게) 쟤 담당의 만났어요.
(하며, 턱으로 다른 자리 가리키고, 가는)
현섭 : (맘 아프게 있는 민철 툭 치고) 가보자. (하고, 규호를 따라가는)
준영 : (지오 근처에 서서 말없이 눈물 참고, 화나, 지오를 보며, 가만 서 있는)
민철 : (지오에게, 속상해서 말하는) 오늘부로 너는 연출 끝이야. 그렇게 욕심이 났냐? 당장 연출 안함 죽냐?
지 몸 하나 못 챙기는 놈이 무슨..니 눈엔 데스크에 앉아있는 나 같은 놈은 사람 같지도 않냐? 꼭 현장에 나가야, 연출이야!
백 명 스탭 통솔하는 놈이, 지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스탭이 죽든 말든, 너 같은 놈은 연출도 아니야, 이 새끼야!
(하고, 가며, 한쪽에 서있는 준영에게, 소리치는) 낼부터 주준영이 촬영 나가!
준영 : (고개 숙인 채, 가만있는)
지오 : (흐르는 눈물 담담히 닦고) 나 잠시 시골집에,
준영 : (눈물 참고, 속상하고, 화나, 그냥 가는)
지오 : (가는 준영을 안보고, 눈물 참고, 전화하는) 수경아, 형인데..(호흡하고) 후.. 차 좀 가져와라. (하고, 전화를 끊는)
씬26. 지오 시골집안, 새벽녘
지오, 집 한 켠에 앉아있고, 방안에서 지오모 우는 소리가 나는,
집에서 수경이가 나와, 지오 옆에 쪼그려 앉는, DIS.
씬27. 강가 카페 안(준영의 촬영장), 다른 날, 낮
준영, 한쪽 의자에서 대본을 보며, 콘티를 짜고 앉아있는,
스탭들, 분주하게, 카페를 찍으려, 레일을 깔고, 태일과 강희는 메이컵을 받는,
수경, 우유 한잔을 가져와 준영에게 디미는,
준영, 수경을 보고, 그냥 콘티를 짜는,
수경, 걱정스레 보고 그냥 가면, 민희, 오다가 우유잔을 뺏어들고 다시 준영 옆에 앉으며, 디미는,
민희 : 밥도 안먹고.. 마셔요.
준영 : (일만 하는)
민희 : 신경 쓰여 죽겠습니다, 감독이 되가지고, 스탭들 불안하게 아무것도 안먹고,
준영 : (갑자기 뺏어서, 벌컥벌컥 다 마시고, 잔 내려놓고, 다시 콘티를 짜는)
민희 : (잔 들고 가는)
* 점프컷 1. >>
카페 밖, 봉균(규호때 카메라)이 카페 안을 찍으려고 크레인 타고 내려오고,
준영, 모니터를 보는, 태일이와 강희가 서로 수줍게 웃음을 띠고 얘기하며 차를 마시는 모습이 보이는,
준영 : (화나, 버럭대는) 자기들 왜 그렇게 웃어?! 설렌댔지, 논댔어! 몽타주라고 함부로 가지 말라 그랬지?!
(스탭에게) 다시 한번 갑니다!
씬28. 다른 날, 지오 시골집 우사, 낮
지오모(속상해, 무표정하게 말도 안하는), 우사 안을 치우고 있는,
지오, 우사 바깥에서 그런 지오모를 보고, 작게 웃음 띤, 짐짓 더 밝게,
지오 : 청소를 왜 그렇게 무계획적으로 해, 일단 소똥을 한쪽으로 싹 다 몬 다음에 손수레를 갖다가 착착착 나름 되지,
소똥을 여기 한 무더기 저기 한 무더기 ...내가 그랬어봐라, 정신 사납게 사방천지 늘어 논다고 귀가 따갑게 잔소릴,
지오모 : (일만하는)
지오 : (어렵지만, 짐짓 밝게 말하는) 병원에 갔었어. 며칠만 쉬었는데도 왼쪽눈은 좋아. 왼쪽 눈은 잘만 간수하면 정상처럼 된대.
원근감 안 잡히는것도 나중엔 적응된대.
지오모 : (손수레에 소똥을 담기만 하는)
지오 : 나랑 정말 말 안해? 아우, 그래 하지 마. 치사하다, 치사해. 아주 치사빤스다, 빤스.
지오모 : (손수렐 끌고 나가는)
지오 : (답답하게 그런 지오모를 보다, 우사로 들어가, 청소를 하는)
그때, 지오부, 와서 말거는,
지오부 : (지오를 보다가, 머뭇대며) 너 아랫마을 순지 알지, 왜 너랑 같이 초등학교 다니던, 차사고로 다리 저는,
지오 : (일만하는, 안보고) 알아요.
지오부 : 걔가 지난겨울 결혼해, 올봄에 애를 낳는데..아주 잘살어, 애도 잘 키우고, 살림도 잘하고, 마농사를 하는데,
그것도 을마나 야무지게 잘하는지,
지오 : (일만 하는)
지오부 : (머뭇대며) 그러니까, 내말은 너도...
지오 : (일하며, 안보고, 맘이 짠해지는) 저 괜찮아요, 아부지.
지오부 : 됐다, 그럼. (하고, 가다가, 멈춰서는)
준영, 어색하게 인사하는,
준영 : 안녕하세요.
지오부 : (어색하게, 눈인사하고) 기분이 별로 안좋다, 쟤가. (하고, 가는)
준영 : (가는 지오부 보는데)
지오 : (휘파람을 휙 부는)
준영 : (돌아보는데, 눈가 붉은)
지오 : (눈가가 붉은, 맘이 짠해지는, 애써 따뜻한 웃음 띤) 와...우리 다람쥐가 나 보러 왔다.
준영 : (가만 보는, 아직까지 화가 그닥 풀리지 않은, 눈가붉은)
씬29. 시골 길가, 벤치, 해저물녁
준영의 차 한쪽에 놓여있고,
차안에 지오, 스스로에게 화가 나, 눈가가 붉다. 조수석에서 고개 숙이고 앉아있고,
준영, 운전석에 앉아 지오를 보며, 맘 아프게 악을 쓰며, 소리치는,
준영 :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떡해?! 말해봐, 언제까지 날 속일려 그랬어, 언제까지?! (눈물 닦고, 어이없이 보며,
소리 점점 커지는) 나는 니가 나한테..이럴줄은 몰랐어, 아무리 니가 잔인하다고해도, 나는 니가 나한테 이렇게까지..할줄은
정말 몰랐어. 내가 너한테 뭐야?! 내가 너한테 뭐야?! 이 바보야!
지오 : (버럭, 소리치는) 고만해! 연출 안함 그뿐 아냐!
준영 : ?
지오 : (화나, 눈물나는, 악쓰며 소리치는) 연출안함 되잖아! 연출 안함 그뿐 아냐! 날보고 뭘 더 어쩌라구?! 데스크에 앉아,
이제 니들 드라마 시다바리만 하면 되는거 아냐! 그럼 되잖아, 더 뭐가 문제야! 뭐가?! (하고, 목에 두른 수건으로 눈물닦고,
준영 안보고) 6개월만 하면 끝나니까, 이번 껀 정말 잘하고 싶어서..드라마 하나 10년 20년 하는 거 아니까, 나는 내 눈이
그 정도는 버틸 줄 알았다....버텨줄 줄 알았어, 정말. (더는 못 참고, 수건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다가) 젠장, 정말.
(하고, 차문 열고 쾅 닫고, 나가는)
준영 : (맘 아프고, 서운하게, 눈물 흐르는, 그런 지오를 보는, N) 언젠간 지오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든 드라마의 모든 엔딩은, 해피엔딩밖엔 없다고.
씬30. 시골집 앞 길, 밤
지오모, 지오를 기다리는 듯 서 있다가, 지오, 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성큼성큼 그 앞을 지나쳐가는걸 보고,
맘 아프게 지오가 왔던 길하고 지오가 가는 길하고 번갈아보다가, 준영쪽으로 가는,
준영 : (N) 어차피 비극이 판치는 세상, 어차피 아플 대로 아픈 인생, 구질스런 청춘, 그게 삶의 본질인줄은 이미 다 아는데,
드라마에서 그걸 왜 굳이 표현하겠느냐,
씬31. 시골집부엌, 밤
지오, 부엌으로 들어와 한쪽에 놓인, 큰솥을 부뚜막에 올리고, 옆에 있는 볏단을 넣는,
지오모, 조심스레 들어와, 지오가 휘젓는 주걱을 잡아서 자기가 들고, 소죽을 휘젓는,
준영 : (N) 희망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 드라마를 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말하는 모든 비극이
희망을 꿈꾸는 역설인줄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었다. 나는 이제 그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렇게 말한 선배 너는 지금 어떠냐고. 희망을 믿느냐고.
지오모 : (가슴이 아퍼, 멀멀한) 길가 다시 가보니까...준영이 차가 고대로 있어, 너 기다리는 거 같은데, 가봐.
지오 : (한쪽 부뚜막에 앉으며, 담담히) 이제 말을 거네.
지오모 : 안걸라고 했는데, 뭐...(눈가 닦으며, 애써 담담히) 말할게 생기네.
지오부 : (가방 하나를 들고 오며) 뭐 들고 온 게 별로 없어, 담을 것도 없다. 가라. (하고, 가는)
지오모 : (소죽만 저으며) 가봐서 없음..택시라도 잡아 타고, 따라가. 오면 진짜 안봐. (하고, 눈가닦는)
지오 : (생각 많은) ....
씬32. 길가, 준영의 차안, 밤
준영, 담담히 길가를 보는데, 지오, 길에서 천천히 오는,
준영, 지오를 보고, 맘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감격스러운, 지오, 조수석에 타는,
준영 : 10분만 더 기다려서 안 오면, 진짜 너하고 끝낼라 그랬어.
지오 : (준영 안보고, 편하게) 나는 좀 전에 여기서 나갈 때 너랑 끝낼라 그랬어.
준영 : (왈칵하는 것 참고, 지오를 보고) 우리 화해한 거지? 그럼 뽀뽀해.
지오 : (아무렇지 않게 준영에게 입을 맞추고, 안전벨트 하는데)
준영 : (눈가 그렁해) 한번 더해.
지오 : (눈가 그렁해, 준영의 입을 깊게 맞추는)
씬33. 병원바깥, 주차장, 밤
경래, 머리에 붕대하고 웃고, 지오, 어색하게 웃으며 ‘몸은 어때?, 형수 걱정 많이 하죠?’ 등등의 말을 하고,
경래 ‘놀랬지? 나도 나지만 정감독이 놀랬겠다 싶드라, 괜찮아’하는,
카메라, 한쪽으로 가면 준영, 차안에서 그런 지오를 보는,
경래, 기분 좋게 ‘아픈 김에 쉬어간다고, 아주 내친김에 입에서 단내 나게 쉬니까, 좋다’ 하며 웃는,
지오도 밝게 웃고, 준영, 지오를 편안하게 보는,
씬34. 여의도 밤에서 아침 되는, 몽타주, 아침
씬35. 전철계단, 아침
누리(학교 가는)와 민철(출근하는)이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
민철이 앞장서서 가고, 누리가 뒤에서 따라오며 말을 걸며가는,
민철 : 너 솔이랑 자꾸 왜 노냐?
누리 : (가며) 아빠가 무슨 상관이야.
민철 : 그래? 그럼 너도 내 인생 상관 마. (하고, 누리 앞질러 가는)
누리 : (멈춰 서서, 민철 밉게 보며) 헤어진댔잖아! 왜 또 만난대!
민철 : (보고, 주변사람들 한번 둘러보고, 누리 보며) 뻥이야. 안헤어져. 니가 아빨 모르나본데,
아빠는 이사람 저사람 아무나 좋아하고, 함부로 헤어지고, 그런 거 싫어. 안헤어질거야.
누리 : (눈가 붉어) 못됐어. (하고, 가는)
민철 : 그래, 니 아빠 못됐다, 그걸 이제야 알았냐? 임마, 낼모레면 너도 성인이야. 언제까지 애처럼 아빠문제에 징징댈 거야.
자식이 말이야. 독립 좀 해라, 정신적으로. (가는 누리 보고, 웃으며) 학원 갔다 집에 곧장 와.
치마 좀 말아올리지 말고, 허벅지가 다 보인다.
씬36. 드라마국 안, 낮
규호, 컴퓨터로 일을 하는, 진범, 민희, 영화 얘길 하다가,
진범 : (문 쪽 보며, 편하게) 왔어, 형?
지오 : (어색하게 웃으며 와서) 어. (하고, 자리에 앉는)
진범 : 커피 줄까, 형?
지오 : (가방을 열며) 좋지?
진범 : 아니다, 녹차 마셔라. (하고, 가고)
규호 : (지오 보고 못마땅한) 너는 연출이야? 뭐야? 니 드라말 왜 내가 편집을 해, 왜, 이 싸가지 없는 누무 새끼야?
지오 : (가방에서 대본 꺼내며) 프로듀서는 뭐 날로 먹는 게 프로듀서냐? 미친놈. 간만에 일 좀 했나보네.
규호 : (웃고, 의자를 끌고, 지오 옆으로 와서, 툭 건드리며) 해진이랑 나 다시 만난다.
지오 : 만나든지 말든지 새끼야, 너 알아서해. 너는 내가 너랑 무지 친한 줄 알드라. 말 걸지마. 난 니가 싫어.
규호 : (웃으며) 나는 니가 좋아.
현섭 : (들어와, 자리 가서 앉으며) 야, 정꼴통, 너는 시골에서 간만에 왔음 자식아, 뭐라도 들고 와야지, 빈손으로 그냥 오면 되냐?
지오 : 전에 볶은 고추장 갔다 줬잖아요!
현섭 : (웃으며) 야, 그거 디게 맛있드라. 안 달고, 요즘은 왜 그렇게 고추장들이 단지, 야, 말나온 김에 니네 어머니한테
메주 좀 팔라 그래라. 우리 마누라가 메주만 있으면 지가 한번 담궈 본,
민철 : (들어오며, 버럭) 시청률표 또 왜 안 붙었냐?! (하고, 그 말 듣고, 움직이는 직원에게) 내가 날이면 날마다 챙겨야 돼?
출근하면 게시판에 시청률표, 그게 그렇게 힘들어?
진범 : (녹차 들고, 민철에게, 작게) 형 왔어요. (하고, 지오에게 차 주고, 자기자리로 가서 앉는)
지오 : (조금 민망해 차를 마시는)
민철 : (지오보고, 철이 보며) 얘가 너한테 형이지 나한테도 형이야? 배울 만큼 배웠단 것들이 어떻게 호칭 하날 제대로 구살 못해.
(하고, 가는)
규호 : (낄낄대고, 웃으며, 지오에게) 가봐.
지오 : 갈라 그랬어. (찻잔 놓고, 들어가는)
현섭 : (규호에게) 규호야, 오늘 점심 뭐 먹을까?
씬37. 국장실안, 낮
민철, 웃옷 벗고, 자리에 앉으며,
민철 : (지오 안보고, 자리에 앉아, 사인을 하며) 아침저녁 뭐가 이렇게 사인할게 많어, 사인하느라 일을 할 수가 없네,
지오 : (들어와, 자리에 앉는, 죄지은 사람처럼 있는)
민철 : 이 누무 서류더미 땜에 ...얘는 개런티 협상을 대체 어떻게 한 거..이렇게 올리지 말라고 해도, (문 쪽에 대고) 야, 철아! 철아!
민희 : (들어와) 철이선배, 작가 만나러 갔는데요.
민철 : 우라질..알았어. (하고, 사인하는)
민희 : (나가고)
민철 : (사인을 하며) 주준영이 메인이야. 니가 이서우랑 대본을 맞추든, 편집권을 가지든, 메인은 주준영, 타이틀 순서도 주준영,
누가 뭐래도 주준영이 메인이다.
지오 : (고개 숙인 채 있는) ...
민철 : (보며) 불만 있냐?
지오 : (고개 젓는)
민철 : 없음 꺼져, 새끼야.
지오 : (나가는)
민철 : 일주일에 촬영 3일 이상 못한다, 어김 죽어, 너?
지오 : (고맙게 웃고, 고개 끄덕이고 나가는)
민철 : (사인하는)
씬38. 도로, 강가 촬영장 근처, 낮
수경과 스탭들, 바리케이트를 치고, 무전기로 다른 지역의 스탭들과 교신을 하는,
그때 차 하나 쌩하고 지나가고, 수경, 그 차를 보고 화가 나, ‘저거, 저거, 저거’ 하며, 무전기를 하는,
수경 : (화나, 버럭대는) 삼거리정류장 뭐하냐? 왜 이렇게 차가 와! 바리케이트 치는데, 스탭 다침 어쩔려고.. (사이) 뭐?!
(무전기 내리고, 스탭에게, 급하게) 야, 다들 바리케이트 치우고, 길가로 붙어! 어서, 어서, 어서!
스탭들, 수경 말 듣고, 일사분란하게 바리케이트를 치우면, 지오의 차 이내 쌩하고 그들을 지나쳐가며, 비상등을 깜박이는,
수경 : (가는 지오의 차(민희가 운전하는) 보고, 무전기에 대고) 현장, 현장, 정지오 감독님 가셨다, 촬영 준비해!
* 점프컷 1.>>
민희외 스탭들, 태일과 강희의 키쓰씬을 찍기 위해서, 이동차와 크레인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스탭들, 눈이 날리게 하기위해 강풍기와 눈 재료들을 준비하는,
준영, 이동차 위에서 심각하게 대본을 보며 생각하고, 지오, 배우들과 함께 서서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있는,
지오 : (대본 보며, 태일에게) 이 씬 음악 붙여 갈 거라서, 길게 갈 거야. 캇 소리 나기 전까진 움직이지 말자,
해떨어지는 시간 있으니까 NG남 하루가 죽어, 어디 가서 심호흡 좀 하고 맘 좀 가라앉혀.
태일, 강희 : (고개 끄덕이고)
지오 : (웃으며, 태일의 어깨를 치며) 첫 키쓰씬인데 가글 좀 하고. (하고, 스탭 쪽으로 가며) 스탠바이가 왜 이렇게 길어!
빨리 좀 가자! 빨리! (하며, 준영 옆에 가면)
준영 : (대본만 보며) 나는 선배 카메라, 신경 안쓰고 먼저 돈다...(하고, 보면, 지오가 기분 좋게 자길 보고 있는 걸 보고는)
촬영장이 그렇게 좋아, 아주 하루 진종일 입이 헤벌어져선,
지오 : 촬영장보다 니가 더 좋아. (하고, 윙크하고 다른 쪽으로 가면서) 오감독(카메라 만지는)님, 준비 됐어요!
준영 : (가는 지오 보며, 작게 웃고, 강가 쪽 보다, 진지하게) 햇살 좋다, 빨리 가요!
* 점프컷 2. >>
지오, 크레인이 찍는 모니터를 긴장되게 보고 있고,
준영, 태일과 강희가 앉아있는 벤치주변의 이동차에 올라 타 진지하게 모니터를 보고 있는,
* 점프컷 3. >>
준영의 모니터에 태일이와 강희가 입을 맞추는 순간이 보이고,
준영 : 캇!
* 점프컷 4. >>
지오의 모니터를 보면, 크레인의 카메라가 강에서 벤치에 앉은, 두 사람 쪽으로 가는 게 보이는,
지오 : 더 깊게 더 깊게, 두 사람 키 넘어서, 뒤로 쭉- (기분 좋게) 한번 더!
* 점프컷 5. >>
카메라감독들, 추운 날 선풍기를 잡고선 스탭들, 눈발을 날리게 하는.
그때, 진짜 눈이 오고, 수경 ‘눈이다’ 하면, 지오, 준영 하늘보고 좋은 ‘쉿 쉿!’ 하고, 촬영을 하는,
카메라, 지오와 준영(렉카 위에 탄)의 촬영모습을 한 화면에 잡는,
키쓰하는 태일과 강희의 모습이 어느새 지오와 준영의 모습으로 바뀌고,
지오와 준영 기분 좋게 ‘캇!’ 하는,
씬39. 몽타주
1, 도로를 즐비하게 달리는 촬영차와 발전차들의 모습, 다른 날 밤.
2, 창밖으로 눈이 펄펄 오는 편집실, 밤.
지오와 준영, 피자며, 파스타며를 먹으며, 편집자와 그림을 보며, 깔깔 대고 기분 좋게 웃는,
준영, ‘그 캇 빼고, 빼고..’ 지오, ‘야, 넌 니가 찍은 그림을 다 빼냐?’
준영 잘난 척 하며, ‘ 그러게, 잘 찍어, 나처럼’, 지오 ‘아우, 뿡이다, 뿡’ 하며 두 사람 장난치는,
3, 드라마국 안, 다른 날, 낮.
지오와 준영, 규호, 수경, 민희가 시청률표를 보는,
현섭, 민철, 규호, 수경, 민희, 굳은 얼굴로 준영과 지오를 보면, 지오와 준영, 얼굴이 둘 다 담담하다 못해 어두운,
복도로 나오며, 둘이 얼굴 마주 보고, 좋아서, ‘아자자자자’ 하며 커플춤을 추고, 좋은,
뒤에서 규호, 철이, 수경, 민희, 민철, 현섭 웃고, 자리로 가면, 클로즈업 시청률 27프로에 별표가 쳐진,
4, 서우의 집안, 밤.
서우, 링거를 꼽고, 컴퓨터 앞에 앉아, 처참한 몰골로 일을 하는,
5, 종편실, 다른 날, 낮.
지오, 심각하게 ‘디졸브, 음악 프레임인!’하며 종편을 하고 있는,
6, 셋트장, 낮.
수경, 일하는 민숙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며, ‘선생님 아무래도 나 선생님을 사랑하는 거 같애’,
민숙, 놀라 커피를 흘리며 ‘앗, 뜨거워, 이게 이제 들이댈 여자가 없어서 나한테까지, 가, 꼴 보기 싫어’ 하고 가고,
수경 웃으며 ‘선생님, 내가 들이대는 거 싫음 여자 하나 소개시켜줘라, 어’
그때, 민희, 수경의 머릴 잡고 가며, ‘일 좀 해라, 일 좀, 이 인간아’ 하고, 가고,
7, 눈이 쌓인 산속, 낮.
스탭들, 촬영준비를 하고, 지오와 준영, 추위에 떨면서, 심각하게 대본에 대해 얘기하는,
8, 산타마리오, 쫑파티 하는, 밤.
지오와 준영, 서우, 규호, 민철, 현섭, 미진 그 외 스탭들 모두모여, 노래 하며 신이 난,
블랙자막 - 드라마처럼 살아라
자막, 사라지고, 1년 후.
씬40. 시장판, 낮
윤영, 거친 생선아줌마로 분해서, 젊은 시장여자와 머릴 뜯고 싸우고 있는,
윤영 : (입가가 터지고, 머리가 산발이 된, 시장여자의 머리채를 잡아 뜯으며, 눈가 붉어져, 악을 쓰는) 그래 이년아,
나 서방 잡아먹었다, 내가 서방 잡아먹는데 니가 보태준거 있어, 이년아! 보태준거 있어!
시장여 : (머리채를 잡힌 채) 이년이, 사람 죽이네, 이년이 사람 죽여.
윤영 : 그래, 너 오늘 나한테 죽어봐, 이년. (하며, 시장여를 패대기치고, 그 위에 올라앉아,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왜 사람 성질 건드리니, 왜 가만 있는 사람 성질을 건드려! 왜?!
그때, 화면 넓어지면, 윤영의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이동차 위에 현섭이 보이는, 기분 좋게 ‘캇!’ 하고, 박수를 치는,
* 점프컷 1. >>
윤영, 힘이 드는지, 헉헉대고, 시장여를 손잡아 일으켜 세우며, ‘언니, 수고’, 시장여, ‘너도’하고,
창주와 코디, 담요 들고 와서, 윤영을 안듯이 하고, 데리고 가는, 힘이 들어 크게 헉헉대며 현섭을 보며,
윤영 : 나 덱고 연출하는 게 평생 소원이라드니, 기껏 이 역할 줄라고, 그랬냐? (하고, 바닥에 침 뱉고, 웃으며, 오는 현섭을 밀치고)
꼴 보기 싫어! (하고, 가는)
현섭 : (웃으며, 윤영 보고) 날 버리고 민철이한테 간 복수다, 이 여자야! 밤 촬영에서 보자!
(하고, 사탕 까서, 스탭 입에 넣어주며) 너만 먹어.
씬41. 윤영의 차가 대기해 있는 곳, 낮
윤영, 가발을 벗고, 창주, 문열어주면, 차에 타는,
씬42. 윤영의 차안, 낮
윤영 : (차에 타자마자, 민철이 건네준 뜨거운 물을 마시며, 몸을 으스스 떨며) 왜왔어?
민철 : 누리 학교 원서 쓴대. 학교 가는 길에 잠깐 들렀어, 여기서 5분 거리거든.
윤영 : 좀 안아주라.
민철 : (안아주고, 윤영의 등을 손으로 부벼주며) 그러게 내복을 좀 입지.
윤영 : (물마시며) 살쪄 보여, 싫어.
민철 : 이후 방송순서는?
윤영 : (물마시며) CF하고 밤 촬영, 세 씬.
민철 : (답답한) 돈 그렇게 벌어, 뭐할래?
윤영 : (웃으며) 너 줄라고.
민철 : 행여, 니가 날 주겠다. 일 귀신. (하고, 창주에게) 히터 좀 더 틀자.
윤영 : (웃고, 차 마시고, 이를 딱딱 마주치며, 몸을 떨며) 으...추워.
씬43. 거리, 낮
준영모, 지오와 팔짱을 끼고, 군것질을 하며 즐겁게 얘기하며 걸어가는,
준영, 그 뒤에서 준영모를 맘에 안들게 보며, 따라가는,
준영모 : (지오에게, 친구처럼 편하게) 그거는 니 생각이지, 어른멜로가 진짜 멜로야.
폴링 인 러브 같은 거 봐라, 그게 어디 추하니 한없이 설레지.
지오 : (웃으며, 음료 먹으며) 어머닌 그거 보고 설레할지 몰라도, 젊은 애들은 지루해요.
그리고 두 시간짜리 영화하고 드라마하곤 다르다니까. 시청자가 안봐.
준영모 : 넌 가만 보면, 준영이보다 더 시청률 시청률하드라,
지오 : (웃으며) 쟤는 아직 인생을 몰라 그러지. 시청률 없는 감독은 날 샜다고 보면 돼.
준영모 : 어머..(하며, 전자상가 쪽의 TV으로 가며) 쟤들 결혼하니?
인써트 - 연예가 중계, 규호와 해진의 기자회견 장면, 규호, 해진, 웃음 띠고 있고, 플래시 터지는,
준영모 : 멋있다야, 이번에 저 감독 작품에 쟤 주연하지?
준영 : (싫은, 준영모에게) 엄마, 배고파. 가자.
지오 : (준영 아랑곳없이, TV 보며, 싫은) 미친놈, 암튼 저것도 중증이야.
준영모 : 뭐가?
지오 : 작가가 싫다는데 굳이굳이 지 와이프 될 여잘 주인공으로 가잖아요. 그것도 지 맘대로 개런티 왕창 주고, 챙피한 줄 모르고,
그냥 입이 귀에 걸려서는, (준영 보며, 턱으로 화면의 규호 가리키며) 쟨 인생을 왜 저렇게 산대니? 너두 싫지?
준영 : (어이없고, 밉게 보는) 니가 더 싫어.
지오 : (팰듯이, 콱 하는, 준영모에게) 근데, 저 여자애 옷하고 어머니 옷하고 같다?
준영 : 나 배고파!
준영모 : (준영에게 버럭) 너는 왜 그렇게 밥타령이야!
지오 : 그러게 점심을 왜 안먹어?
준영 :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죽이 잘 맞어, 언제부터? 아아아, 됐어, 됐어, 둘이 그럼 여기서 날밤을 까고 얘길하든 말든
난 배고파 갈래. (돌아서 가며) 뭐하는 짓이야, 길거리에서...정말 짜증나게. (하고, 가는)
준영모 : 야, 너 일요일에 엄마랑 찜질방 갈 거야!
준영 : 몰라. (하고, 가고)
준영모 : 모르면 어떡해! 야!
지오 : (가는 준영 밉게 보고) 냅둬요! (준영모보며, 편안하게) 근데 아버진 연락해요?
준영모 : 여자가 애 뱄댄다. 도장 찍어 줄라고. (가고)
지오 : (따라가며, 아버지가 맘에 안드는) 그러지 말고, 어머니도 이제 연애해요!
준영모 : 얘가 지금 무슨 말을 해.
지오 : 왜, 어머니 나름 남자들한테 매력 있어요.
씬44. 준영의 집안, 밤
준영, 짜증이 나, 입이 댓발 나와 투덜거리며 밥을 퍼서, 식탁에 탁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는,
지오, 계란말이를 해서 도마에 놓고, 자르며, 그런 준영을 보며, 어이가 없는,
준영 : (옆의 반찬들을 탁탁 성의 없게 함부로 놓고, 자리에 앉으며, 밥을 먼저 먹는)
지오 : 저저저저, 쏘가지 봐라, 쏘가지!
준영 : (눈을 흘기며, 입을 삐죽이며, 밥을 먹으며) 내가 뭘?!
지오 : (눈 부라리며, 계란주며) 오리주둥이 그만 안넣.
그때, 오븐에서 띵 소리가 나는,
준영 : 생선이나 가져와!
지오 : (한소리 하려다가) 내가 정말, 너같은 걸 애인이라고 밥해주고, 계란 말아주고, (생선 꺼내 식탁에 놓으며) 정말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너 같은 걸 만나서 이 고생인지.
준영 : (밥을 먹으며, 눈을 흘기며) 꼴 보기 싫어, 진짜.
지오 : (어이없이 보며) 너 캐스팅 땜에 그러냐?
준영 : 조승원 내가 먼저 말해놨다고, 근데 왜 선배가 가서 지분대!
지오 : 너 조승원한테 언제 말했어?
준영 : (큰소리로, 지오의 얼굴에 밥알을 튀기며) 전번, 전번, 전번에!
지오 : (지지 않고, 준영의 얼굴에 제 얼굴을 디밀고, 큰소리로) 나는 전번, 전번, 전번, 전번에 말해놨어!
준영 : 으이...(하고, 지오의 얼굴에 묻은 밥알 떼먹고) 이서우 그럼 나 줘!
지오 : (준영의 얼굴에 묻은 밥알 떼먹으며) 그 여자가 물건이냐, 널 주게?
준영 : (땡깡 쓰며) 카메라, 경래선배 그럼 나줘!
지오 : 그냥 날 갖지.
준영 : (소리치는) 이번에 나 정말 대박 나야 된단 말이야!
지오 : 너 지난번 8부작 대박 났잖아! 그때, 너 오작가님 내가 소개했지?
장해진이도 내가 같잖은 손규호한테까지가서 빌고 빌어갖고 해줬지? 야..너도 염치 좀 있어! 내가 잘되는 게 그렇게 싫어!
준영 : 결혼 안 해!
지오 : (화나는 참고, 어이없는) 그래, 하지 마! 뭐 니네 엄마도 나보고 30평짜리 아파트 전세 아님 너 못 덱고 간다 그러고,
너도 나보다 일이 더 좋고, 나도 더는 구차해서 매달리기 싫어! 하지 마, 하지 마.
(하고, 속상해, 밥을 마구 먹고, 소파로 가서 TV를 트는)
준영 : (서운한) 너 그 말 진심이지?
지오 : (눈을 크게 뜨고) 진심이면? 콱, 그냥.
준영 : (밥을 마구 머고) 내가 알아봤다, 알아봤어, 무슨 순정, 무슨 지고지순한 사랑, 드라마에 말로만 떠벌이고..
지오 : 고만해라.
준영 : 그렇잖아도 고만할거다, 오줌 마려서. (하고, 화장실을 가서, 문을 쾅 닫는)
지오 : (화나서 TV채널을 여기 저기 돌리며) 성질만 내면 다 지 뜻대로 되는 줄 알고, 맨날 성질만 내고, 아주 그냥 못되쳐먹었어.
(하다, 리모콘 놓고, 혼잣말) 도저히 못 참겠네. 뭐, 드라마에서 말로만 떠벌여..(화나, 화장실 쪽에 대고) 야, 주준영
너 나와 봐! 빨리 안나(와),
준영 : (갑자기 튀어나와) 너 죽었어! (하고, 급하게 나와, 쿠션으로 지오를 두들겨 패며)
지오 : 야, 너 왜 그래? 미쳤어?
준영 : (손에 든 임신테스트기를 보여주며) 너 이거 어쩔거야?
지오 : (놀라, 테스트기 보며, 멍한)
준영 : (옆의 쿠션집어, 지오를 때리며, 울상돼서 소리치는) 일생에 도움이 안돼, 일생에! 그러게 왜 기굴 안써, 왜, 왜, 왜!
(바닥에 내려앉아, 발을 구르며) 이제 나 어떡해, 연출 못함 어떡하냐구?! (두 손으로 얼굴가리며, 엉엉 우는)
지오 : (눈치 보며, 안고) 미안해, 미안해. 워워, 우리 준영이 진정하자, 진정해, (순간 이상해, 준영 보며) 근데 나 기구 썼는데?
준영 : (버럭) 불량품을 썼겠지!
지오 : 아..그랬구나. 몰랐다. 몰랐어. (하고, 안고) 미안, 미안.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 입이 벌어지는)
준영 : (지오를 떼내고, 눈물까지 난, 손등으로 쓱 닦고, 씩씩대며) 이서우 나줘, 경래선배도 나주고.
지오 : (다시 안고, 다독이며) 그래, 그래, 이제부터 니가 뭐든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다.
준영 : (다시 떼내며, 울상) 정말.
지오 : (호기롭게, 크게) 그럼.
준영 : (울상) 남아일언 중천금이다.
지오 : 그럼.
준영 : (울상 짓고,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씩 웃으며, 건달처럼 다릴 흔들며) 내 연기 괜찮았냐?
지오 : ?
준영 : 야, 이 바보야, 그거 두 줄이 임신이야, 한 줄은 아냐.
지오 : (잠시 멍하게 생각하다, 일어나) ...너 죽었어.
준영 : (도망 다니며) 나는 니가 그렇게 잘 속을 줄 몰랐지.
지오 : (따라다니며) 너 오늘은 그냥 안 넘어가, 어디 속일게 없어서, 그딴 걸, 너 이리안와. 이게 이제 눈물연기까지.
(버럭) 너 이리안와!
준영 : (도망 다니며) 야, 니가 지금껏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 헤어지자 그랬지, 눈 아픈거 거짓말했지,
내가 오늘 한 짓은 그동안 니가 한 짓에 비함 새발의 피딱지야, 이거 왜이래.
지오 : 이게 끝까지, 잘못한 게 없지. (하고, 준영을 잡아채며)
준영 : (갑자기 비굴하게, 빌며) 선배 잘못했어, 잘못했어,
지오 : 너 진짜 잘못했어,
준영 : 그래, 그래. (하면서, 어느새, 쿠션을 집어, 지오 때리며, 돌변) 진짠 뭐가 진짜야, 니가 너 못됐어.
그렇게 잡고, 안 잡히고를 반복하며 노는 지오와 준영의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