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식당
초등학교 122
몇 군데 식당은 폐업이지만
오삼불고기 얼큰한 맛으로 수은식당 하나 면소재지에 살아남았다
나무젓가락 같은 몸매에 운명선 많은 표정
소문으로는 좀 모자란다지만 영주 댐 반대 문제로 대화 트니
생각이 멀쩡한 열 몇 살 연하 남편 만나 딸 둘 낳았다
민지네 엄마요 젊은 시절 다방으로 돌아다녔데요
소문을 슬쩍 전해주는 충주 석씨 동주네 모친
우리 오빠들요 문중 출입해요 안동 권씨 수은식당
한 동네에서 신돈 신씨와 영월 엄씨 씨 받아 키운다
아이 둘 보내는 학교 쪽으로 하루 종일 귀 열어놓으면
아휴 또 수은식당에서 한 마디 했다네요 또 팔아주어야지
선생들도 수은식장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장사하기도 바쁜데 학교 운영위원 하라니 안할 수도 없고
선생들 자리 앉으면 꼭 한 마디 상 끝에 올렸다
고소 해 봐야 딸아이 장래에 좋을 것 하나 없지
이 주사가 허벅지를 쓰듬었다는 분노를 쉬쉬 묻고
공사 판 인부들이 대 놓고 밥을 먹는 오삼불고기
반대해봐야 되니껴 이미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
노인네들만 남은 마을 나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데
보상이나 잘 받아야지 이장 남편은 점심 배달 나가고
겨우 자리 잡았는데 댐 다 되면 어디 가서 살아야 할지
다방 꼬리표를 잘라내고 딸 둘 키우는 수은식당 엉덩이가 없다
2013년 2월 20일 寒山窟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