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계곡을 품은 함양 영취산
(경남 함양군 서상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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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함양의 영취산(1076m)을 찾았다.
옛 사람들은 신령한 봉우리에 걸맞게 이름을 붙였다.
백두대간에서 호남금남정맥이 갈래를 치는 봉우리라 영취산이란
이름이 제격이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장수읍 장계면, 반암面 에 걸쳐
있는 산으로 산세가 빼어나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산이다.
북쪽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깃대峰,
남쪽에는 백운산, 덕유산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 장안山과 연결되어 있다.
백두대간에 올라서면 조망도 빼어나지만 이웃한 백운산을 비롯하여
장안, 괘관, 황석, 거망, 금원, 기백, 월봉, 덕유산 등 고봉준령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것이 장관(壯觀)이다.
이번 주는 소나기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 더위는 주춤거렸다.
큰 변화가 나타나기 전엔 조짐이 있기 마련인데 입추(立秋)가 지나더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일이 잦아졌다.
먹구름은 천둥과 소나기를 부른다.
기세등등한 더위를 단숨에 꺾을 정도는 아니지만 끝없이 계속될 것
같았던 폭염도 이젠 슬슬 물러날 조짐을 보인다.
가마솥더위에 달궈진 한반도가 주말 내린 비로 몸을 식혔다.
한줄기 비로 내렸으면 좋았을 걸 충남과 전북해안엔 너무 내렸다.
일부지역엔 시간당 130mm이상 쏟아져 비 피해가 컸다.
“폭염특보”가 물러난 자리를 꿰차고 돌아온 불청객 “호우특보” 다행히
이제 모두 해제되었다.
영취산 정상의 서쪽엔 장수군 장계면과 반암面을 연결하는 무령고개가
있으며 영취산 동쪽 산 아래에는 부전계곡이 있다
부전계곡은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 및 화림동계곡과는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원시상태의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도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自然)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도로포장도 하지 않은 채 홍보도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함양 관광안내도에도 표기돼 있지 않는데 이런 부전계곡을 품은
산이 바로 영취산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 바로 짜낸 주스는 효소, 항산화물질인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지방산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아침에 마시면 위장이 편해진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300ml, 하루 600ml를 마시라고 권장하는데
제 철 과일에 제 철 채소를 곁들여 주스를 만들면 최상의 제품이다.
8월이 제철인 과일에는,
포도, 복숭아, 블루베리, 수박, 자두, 참외, 복 분자 등등이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주스 한잔으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해보자.
이때 설탕이나 소금은 절대로 넣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자.
어제 산행이사 얘기로는 만석이 넘을 것 같다고 전화가 왔었는데
양동매씨들과 서방 쪽 회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불참했다.
그래도 산을 사랑하는 남성회원들이 많이 참석해 39명의 회원으로
산행地인 함양 영취산으로 떠났다.
날씨도 덥지만 산행 후 계곡에서 쉴 회원들을 위해 문화동 농산물공판장
부근에 있는 가게에서 수박 두 통을 사서 차에 실었다.
오늘 산행은 무령고개에서 출발:-
영취산정상 -고사리 재 -덕운峰 갈림길 -덕운峰(983m) -894봉
-제산峰 -갈림길 -상부전주차장으로 내려오는 4시간30분 소요코스다.
산행버스가 무령고개에서 산행 팀을 내려주고 하산지점인 부전마을로
떠났다.
산행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날씨는 더워도 숲이 우거져있었고 가파른 경사였지만 처음부터
목제계단 길로 시작되면서 계단은 영취산 정상까지 이어져있었다.
무령고개의 표고가 높아서 정상을 오르는데 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영취산부터는 완만한 육산의 능선 길로 걷기가 좋았다.
가파르거나 암벽이 없어 회원들은 담소를 하며 기분이 좋았다.
덕운峰이정표에서 일부회원들이 육십령방향으로 길을 잘못 가는 바람에
산행이사가 맨몸으로 뛰어가 되돌아오게 하였지만 두 회원을 찾지 못해
전화로 연락해 되돌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산행이사의 강한 책임감과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838峰 못 미쳐 안부갈림길에서 산행2팀은 부전계곡으로 바로 내려가고
산행1팀은 정상코스로 진행하여 부계주차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나는 산행2팀에 합류하여 가파른 계곡 길을 따라 내려갔다.
오랫동안 산행을 한 사람들도 길 찾기가 어려워 감히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깊은 계곡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계곡은 길이 끊긴 곳이 많았으며 물을 건너야 길로 연결되는 곳도 많았다.
갑자기 소나기라도 내리면 불어나는 물에 길을 잃을 수도 있었다.
어떤 곳은 신을 벗고 건너야 하는 곳도 있었다.
인적이 없는 계곡水는 맑고 깨끗하고 바윗돌과 암반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는
계곡의 시원함과 어울려 추위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계곡水에는 굵은 취수관이 묻혀 있었는데 부전마을 사람들은 식수로
사용한다고 했다.
부전마을은
2년 전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된 곳이며 마을을
지나 만나는 부전계곡은 조선후기 부계 전병순이 은거하며 강학(講學)하던
곳이란다.
그의 흔적은 계곡입구 “부계정사”라는 퇴락한 고가(古家)로 남아있었다.
민가 두 채를 지나면 너른 화강암반 아래 짙푸른 용소(龍沼)를 만나고
암반 사이로 옥류(玉流)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이르는 모습은
가히 신선(神仙)의 경지라 할 수 있었다.
산행을 하지 못한 회원들과 산행1팀들이 벌써 용소부근에서 땀을 식히며
쉬고 있었다.
마을부근에 망향이란 꽃말을 가진 회화나무 몇 구루가 있는데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선비무덤이나 서원, 궁중에 심었던 학자 수(學者樹)란다.
조선시대 평민 집엔 감히 심을 수조차 없었던 선비나무(Scholar Tree).
요즘은 공원수나 가로수로도 인기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엔 수령 450년의 늙은 회화나무가 서 있다는데
그 그늘 아래서 고단한 삶 쉬어가는 중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즘은 붉은 배롱나무(백일홍) 꽃도 한 철이다.
산행은 일찍 끝이 났는데 물에서 노는 회원들로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16시에 회원들을 독촉해서 하산酒를 차렸다.
오늘 하산酒는 전어 회 무침에 간단한 식사를 곁들였다.
회원들은 모두가 즐거워했고 막걸리가 바닥이 나서 좀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달고 맛있는 수박으로 채웠다.
좋은 산행장소를 선택해준 산행이사님 감사하구요,
맛있는 전어 회 무침을 만들어주신 최 경자부회장님 늘 죄송합니다.
그리고 궂은일 마다않고 솔선해주는 군왕峰님 고마워요.
오늘은 모처럼 해 있을 때 집에 들어간다고,
집에 가면 쫓겨난다고 엄살을 부리는 회원들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금광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회원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용.
(2012년 8월 17일)
첫댓글 천사, 천사 Daum Blog 18. 06.31
개발되지 않은 자연상태의 계곡에서 즐기는 물놀이 시원하셨겠네요.
식지않는 도심의 무더위 너무 짜증나네요.
잘 읽고 갑니다. 등산을 하지 않고도 회장님의 글을 읽고 산행을 잘 하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생생한 후기 ~~잘보고 갑니다~~언제인가 저도 산에 갔다오면 후기를 쓰곤 했는데??그때는 느낀 것만 쓰곤했어요 .그래도 글쓰기가 어려웠는데.회장님의 해박한 지식에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