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황

[형광등등]

나는 다음날 길 신부님에게 사표를 내자, 신부님이 얼른 받습니다.

그리고 2년간 길 신부님을 모셨는데 퇴직금으로 두달치 월급을 주면서

"다른 것은 다른 신부님에게 가서 받으시오"

라고 합니다.

나는 내덕동 주교좌 신부님이신 번예문 신부님을 찾아가 2달치 퇴직금을 받은게 전부이고, 다른 신부님에게는 찾아가지도 않았습니다.

어느날 분이가 꽃다발을 한아름 들고 찾아와서 나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면서

"저 수녀원에 가요"

라고 한마디 말을 남기고 눈물을 흘리며 바람처럼 사라집니다.

나는 그만 망연자실 합니다.

나는 그길로 청주를 떠나 서울로 갑니다.

서울 미아리고개의 아파트에는 고종사촌 동생이 고려대학을 다니고 여동생은 서울 미대를 다니는 수재들입니다.

남동생은 그런대로 괜찮으나 여동생은 나를 싫어합니다.

어느날 그들은 새 아파트를 사서 옮기면서

"형은 어리로 가지?"

라고 합니다.

"응 내 걱정은 하지마 "

라고 헤어집니다.

나는 갑자기 갈데가 없어 가까운 아파트에 이모네 집으로 갑니다.

이모님은 연로하시고 아직 장가도 가지 않은 두명의 아들이 있는데 내가 가니 더욱 어려워 합니다.

나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와 노숙자가 됩니다.

아마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노숙가가 아닌가 합니다.

나는 지하차도의 층계어세 머리를 무릎에 묻고 자다가 경찰에 끌려가 파출소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에 밖으로 나오기 일수입니다.

그리고 나는 아무데서나 자고 남산에 올라가 숲속에서 자기도 랍니다.

나는 배운 기술도 없고 남처럼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자이며, 어렷을 적부터 늘 열등의식과 주눅이 든 것이 몸에 배어, 남 앞에 서기를 두려워 하기도 합니다.

육이오 후에 말 더듬이가 되었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말을 심하게 더음으니 더욱 어려워 집니다.

어느날 명동에 있는 성모병원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부서가 하나 만들어 졌다고 하여 내가 찾아갑니다.

내가 다리를 절룩이며 들어가자 넓은 홀에서는 아주 잘 생기고 듬직해 보이는 30대의 젊은이가 의자에 앉은채 나를 쳐다 보며 담배를 피웁니다.

"어떻게 왔습니까?"

"좀 도움을 받으려고요"

그러자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합니다.

"왜 자전거 타고 우유바댈 같은것 안 해요?"

라고 따지듯이 묻습니다.

"예? 아 예 저는 자전가를 못 탑니다."
"배우면 될께 아닙니까?"

나는 이런 사람과 무슨 애기가 더 필요한가를 생각하고 뒤로 돌아서 나옵니다.

나는 제발 다시 나를 불러 주기를 바랬지만 그는 결코 나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계속)

[Theresa Kim]

고생이 너무 심하셨군요.

[형광등등]

오셨어요?데레사님 감사합니다.

[형광등등]

어서오세요 사랑샘님 제가 참 답답하실 겁니다.

[금명]

노숙자! 그 어려운 상황에서 어찌 살아 남으셨읍니까?

[형광등등]

하하하 이햏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정신이 아니지요 제가 모르게 하느님이 보살펴 주셨다는 것을 후에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