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남종영 지음/북트리거)
'인간'과 '동물'의 정확한 표현은 '인간 동물'과 '인간이 아닌 나머지 동물'일 겁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글 흐름이나 문맥에 맞추어
'동물'이라는 단어와 함께 '비(非)인간동물'이라는 단어를 쓰려고 합니다.
우리가 동물을 비인간동물로 부르는 것이
그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0쪽
비인간동물이 대량생산‧대량소비되는 시스템이 공장식축산입니다.
동물이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시대,
지금 우리는 윤리적 질문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비인간동물을 존중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인류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76쪽
6월의 추천 책은 '동물권'을 다룬 책입니다.
환경과 동물을 10년 넘게 취재해 온 환경 기자가
역사, 생물, 사회, 철학, 법 등 다각도에서 동물권의 역사와 오늘날의 처지를
하나하나 명료하게 정리해 담았습니다.
저자가 기자인 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논리정연하고
적절한 비유와 설명, 풍부한 예시 덕분에 읽기 수월합니다.
청소년 이상의 독자에게 추천할 만한 난이도의 책입니다.
지구상에 있는 포유류의 총질량을 100%로 보았을 때,
인간(30.5%)과 인간이 생산한 가축(66.6%)이 97%를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점점 줄어드는 야생동물이죠.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이 무척 적다는 걸 생각하면
인간이 편의대로 개량한 적은 종의 가축(닭, 소, 돼지...)들이
엄청난 숫자로 존재한다는 뜻이에요.
닭은 1개월, 돼지는 6개월.
인간이 가축화한 동물들의 수명입니다.
자연에서는 10년, 15년을 살 수 있는 동물들이 '일회용품'처럼 소모되는 시대입니다.
정작 공장식 축산이 시작된 건 100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동물학대, 공장식 축산, 동물실험 등
각각의 이야기는 뉴스와 책을 통해 적지 않게 보아왔지만
신석기 혁명 시기의 '가축화'부터 오늘날 '법인격체' 문제까지 다다른 동물권 운동,
인간이라는 종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나머지 종은 희생해도 된다는 식의 '종차별주의'가
어떻게 해서 또 다른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지까지.
이만큼 전방위적으로,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책은 드물어요.
사랑받거나 착취당하는 동물들의 처지에 의문이 들었다면,
혹은 동물원, 수족관에서 어딘지 괴로운 동물들의 표정을 포착해 버린 후로
인간으로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런 작은 움직임이 '이미 동물권을 향한 긴 여정에 실은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가 말했거든요.
동물권과 관련해서 올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어요.
초등학생 어린이에게는 아래 동화를 추천합니다.
<애니캔>
은경 글, 유시연 그림(별숲, 2022년)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고객이 원하는 반려동물을
맞춤 제작해 캔으로 판매한다는 '애니캔' 이야기입니다.
놀랍게도 이 기술로 반려동물의 수명까지 지정해서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들에게
짧은 시간 동안 동물과 교감하게 하고, 죽음까지 경험하게 해
생명에 대한 교훈을 심어 준다는 끔찍한 발상이 등장하지요.
그런데 어딘지 익숙한 이야기 아닌가요?
우리는 이미 1개월, 6개월 만에 닭, 돼지, 소를 살찌워
고기로 만들고 있으니까요.
애니캔의 끔찍한 문제를 알게 된 주인공 새롬이와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동물권 문제는 공감에서 시작됩니다.
인간의 동물 지배적인 사고방식은 내 곁의 반려동물부터
반듯하게 포장된 고기로만 만나게 되는 도축 동물과
착취당하고 멸종당하는 야생동물에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이야기로 잘 엮어낸 필력이 탄탄한 동화입니다.
첫댓글 '비인간동물' 용어로부터 마음에 새겨두어야겠어요 반성하는 의미에서요 제대로 알아야 반성도 정교하고 실천할 것도 생각날 것 같아요 두 권의 책을 세트로 읽어보겠습니다...^^
아... 정말 꼼꼼하게 추천해 주셔서 읽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동물권, 이 책들을 읽고 나면 꽤 정리될 거 같네요. 챙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