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임진강 가의 해발 496m의 파평산을 지난 3월, 아직 추위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시기에 올랐었고 이번에 두번째 오르게 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갈색으로 뒤덮인 겨울 모습의 산 이였는데 이번에 올라보니 숲이 우거진 길이라 그늘 밑에 가려저 해를 볼 수 없었다. 강가에서 오르는 산이라 가감없이 거의 해발 "0"에서 올라야할 것 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07:58분에 떠나는 신촌발 도라산행 경의선 열차를 타고 1시간 2분만에 문산역에 내려 중학시절 앉은뱅이 책상에 마주 앉아 이광수의 유정 무정과 심훈의 상록수에 심취하던 나의 죽마고우이며 형뻘 되는 김장군 내외분을 반갑게 만나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적성행 92번 버스를 타고 약 30분 경과후 "늘노리" 에 하차하여 청소년 축구장이 있는 파평산 들머리에 도착 하였다.
흙과 돌과 해 묵은 낙엽이 깔려 있는 산길을 밟으며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처음 20분이 가장 중요하다. 힘이 들어도 20분이 지나 선채로 잠깐 휴식해야 하는 것 이다, 김장군 내외분과 우리 내외가 한 줄로 나란히 걸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특히 젊은 날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어 나는 마치 10대나 20대의 청춘인양 착각하게 되었다. 겉 사람은 후패하나 속 사람은 날로날로 새로워진다 함일까? 그러면서 우리가 좀더 일찍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오르는 중간쯤에 가문 날씨에도 멈출듯 흐르는 샘물을 은빛 반짝이는 등산용 컵에 하나씩 받아 먹으며 갈증을 달래는 맛이란 생명수 바로 그 맛이였다. 샘물가에서 잠시 땀을 식힌 후 다시 배낭을 메었다. 초여름의 진초록 나무숲 사이로 그늘진 오솔길을 따라 새끼 다람쥐들의 숨바꼭질과 나무가지에 숨어 노래하는 산새들의 코러스는 오래도록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 이다. 오후 1시 문산 파주의 날씨는 28.8도, 매우 후꾼 거렸다. 땀이 많이 흘러 이온음료와 물이 계속 필요했다. 집에서 떠날 때는 공복이라 약간의 간식을 먹으며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서 첫번째 나무 정자에 들려 잠시 휴식후 다시 경사진 넓은 길을 따라 조금씩 드러나는 정상에 올라 서자 두번째 나무정자가 우뚝 서 있고 그 밑에는 헬기장 너머로 바라보이는 드넓은 초원이 가슴 벅차게 펼쳐져 있었다.
눈을 돌려 피빛으로 물들었던 임진강, 도도히 흐르는 임진강 건너 장엄하게 펼쳐 있는 조국의 산하를 바라보며 촛불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조국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진정한 기도의 삶이 필요하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였다. 가장 짧은 거리로 하산후 급히 지나가는 군용차 옆, 뜨거운 여름의 한적한 농로를 따라 인접한 "임진강폭포어장"에 들려 임진강 민물메기매운탕에 밥 한 공기씩을 게눈 감치듯 먹고 비린내에 향을 보태려 커피 한 잔의 맛은 일품 이였다. 우리 또 만나자는 아쉬운 약속을 남겨둔채 4인의 노 등산객은 문산역 17시발 서울행 경의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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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기차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네요 ㅎ
그러하시군요, 회장님의 방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