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휴가중이니 은퇴자도 실업자는 아니라고 위안하지만
할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정말 따분하다.
실컷 쉬고 다시 일하기로 했는데 좀 당겨야 할까보다.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점봉산 곰배령에 가는 편이 있어
일찌감치 예약을 하고 6월 26일 따라 나섰다.
젊은 사람(환갑도 젊은 나이?)이 평일날 산에 가는게
웬지 멋쩍고 익숙하지 않다.
점봉산(1,424m)은 울창한 산림과 야생화의 보고로
산림유전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또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출입이 통제된다.
다만, 산림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연보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곰배령을 생태프로그램으르 운영하여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곰배령 생태프로그램은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누어 운영하며
인터넷예약에 의한 일일 300명만 입산이 허가된다.
프로그램은 산림청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산림청 홈페이지 → 산림생태탐방 → 점봉산을 클릭하면
점봉산에 대한 설명과 곰배령 예약하기가 가능하다.
곰배령(1164m)은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 마을에서 진동리 설피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로
1000m가 넘는 고갯마루에 수천 평에 달하는 초원이 있어
이곳에는 철마다 많은 야생화가 피고지는데
생태관리센터가 있는 강선골에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점봉산 생태관리센터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218에 있다.
관리소 우측편에 있는 야생화 관찰 데크
대구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5시간 30분을 달려 점봉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신분증을 제시하자 예약사항을 대조하고 출입증을 준다.
11시 예약이나 바로 출입시켜 10시 40분부터 트레킹이 시작된다.
곰배령까지는 편도 5km로 탐방로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므로 왔던 길로 되돌아 와야 한다.
출입통제소를 지나 이런 고속도로(?)로 트레킹이 시작된다.
이런 길은 강선마을까지 이어지는데 마을까지는 1.7km이다.
강선마을위에 다시 출입통제소가 있는데 이곳을 12시까지 통과하여야 한다.
곰배령에서 하산시간이 2시이므로 이를 감안한 시간이다.
강선마을은 간이식당이 3곳인가 있는데
음식은 전 종류와 묵, 막걸리 등이며 식사는 라면과 공기밥 정도 된다고 한다.
오염되지 않은 계곡의 물이 맑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작은 폭포를 잡아본다
또 아래에 있는 폭포도 잡고
위치를 바꿔보니 또 다른 모습이다
곰배령 자가용
강선마을에서 숙박한 후 다음날 트레킹할 여행객의 짐을 실어간다.
이종 연리지
특이하게 다른 나무가 두개의 가지에 모두 붙어 있다.
강선마을을 지나면 이런 산길이다.
그러나 5km의 표고차가 약 400m에 불과하여 거의 평지 수준이며
곰배령 직전만 약간 오르막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출입이 통제된 산은 원시림 자체이다.
지표면에는 고생대 식물이 자라고
나무와 바위에는 이끼가 있어
무슨 영화에 나온 듯한 원시림이다.
단풍나무의 몸에 야생화가 발아하여 곧 꽃이 필 것 같다.
어마어마한 나무가 죽어 밑둥치만 남아서도 오가는 등산객을 맞는다.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인간이 지배하지 않는 자연은 자연의 법칙이 지배한다.
일생을 마친 나무는 토양의 영양분이 되고
영양분이 넘치는 토양에는 또 다른 생명들이 자라난다.
흰색의 삼형제 나무
드디어 곰배령 정상
총 5시간의 넉넉한 일정이라 쉬엄쉬엄 올라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곰배령에는 야생화 관찰 데크를 설치하여 외의 장소는 출입을 통제한다.
그래도 여기저기 풀섶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바로 앞의 산은 작은 점봉산, 뒤에 멀리 보이는 산이 점봉산
서쪽방면
봄 야생화는 지고 여름 야생화는 피고
철마다 수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피고진다.
야생화는 인간이 영양분을 주고 키우는 꽃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시골 시악씨처럼 약간은 수줍은 듯 수수한 매력이 있다.
점봉산을 지키는 대장군, 여장군
곰배령 초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자란다.
꽃피는 철이 다른 야생화가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고진다.
넉넉한 트레킹으로 산을 오르내리면서 보이는 꽃과
곰배령에 핀 꽃들을 모아 봤다.
터리풀
초롱
구실바위취
산꿩의 다리
관중
참여로(?)
큰뱀무
삿갓나물
아직 피지 않은 삿갓나물 꽃
왜미나리아제비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려서 담기 어렵다
곰취꽃은 거의 시든 상태
참당귀
개화한 참당귀
요강나물 열매
꽃은 시들어 보이지 않는다.
붓꽃
산목련
큰까치수염
야생화의 이름들이 참 예쁘다.
숲에는 수많은 종류의 식물이 자란다.
인간의 도움이 없어도 작은 햇볕에 반응하며
스스로 나고 스스로 죽기를 반복하며 질서를 유지한다.
인간도 이와 같은 자연의 이치에 의해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곰배령의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숲이 미래의 중요한 자원일 것이다.
오늘 여행은 10km의 힐링 트레킹과
야생화와 함께하는 멋진 여행이었지만
오가는 길이 너무 먼 여행이었다.
첫댓글 곰배령이어데있노 아주시원한 기분으로 감상잘했네~~
글도 읽어야지.
강원도 설악산 바로 밑에 있는 산이다.
머찌당 내가 산에온 기분이 들어요 멎진 감상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