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전 세계 29위로 지난 1년 사이 무려 11단계나 추락했다. 한국의 순위는 대만(4위), 싱가포르(6위), 일본(9위), 홍콩(21위)보다 뒤져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 중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은 13일 세계 104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국가경쟁력 평가 및 분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WEF는 한국의 랭킹이 추락한 것과 관련, “경기 침체 예측능력의 부재와 비정기적인 과세정책, 정부 예산 낭비 등에 기인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 ‘비효율적인 정부’ ‘과도한 노동 규제’ ‘문턱 높은 금융시장’ ‘부정부패’ ‘낮은 근무 성실도’ 등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또 ‘노사 협력’ 분야에서 조사 대상 93개국 중 92위로 최하위권이었으며,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 분야에서도 조사 대상 104개국 중 85위를 기록했다. ‘의회의 효율성’ 부문에서는 81위, ‘불법 정치자금 만연 정도’는 77위에 오르는 등 후진국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법부의 독립(48위), 은행 건전성(77위), 비정기적 과세정책(63위), 정부 관료의 정실주의(49위) 분야에서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에서는 104개국 중 2위, ‘학교에서의 인터넷 접속률’은 3위,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경쟁력’은 3위에 올랐고, ‘정부의 정보통신 분야 홍보력’(14위), ‘산·학 협력’(24위) 등은 상위권에 올랐다. 또 ‘소비자 의식 수준’은 조사 대상 93개국 중 10위에 올랐다.
중국은 46위였으며, 핀란드는 미국(2위)을 제치고 2년 연속 국가경쟁력 1위에 랭크됐다.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은 각각 한국보다 높은 16위와 28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