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사랑/ 윤삼현
사월에 사랑이 오고
사월에 홀연히 떠났다
꿈처럼 타오르다
바람처럼 사라졌다
사랑은
꽃이 피고 지는 일
삼키고 되새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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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마을 앵두화/ 이지엽
아이고 아재 어디 갔다 이제 오셨는 게라
코 킁킁 손 살짝 어이 좋다 좋다고 얼굴 맞대 놓고 지난겨울 객지로 팽 나가시더니 어느 치맛폭 싸여 그리 감감 하셨당가요 코로나에 그래도 봄 온다고 어짜자고 이리 차오르는지 흐벅진 아랫도리 감추느라 애썼는디 오늘 아재 본께 징하게 좋소야 햇살도 고봉으로 마구마구 쏟아 지는디 벨라도 안 조흐요 안
뽀짝 앞 강계리 바닷물이 근께 근께 봄바람 났냐고 맞장구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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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 임성규
발가락 사이에 집을 지은
물방울
밤마다
집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물소리 멈추고 나니
안온한 꿈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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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 유헌
쪽, 하고
빠는 순간
열기가
확,
솟구쳤다
반구의
아랫도리가
훅,
뜨거워졌다
남극의
빙하 한 조각
푹푹,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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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1/ 곽호연
배고파 살짝 훔친
그냥 살짝 나눠 먹은
풋사과 익기까지
불꽃 같은
모든 시간
겨울이
가슴을 서리했네
그리운
그 풋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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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서정복
하루의 끝 물고 가는
석양에 구름이 탄다
밀물이 갯고랑 길로
마음을 비워가니
짱뚱어 미끄럼 타듯
노을은 뻘등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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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시조 제2호/ 스물여섯 빛깔의 언어 풍경/ 고요아침/ 2022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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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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