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여름 보양식으로 멍멍이나 삼계탕을 주로 먹지만, 일본에서는 장어덮밥을 주로 먹는다는거 많이들 아실 겁니다.
그렇다 보니 이 장어덮밥 스타일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의 [우나쥬(うな重)]. 그 외에도 나고야의 [히쯔마부시(ひつまぶし)]. 오사카지역의 [마무시(まむし)], 후쿠오카현 야나가와의 [우나기노 세이로무시(うなぎのせいろ蒸し)]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찾아보기 쉬운것은 관동지방 스타일인 [우나쥬] 겠지요.
이 장어덮밥이라는게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도 천지차이가 나는지라... . 저도 수도없이 속았습니다 (...). 정말 아니다 싶은 집은 장어구이를 먹는건지 생선구이를 먹는건지... 그런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집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 장어라는놈이 은근히 가격이 나가게 되죠 -_- 보통 2~3000엔정도는 줘야 먹었다... 라고 말할수있는지라, 그런 폭탄에 당하고 나면 하루가 우울해지게 되는것은 어쩔수가 없는 것입니다... -ㅅ-
한동안 장어덮밥에 상처받았던 저에게 장어의 참맛을 알려준 명점이 있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곳... [尾花(오바나)] 라는 곳입니다. 세간에서의 평가는 '일본에서 최고, 아니 세계에서 최고, 아니 역시 우주에서 최고!!!' 라고까지 하는 는 미나미센주에 위치하고 있는 유명한 곳이지요...
미나미센주(南千住)역을 방문한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돈없던 가난뱅이 여행시절(?) 싼가격의 싱글룸을 찾으려면 이곳이 최고였지요. 뭐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암튼 수년만에 방문한 그곳은 생각보다는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역도 많이 깔끔해졌고, 새로운 전철노선인 TX (츠쿠바 익스프레스) 라는것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닛코가도쪽의 상점가로 가 보니... 예전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예전에 자주 다니던 타이야키 (붕어빵과 비슷하죠^^) 집도 그대로였구요...
여기는 저렴한 숙소 외에는 관광객에게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동네입니다...근데 어인일로 미나미센주까지 왔던 것일까요??? 단 하나의 목적 때문입니다. 그것은 "제대로 된 장어덮밥을 먹어보자" 라는 것... 최근 몇년간 장어덮밥에서 성공한적이 없던 그였습니다. 물론 가격은 드럽게 비싸서 (...) 가게를 나올때 피눈물을 흘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올초 오사카의 [이즈모야] 의 마무시는 저렴하고 색다른 스타일이었습니다만...)
이 가게에 대한 향간의 소문... 속칭 '일본에서 최고, 아니 세계에서 최고, 아니 역시 우주에서 최고!!!' 라는것이 진짜일까 하는 나름대로의 호기심을 안고 가게를 찾아갑니다. JR죠반센 선로따라 얼마를 들어갔을까... 전신주에는 [앞으로 몇미터] 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약간의 눈썰미만 있다면 이집 찾는데 절대로 고생하지는 않을듯합니다^^
전통의 향기는 입구서부터 흘러나옵니다. 일단 심상치 않은 포스를 내뿜어줍니다. 장어집은 자고로 이래야 된다는 모범답안같은 느낌... 솔직히 [오모테산도힐스] 나 [롯본기힐스] 같은곳에서 이런 장어요리집이 있다는건 참 언발란스하죠^^
그래서 그 유명한 소바집 [다케야부(竹やぶ)] 롯본기힐스점을 안가게 되는 이유가 그것일런지도 모릅니다... 저에겐 한가지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뭐든지 "~다워야" 된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다케야부 본점은 치바현 가시와에 있으며... 이곳은 참 훌륭합니다^^ 찾아가기 좀 뭐해서 그렇지;;;)
[텐넨우나기 오바나] 의 노렌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것이었습니다 -_-;;;
찾아갔던 시간이 식사하기에는 좀 애매한 시간이었습니다. 대략 오후 3~4시정도였지요. 일부러 이 시간을 골라갔던 이유... 최대한 줄서는시간을 줄여보기 위해서였지요. 런치와 디너시간 중간텀이 없는 가게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가능한 것이죠^^
먹고죽으러 여행가시는분들은 꼭 영업시간을 파악해놓는게 좋습니다. 11시 30분 런치 땡할때 체크하고, 오후 3시쯤 런치와 디너 구분없는곳에서 체크하고 오후 7시쯤 디너 체크한다음 10시쯤 마무리로 체크한다음에 밤늦은시간(보통 밤12시 ~ 새벽1시 사이) 라멘으로 입가심하는것이 제 먹자여행 코스입니다만... -ㅅ- 암튼 여담이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만큼 밖에서 줄을 서는 고행(?)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가게에서 줄서는건 대단한 고역입니다. 밖에서는 향기로운 장어냄새가 풍겨나오는데 밖에서 기다리자니 이거 얼마나 좀이 쑤시겠습니까...^^ 재수없을경우 밖에서 2시간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거 참 못할 짓입니다 ㅎㅎㅎ
가게 안으로 안내받습니다. 가게는 넓은 다다미방. 마치 온센료칸의 연회장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가보시면 압니다 -_-) 가게 안은 장어굽는 냄새로 가득합니다. 시작부터 고행의 연속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메뉴판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이런집들의 특징이 있죠. 자주 말하는 [휘갈김체] 의 압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기사 이런데 찾아오는 외국인 얼마나 되겠다고 -ㅅ-)
鰻重 2,500円、3,000円、3,500円 蒲? 2,700円、3,200円、3,700円 白? 2,800円 きじ? 2,000円 / 柳川 2,000円 /うざく 1,200円 / う? 1,500円
鯉こく 900円 / ?鳥 900円 / 鯉あらい 900円 / 肝吸い 300円
日本酒 700円 / ビ?ル 750円 |
일단 메뉴판 내용입니다만 그 폰트가 휘갈김체... 초행길, 일본어 약하면 미리 예습하는것도 좋을듯합니다. 참고로 대세는 [우나쥬] 와 [우마키(장어계란말이)] 입니다만 [카바야키]와 [시로야키] 도 휼륭하다는 편입니다. [키모스이(장어간 장국요리)] 기본중에 기본이겠죠^^
혼자인지라 많이는 못먹고... [우나쥬] 3,000엔짜리와 [키모스이] 까지만 시켰습니다. 한명만 더 왔다면 [우마키] 도 시켰을텐데말이죠 -ㅅ-
...
......
.........
............
..............
유명한 장어요리집은 주문한 순간 장어를 분해(?)하기 시작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집도 그런 집으로 유명하지요. 노렌에는 천연장어라고 써있긴 하지만... 3000엔짜리 덮밥에선 어디 그런걸 쓰겠습니까^^ (참고로 1인당 20,000엔이 넘는 코스요리도 있습니다 - 예약제 - 이쪽엔 천연을 쓰겠죠^^)
굽는것은 최고급 숯인 비장탄을 사용하여 굽는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음식나오는데는 1시간가까이 소요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집 가시는분들... 그점은 미리 염두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하기사 장어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기다리는 시간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합니다만...
장어굽는 향기에 취해서 '멍~' 하니 1시간정도 있었을까... 드디어 나왔습니다 ㅠ_ㅠ
문제의 [우나쥬] 입니다. 특상 3,500엔짜리 시킬껄 그랬나 하는 생각도 살짜기 듭니다^^
부드럽고 포실포실한 장어살. 진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타레. 그리고 하얀 밥이 하나가 되는 순간은...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그 자체가 예전부터 하나였던게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네요. 그 부드러움은 장어를 먹는다는 느낌 자체가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마지막 결정타로 향기가 있겠죠^^
흔히 먹게되는 기름지고 느끼한 맛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가 관동식 장어요리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관동식은 장어를 미리 쪄서 굽습니다. 그래서 포슬포슬하고 부드럽지요... 물론 싫어하는분들도 많습니다. 어디까지나 취향문제니까요^^)
산초가루는 취향껏 뿌리시면 됩니다^^ 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키모스이]는 [우나쥬]의 짝꿍이죠^^ 없으면 허전합니다. 처음 드시는분들중에는 그 향에 질색팔색하는분도 있지만... 이거 맛들리면^^ 꽤 곤란합죠. 장어 간이 비타민A가 워낙에 많이 들어있어서 건강에 좋다고들 하네요...^^ 일단 전 몸에좋건말건 맛있는건 다 좋아하는지라 (...)
대기시간 1시간. 식사시간은 그의 1/4인 15분 후...
그릇에는 쌀 한톨, 국물 한방울 남지 않고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
근데 허무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더군요 (...) 일반적으로 1시간이상 대기하다 먹으면 뒤에 나올때 참 허무했던적이 많았는데... 여긴 그게 아니었더랍니다. 여튼... 참 희?h합니다. 아직도 코에선 장어굽는 냄새가 아른거리는듯하구요...
아까 들어갈때는 밖에 대기하고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만... 그 1시간 사이에 밖에는 어느덧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서있었습니다... 모두 이 즐거운 구복의 체험을 하러 온 것이겠지요. 물론 그 즐거움을 위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향기로운 그 냄새를 맡으며 같이 온 일행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 그 모습 뒤에는 조그마한 이나리신(주 : 곡식을 관장하는 신)의 집이 있었습니다
그 조그마한 집을 보면서, 이나리신에게 마음속으로 "잘먹고 갑니다" 라는 인사를 하고 가는 맛달이었습니다.
4월 어느 휴일의 이야기였습니다
런치예산 : 2500엔~3500엔 / 디너예산 : 4500엔 ~ 이상 / 추천메뉴 : 우나기돈, 카바야키 등..
영업시간 : 11:30 - 13:30 / 16:00 - 19:30 (평일) : 11:30 - 19:30 (주말) / 휴일 : 월요일
東京都荒川區南千住5-33-1 (JR,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미나미센주역 근방) / 03-3801-4670
<출처 : 일본여행동아리 (J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