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석입니다. 처음엔 그냥 평범한 산수경석이라 생각했는데 뒤집고 돌려보다가 문뜩 일본원숭이가 보였습니다. 좌대를 짤때 실물로는 괜찮아 보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별로네요.
일본원숭이는 서로의 털을 고르며(그루밍) 몸의 청결을 유지하고 관계를 돈독히 합니다. 서열을 확인하고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일상의 행동이라 합니다. 이 장면이 떠오르니 자연스럽게 저런 원숭이같은 우리를 돌아보게 됩니다.
둘이 살아도 결국 각자의 시간이 되는 나이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고, 같은 일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도, 각자의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 됩니다.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각자만의 생각과 감정이 오롯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다름이 때로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 다름을 통해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합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좋은 이유는 그 시간이 혼자 있을 때의 고요함과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한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관계.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두 사람에게 주는 가장 큰 위로일 것입니다. 서로의 가슴을 맞대고도 상처가 닳아 없어져, 이제는 더 이상 서로를 아프게 하지 않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시간은 늘 모든 것을 변화시키지만, 때로는 변화하지 않는 무언가를 남기기도 합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아팠던 기억조차도 이제는 부드러운 윤곽으로 다듬어졌습니다.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그것이 우리를 가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흔적은 우리를 더 단단히 연결하는 고리가 되었습니다.
둘이지만 혼자 같은 관계,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각자의 시간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결코 고립된 것이 아닙니다. 함께 나누는 시간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서로를 더욱 자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오히려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관계. 그것이야말로 시간이 만들어준 선물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둘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감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시간이 우리에게 준 유일한 지혜는 바로,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 시간이 서로의 고요를 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는 것과 같은 편안함 속에서, 우리는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배웁니다. 두 사람의 시간이 서로를 지키고, 더 나은 내일로 이어지게 한다는 믿음 속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씩 더 깊이 닿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