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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를 닮아가는 도킨스 - 『지상 최대의 쇼』 1장을 읽고
『지상 최대의 쇼:
진화가 펼쳐낸 경이롭고 찬란한 생명의 역사』, 리처드 도킨스
지음,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Richard Dawkins, Free Press, 2009
근본주의적 기독교와 자유주의적 기독교의 차이를 과장하지 말자.. 6
내가 왜 종교 문제에 대한 굴드의 생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지는 아래 글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굴드는 근본주의적 기독교만 문제라고 본다.
「진화 심리학, 행동 유전학, 종교에 대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헛소리 (version 0.2)」
http://www.skepticalleft.com/bbs/tb.php/01_main_square/38948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에서 종교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지상 최대의 쇼』에서는 어느 정도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도킨스는 많은 일반 신자들이 구약성서에 나오는 황당한 창조론을 여전히 믿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우리는 주교들과 박식한 성직자들이 진화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신도들도 그러하리라고 어수룩하게 믿어버려서는 안 된다. 내가 이 책의 부록에 정리해두었듯,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증거가 넘친다. 미국인 가운데 40퍼센트 이상은 인간이 다른 동물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하느님이 지난 1만년 안짝에 우리를(의미상 모든 생명을) 창조했다고 믿는다. 영국에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의 비율은 미국만큼 높지는 않지만 충분히 걱정스러운 정도다. 이것은 비단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교회로서도 걱정스러운 일이어야 한다. (『지상 최대의 쇼』, 19쪽)
What we must not do is complacently assume that, because bishops and
educated clergy accept evolution, so do their congregations. Alas, as I have
documented in the Appendix, there is ample evidence to the contrary from
opinion polls. More than 40 per cent of Americans deny that humans evolved from
other animals, and think that we – and by
implication all of life – were created by God within
the last 10,000 years. The figure is not quite so high in
물론 이것은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도킨스가 생각하듯이 교회로서도 걱정스러운 일일까?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교회는 신에 대한 일반 신자들의 믿음과 그런 믿음 때문에 나오는 십일조로 먹고 산다. 십일조로 먹고 살기는 근본주의 성직자나 자유주의적 성직자나 마찬가지다. 신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 자유주의적 성직자들도 실업자가 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성직자인 이상 신에 대한 믿음 즉 미신과 관련하여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것이다.
도킨스는 자유주의적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이 이제 완전히 과학의 편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쓰고 있다.
고위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은 진화에 이견이 없다. 많은 경우에 그들이 과학자들을 활발하게 돕고 나서는 것도 사실이다. (『지상 최대의 쇼』, 16쪽)
It is frequently, and rightly, said that senior clergy and theologians have no problem with evolution and, in many cases, actively support scientists in this respect.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4쪽)
캔터베리 대주교도 진화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고, 교황도 그러하며(고생물학적으로 정확히 언제 인간의 영혼이 육체에 주입되었는가 하는 기묘한 문제를 놓고 의견차가 좀 있긴 하지만), 학식 있는 사제나 신학 교수라면 다들 마찬가지다. (『지상 최대의 쇼』, 18쪽)
The Archbishop of Canterbury has no problem with evolution, nor does the Pope (give or take the odd wobble over the precise palaeontological juncture when the human soul was injected), nor do educated priests and professors of theology.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6쪽)
진화에 대한 증거들을 주의 깊게 살펴본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은 이미 맞서 싸우기를 포기했다. 마지못해 포기한 사람도 있고, 리처드 해리스처럼 열성적으로 포기한 사람도 있지만. 한심하리만치 무지한 자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내키지 않더라도 진화가 사실임을 받아들였다. 신의 손길이 진화 과정을 개시했으나 이후의 발전에 대해서는 손을 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초에 신이 우주에 시동을 걸었고, 모종의 심원한 목적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물리 법칙들과 상수들을 조화롭게 부여함으로써 우주의 탄생을 경건하게 하였으며, 결국 우리 인간이 그 목적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툴툴거리면서 인정하든, 행복한 마음으로 인정하든, 사려 깊고 합리적인 종교계 인사들은 모두 진화의 증거를 받아들였다. (『지상 최대의 쇼』, 18쪽)
Bishops and theologians who have attended to the evidence for evolution have given up the struggle against it. Some may do so reluctantly, some, like Richard Harries, enthusiastically, but all except the woefully uninformed are forced to accept the fact of evolution. They may think God had a hand in starting the process off, and perhaps didn’t stay his hand in guiding its future progress. They probably think God cranked the universe up in the first place, and solemnized its birth with a harmonious set of laws and physical constants calculated to fulfil some inscrutable purpose in which we were eventually to play a role. But, grudgingly in some cases, happily in others, thoughtful and rational churchmen and women accept the evidence for evolution.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6쪽)
계몽된 주교들과 신학자들로 돌아와서, 그들이 스스로도 개탄해 마지않는 반과학적인 난센스와 싸우는 일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 진화는 진실이고 아담과 이브는 존재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설교단에 설 때는 아담과 이브가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는 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그들을 거론하면서 도덕적 또는 신학적 교훈을 강론하는 무분별한 설교자가 얼마나 많은가! (『지상 최대의 쇼』, 19쪽)
To return to the enlightened bishops and theologians, it would be nice if they’d put a bit more effort into combating the anti-scientific nonsense that they deplore. All too many preachers, while agreeing that evolution is true and Adam and Eve never existed, will then blithely go into the pulpit and make some moral or theological point about Adam and Eve in their sermons without once mentioning that, of course, Adam and Eve never Actually existed!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7쪽)
이것은 웃기는 얘기다. 자유주의적 성직자들은 근본주의적 성직자에 비해 약간 더 과학을 인정할 뿐이다. 이 책과 관련해서 이야기하자면 약간 더 진화론을 인정할 뿐이다. 히틀러보다 약간 더 착한 것이 큰 자랑거리가 아니듯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나 이슬람교 근본주의자에 비해 과학을 약간 더 인정하는 것은 큰 자랑거리가 아니다.
진화론을 인정하는 정도를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 소진화도 부정.
2. 소진화는 인정하지만 대진화는 부정.
3. 대진화까지는 인정하지만 심장, 허파, 간과 같은 놀랍도록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는 신의 안내를 받아 만들어졌다고 생각함.
4. 온갖 복잡한 신체 구조가 신의 안내가 아니라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정신과 관련된 것은 신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함.
5. 인간의 정신 역시 신의 개입이 없는 진화의 산물이라고 인정함.
근본주의자들 중에는 소진화조차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인위 선택에 의한 품종 개량이라는 아주 뻔한 사실을 상기하도록 하면 소진화까지는 인정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대진화를 인정하는 근본주의자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들은 결코 인간이 물고기나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즉 근본주의자들은 1번이나 2번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들은 어떤가? 그들은 기껏해야 4번까지만 나갈 뿐이다. 그런 입장을 잘 보여주는 것이 교황의 다음과 같은 말이다:
인간의 몸은 그 이전에 존재했던 생명체에서 생겨났다 하더라도(If the human body take its origin from pre-existent living matter), 영혼은 하느님이 직접 창조하셨다. ...... 결과적으로, 영혼이 생명체의 힘에서 출현한다고 또는 생명체의 부수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간주하는 – 이것은 진화론을 부추기는 철학과 부합한다 - 진화론은 인간에 대한 진리와 양립하지 못한다. 또한 개인의 존엄을 뒷받침할 수도 없다. (『빈 서판: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 332쪽, 『The Blank Slate: The Modern Denial of Human Nature』 page 186, 교황이 1996년에 했던 연설)
사실 마르크스주의자들처럼 진화론을 완전히 인정한다고 떠벌리는 사람들도 인간의 정신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점은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소진화는 인정하지만 대진화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대진화는 인정하지만 정교한 구조는 신의 안내에 따라 진화했다고 본다면 그것은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동물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인간은 신의 창조물이라고 본다면 그것은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인간의 육체는 진화의 산물이지만 인간의 영혼은 신이 만들었다고 본다면 그것은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인위 선택에 의한 품종 개량이라는 뻔한 사실이 있음에도 소진화를 부정하면 너무 바보 같아 보이기 때문에 소진화까지만 인정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바보 같아 보이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고등 교육을 받은 성직자가 대진화까지 인정하는 것도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들에게는 과학 정신은 알 바 아니다. 너무 바보 같아 보이지만 않으면 그만이다. 만약 정말로 과학 정신에 충실하다면 인간의 정신까지도 자연 선택과 유전적 부동과 같은 진화의 산물이며 신의 개입은 없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최초에 신이 우주에 시동”만 걸고 은퇴했다고 보는 이신론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이 그런 일관된 이신론 또는 범신론을 옹호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다윈 역시 그런 일관된 이신론 또는 범신론을 믿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신론이나 범신론을 일관되게 믿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과연 기독교 성직자 중에 1%나 될지 의문이다.
기독교 성직자 중에 대진화까지 인정하는 사람은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들 중에 예수의 기적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1%나 될까? 처녀가 애를 낳고, 죽은 사람을 살리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믿는 것은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반과학적인 난센스”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독교 성직자들이 “예수의 기적 이야기는 몽땅 뻥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법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론보다 신약에 나오는 예수의 기적 이야기가 자신의 밥줄과 더 연관이 크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적 성직자들도 과학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점에서는 근본주의자들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근본주의자로 불리는 사람들도 성경 구절을 몽땅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현대 사회에 적응한다. 미국에서 근본주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다음 성경 구절을 믿고 따르겠다면서 장애인을 교회에서 쫓아내려는 미국 기독교인은 다행스럽게도 사실상 없다.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론에게 이렇게 일러라. ‘너의 후손 대대로 몸이 성하지 않은 사람은 그의 하느님께 양식을 바치러 가까이 나오지
못한다. 소경이든지 절름발이든지 얼굴이 일그러졌든지 사지가 제대로 생기지 않았든지 하여 몸이 성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가까이 나오지 못한다. 다리가 부러졌거나 팔이 부러진 사람, 곱추, 난쟁이, 눈에 백태 낀 자, 옴쟁이, 종기가
많이 난 사람, 고자는 성소에 가까이 나오지 못한다. 사제
아론의 후손으로서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야훼께 가까이 나와 번제를 드리지 못한다.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은 그의 하느님께 양식을
바치러 가까이 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하느님께 바친 양식, 곧
더없이 거룩한 것과 보통으로 거룩한 것을 받아 먹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는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휘장 안으로 들어가거나 제단 앞으로 나가서 나의 성소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 사제들을 거룩하게
하는 이는 나 야훼이다.’” (레위기
또한 크리스천 사이언스(Christian Science) 파를 제외하면 근본주의자들도 병에 들면 병원에 간다. 믿음 치료(faith healing)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주의자들도 병원에서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의 경우에는 일단 병원을 찾는다.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들은 근본주의적 기독교인들에 비해 현대 과학과 현대 도덕 규범에 약간 더 적응했을 뿐이다. 그래서 대진화를 인정하기도 하고, 동성애가 죄악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이 차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자유주의적 기독교와 근본주의적 기독교 사이에는 차이가 있으며 그런 차이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도킨스는 마치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들이 과학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라도 한 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도킨스는 굴드를 닮아가는 것 같다.
도킨스와 굴드의 생각과는 달리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들도 신과 예수에 대한 온갖 말도 안 되는 미신에 흠뻑 빠져 있다. 종교의 기본적인 습성과 논리 때문에 과학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종교가 5백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도 종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선진 산업국에 존재하는 왕정주의자 정도일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종교 타파 가능성에 대해 조금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제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조금 긴 글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입장 중 한가지를 줄여서 말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인-과로 기술되어지는 존재의 과정에 대한 설명은 분명히 과학이 더 합리적이고 견고합니다. 그러나 "최초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과를 통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그것이 신이든 원자든 원시우주의 시작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종교는 그 설명이나 비판이 힘든 지점을 만능의 존재로 공략하고 있는 아주 강력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최후에도 믿음 그 자체는 버리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이유로 동작합니다.
http://evopsy.tistory.com/entry/‘종교는-확실히-마약’…살기-힘들수록-국민-종교심-높아
http://evopsy.tistory.com/entry/미국인-3분의2-종교는-득보다-해-더-많다
위의 글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미국에서 창조론과 진화론 전쟁 재판에서 진화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유럽은 나이든 사람과 보수적인 사람 이외에는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가 존재하는 한 종교도 같이 존재할 겁니다.
인과론, 제1원인, 부동의 동자 같은 개념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없는 걸로 판명났습니다. 양자적 미시세계에선 원인이 없이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대한 교양서를 읽어보시면 이에 대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iiai/41746053
교황이 과학을 인정한 시기와 (1996년)
미국의 재판 년도가 기억이 안나서 다시 한 번 위의 블로그에 가서 찾아보니까 1987년도군요
그리고 지적설계론을 내세워서 2010년 1월 12일 재판에도 역시 실패했다고 합니다.
neonatas 님은 종교타파에 두가지 의미를 뒤 섞고 계신것 같습니다.
종교는 학술적으로 까댈수가 있고요. 이와 별개로 종교를 사회적으로 타파할 수도 있습니다. 도킨스가 하고 있는 작업은 아마 전자를 수단삼아 후자를 이룩하려는것이지요.
어쨋든 "종교를 타파"한다고 할적에, 일반적으로 이 두가지가 같이 개입되겠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뜻을 가진다는걸 분명히 해야 합니다. 예컨대 후자의 목표는 전자의 작업없이 어떤 정책이나, 정부의 강제에 의해 이룩될 수도 있습니다.
헌데 도킨스식 종교타파 접근에서 문제가 되는것은, 전자의 작업을 통해서도 후자의 목표가 그렇게 쉽게 달성될만한게 아니라는거죠.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킨스처럼 철저히 논리적이고 합리적 논증을 받아들일 처지가 아닙니다.
그들은 그렇게 똑똑하지가 않아요. 때문에, 도킨스와 같은 사람이 아무리 학술적으로 이러저러한 썰을 푼다고 해도, 그것이 도킨스와는 전혀 어떤 다른 믿음체계를 가진 사람들에겐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실 세상사람들을 둘러보면 도킨스와 같은 철저히 과학에 파묻힌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습니까. 당장 진화론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판국에...신이 없다는걸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다시 말해서 누군가가 나타나서 신이 없다라는것을 100% 완벽하게 증명해낸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도킨스가 여기에 속하진 않습니다), 현실세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에 신경도 안쓰거나 콧방귀도 뀌지 않을거예요. 즉 학술적으로 종교를 아무리 잘 까댄다고 해도 그것이 종교의 사회적 타파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 견해로는, 도킨스의 여태까지의 반종교적(?) 작업은 남들보다 조금은 더 머리를 굴릴줄 알고, 기존의 것을 당연시 하는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들..또는 회의주의를 가진 사람들..이들의 존재를 확실히 하고 그들의 입장을 굳건히 한것에 그 의의가 있지, 아직까지 점집을 찾고 기도를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대다수 일반인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목표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아마 도킨스로서도 자신의 책을 내면서 그 정도까지 바라지는 않았을거예요. 사람들의 믿음을 바꾼다는게, 그리 쉬운게 아니거든요.
덕하님은 5백년안에 종교가 사라질것 같다고 했지만, 글쎄요. 500년내에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지적인 점프를 이뤄낼 수 있을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 2030년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큐를 보니까 DNA 조작으로 결함없는 완벽한 우주인을 보낼 것이라고 하더군요. 만약 무사히 돌아온다면 지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의 잡신 이외에 기독교인은 현재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링크한 글을 읽어 보세요) 5백년이 아니라 그 전에 기독교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나비효과 / 네, 저도 그런 미래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 종교라는 불을 꺼뜨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한다면, "외계생명체"의 증거를 직접 발견하는 상황이나, "인간과 대등한 로봇"을 인간 자신이 개발해냈을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천마디 말보다, 그러한 확실한 증거들을 발굴해내는것이 인류의 전체적인 지성이나 믿음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시킬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합니다.
cage / 제게 어떤 불만이 있으신건가요? 제가 어떤 "잘못"을 했습니까? 상당히 빈정거리는 말투가 거슬립니다. 제가 cage님께 해코지 당할 일을 했다는 생각은 안드는데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의 DNA를 조작할 수 있는 안전한 기술은 없고, DNA를 마음대로 조작한다고 해서 완벽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정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고치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뭘 어떻게 바꿔야 더 똑똑해지고 더 건강해지는 지 모르거든요.
제가 cage님의 질문인지 시비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답을 대신 해보자면 지적인 점프는 근거도 없는 미신이나 종교 따위에 의지하는 멍청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제대로 된 책이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챕터 1을 읽어서 나올 수 없는 결론은 책 전체를 읽어도 나올 수 없어야 제대로 된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cage님 말고 더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seokha kang님 특정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고치는 것을 뜻한 겁니다. 화성으로 가는 우주인은 소수이고 우주에서 몇 년동안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에 완벽하다는 것은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 겁니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시물레이션으로 통과한 최고의 우주인에게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있다면 유전자 조작으로 고친다는 겁니다. 지금은 그런 기술이 없지만 앞으로 생길지 모른다는 거죠
지구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동물 복제가 도덕.윤리문제로 시끄러운데 살아있는 인간의 DNA 조작은 동물복제보다 더 화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주인에게 적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겁니다. 만약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면 도덕.윤리를 따지는 사람들끼리도 어떤 미세한 변화는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지적인 점프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겁니다.
저도 나비효과님의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려면 2030년보다 먼 미래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선진 산업국에 왕정주의자가 거의 없는 이유가 대부분 사람들이 왕정주의와 공화정의 장단점을 잘 비교해서 공화정을 선택할 만큼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화정이 대세인 사회에서는 왕정주의를 지지하면 너무 바보 같아 보이기 때문에, 또는 그냥 다수와 지위가 높은 사람이 공화정을 외치기 때문에 공화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종교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종교, 회의주의를 밈으로 본다면, 가능한 얘기인듯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예상되는 문제는, 종교와 회의주의중에 어떤것이 인간두뇌에 더 잘 기생할 수 있겠느냐 하는게 되겠네요. 사실 저는 회의주의나 과학이 종교보다 인간에게 기생하는 밈으로선 그렇게 성공적인것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
도킨스가 단지 종교인들조차 과학적 증거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만다는 사례로 저런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요?
저도 덕하님이 도킨스더러 "굴드를 닮아간다"라고 해서 좀 오바하시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는데요. 도킨스가 어떤 입장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는(혹은 그렇지 않은지는) 덕하님이든, 저든 누가됐든 이 책을 다 읽어보고 평을 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덕하님이 1장만 읽고 이런 평을 하신건, 성급하셨습니다.
서평엔, 이 책이 전작인 <만들어진 신>보다는 "덜 급진적" 혹은 "온건한 형태"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라고 하더군요. 책을 봐야 알겠지만, 사실 저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것 같아요. 도킨스에겐 적이 원래 많았지만, <만들어진 신> 이후엔 적이 훨씬 많이 생겼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데 있어, 어느정도 어법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을지 몰라요. 게다가 자신의 변호인을 자처하던 다니엘 데닛과 같은 학자마저, 도킨스의 종교에 대한 입장으로부터 갈라섰죠.(물론 그 역시 전체적으로는 회의주의자입니다만)
종교를 비판하고자 할 때, 꼭 누구 잡아먹을것처럼 공세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칼 세이건과 같은 천문학자는 상당히 온건한 형태로 종교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댑니다. 오히려 도킨스처럼 공격적으로 나가는것보다 종교에 흠뻑 빠진 사람들에겐 이런 온건한 방식이 자신들의 믿음을 성찰하는데 더 나을수도 있어요.
제가 이 책을 다 읽는다 하더라도 위에 인용한 도킨스의 글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문제는 종교 공격의 톤이 아닙니다. 도킨스는 굴드처럼 자유주의 기독교인들의 과학 정신을 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덕하 / 네 그런 대답이 나올걸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덕하님이 쓰신 글 내용이 아니라 제목을 비판하고 있는겁니다. "굴드를 닮아가고 있다" 이런 표현은 책 한 챕터를 읽어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까요.
크림치즈베이글님의 견해처럼 제가 두가지 의미를 뒤석은건 아닙니다. 저는 합리적 비판에 대한 종교인의 대응 전략에 대해 300자 이내에로 기술하려고 했던 겁니다. 물론 요점을 드러내는 능력의 부족함 때문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 저는 그들이 학술적 까댐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대응한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가령 그렇더라도 그들은 이내 패배할 것입니다. 애초에 비판 가능한 대상인 과학의 영역에서 현재 살아 남아있는 진화론의 정설들은 적응적으로 훨씬 더 견고해져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믿고 있는 시작 지점은 전지 전능한 존재입니다. 그것은 어떠한 것도 원래 그렇게 만들어 졌다는 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무한한 설명 가능성이 있는 시작 지점입니다. 우리에게 거북할 수 있는 이 존재는 그들에겐 너무 당연한 존재입니다. 조악한 예를 들면 우리가 두 개체의 높은 유사도라는 사실을 진화를 설명하는 과정에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그것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그저 비슷하게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간 다른 견해가 있는 것 같아서 추가적으로 다는 댓글인데, 저는 도킨스가 학술적 까댐과 사회적 타파 시도 두가지를 다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근거는 그의 저서입니다. 물론 제 기억이 잘못됐거나 오해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조금 과도해 보이는 문장을 자주 봤던 것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그 기억이 잘못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도킨스가 하고 있는 작업은 아마 전자를 수단삼아 후자를 이룩하려는것이지요." 라고 함으로써,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고 위에서 말씀드렸지요.
헌데 neonatas님이 길게 써주신 내용들은, 사실은 꽤 알려진 "철학적 반론"(인식론적 반론)쯤 되는것으로서 학술의 영역에 속합니다. 이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건, 이런 "철학적 반론"은 "학술적 까댐"(혹은 그 반론의 반론)이 될 수는 있겠지만, "종교의 사회적 타파"와는 거의 무관한것이라 했죠.
아.. 꼭 학술적 까댐을 수단으로 삼지는 않는다. 라는 부분을 얘기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종교의 유해함에 대해 충분한 근거없이 다소 비약적으로 전개되는 비난 같은 것에 대해 제가 나름, "학술적 까댐을 수단으로 하지않는 사회적 타파 시도" 정도로 생각했나봅니다. 그러나 인식을 인식론으로 가져와서 학술적 범주로 평가한다면 도킨스는 충분히 학술적인 수단만 쓰는군요.
하루 빨리 종교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유태교 파생 종교들
전에 IQ가 높을 수록 덜 종교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고
현대의 뛰어난 과학자들은 무신론자라는 글도 본 적이 있는데
IQ가 높은 사람중에도 종교인이 있다는 사실이 참 의아해요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 있는데 참 답답하고 공통적인 특징이 느껴져요
연구대상입니다 이 사람들
지적인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은 권위가 주어지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때 좀 더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린이들에게는 선생이 필요하잖아요 지금은 엉뚱한 인간들이 선생 노릇을 하고 있으니 완전 난장판이죠
Loser님 잘못 알고 계신 거 같은데요 예전에 아인슈타인의 종교관이 드러난 편지가 공개돼 경매에 부쳐졌단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던 다윈의 회개설이 떠오르네요 특징적으로 역시 증명은 없었죠 ㅎ
neonatas/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일반적인 인-과(원인과 결과)논리가 통용되지 않습니다. 원인 없은 결과도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잘 알지는 못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만;
양자역학에서도 그룹이 나뉘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인 없는 결과를 이야기하는 글들의 저자가 보통 유신론자 였던걸로 기억됩니다.
이덕하/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도킨스가 전술적으로 접근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승리선언을 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럼 적군은 당황하게 되고 진영이 흐트러지지요. 물론 직접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방식은 아닙니다.
승리하지도 않았는데 승리 선언을 하는 것은 유력한 전술이 아니라 바보 짓입니다. 자유주의적 기독교들 사이에서도 과학은 여전히 승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주의적 기독교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입니다.
바토리님의 의견에 동의하는것은 아니지만, "전술적 접근일 수 있다"는것엔 동의합니다. 저는 지금 덕하님이 "도킨스"에 대해 너무 성급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이 글 내용이 "챕터1에 대한 평가"라고 한다면 정당할 수 있지만, 저는 <지상 최대의 쇼> 챕터1이 "도킨스"라는 사람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대한 평가는 원하시는대로 하더라도, 도킨스에 대한 평가는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고 판단하는게 어떨까요?
"자유주의적 기독교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주장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만 "자유주의적 기독교는 진화론에 수긍한다"는 선언이라면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무리본능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서도 활용되지요. TV 광고에서 "센스있는 젊은 여성은 ~을 선호합니다" 라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말이지요. 물론 다시 말하지만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방식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종교가 없어지지 안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문명이 인간신체의 외부에서 겉돌았을 뿐, 인간신체 그 자체를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재의 인간은 자동차를 타고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여전히 원시시대와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하지요. 이것이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진화심리학은 늙음을 어떻게 대처하고 죽음 이후엔 뭐가 있는지 말해주지 안습니다만... 종교는 그것을 말해준다는 것입니다. 고로 문명이 인간신체를 변화시켜 생로병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시점이 되면 종교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떨어질거라 생각되네요.
맞습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아무(?) 도움도 안되고 때로는 잔인하기 까지 하지요. 그런 점에서 덕하님이 주장하시는 '공산주의'도 경제적 고통에 찌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종교라는 마약에서 상당부분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조금은 꿈같아 보이는 인류의 '싸이보그화'가 오히려 공산주의 보다도 차라리 더 현실적으로 빨리 인류에게 찾아오지 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저도 루저님의 글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생각을 하였고 (국민학교 1~2학년 때 벌레를 관찰하면서 실마리를 얻게 되어 중학생 때 컴퓨터를 처음 접하면서 완성된) 그 생각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왔는데 (그 당시부터 인류의 낮은 과학기술 수준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 후 포기했습니다 이때 제 삶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사라져서 현재의 무기력한 인간이 되는 데 일조했죠) 저런 일이 실현된다 해도 종교가 사라질 거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융화같은 건 더 실현성이 낮아보이고요 왜냐하면 제 생각에 그런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일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신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겠죠
이 책 작년 10월에 읽어보았는데요( 발췌문은 http://jania.pe.kr/aw/moin.cgi/TheGreatestShowOnEarth ), 제 소감으로는 1) 전략적인 양보인 것 같고, 2) 전작 "The God Delusion"을 포함한 기존 입장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던게 아닌가(따라서 전략적으로 비효율적이었다고) 싶습니다. "The Selfish Gene" 같은 초기작이야 (도킨스 스스로도 The Extended Phenotype 서문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말할 것도 없이 조심성이 심하게 부족했었죠. 개인적으로는 이 책(The Greatest Show on Earth) 좋습니다 :-)
종교를 부드럽게 비판하느냐 매우 냉소적으로 공격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시비를 걸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는 도킨스가 자유주의적 성직자들이 과학의 편에 서기라도 한 것처럼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도 부드럽게 비판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원문을 살펴보았는데요(이게 다 Kindle 덕 ㅎㅎ) 제가 보기엔 덕하님이 도킨스를 인용하시는 과정에서 약간 원문의 느낌이 왜곡된 것 같기도 해요. 이를테면 1) "In frequently..." 바로 다음 단락에는 실제로 여러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이 도킨스와 함께 서명한 진화론 교육 지지 성명서가 인용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상당히 합당한 근거라고 봅니다. 2) "Bishops and theologians..." 바로 다음 단락에서는 다시 비판 및 경고 - 일반 신자들은 사정이 다르다는 요지 - 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현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은 조금 지나친 해석이 아닐까요.
제 개인적인 느낌은.. 뭐랄까요. 조금 찜찜하긴 합니다. 사실이나 현상을 기술하는 초반은 accept evolution. 정도의 느낌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fact, evidence 등을 받아들이는 정도. 그러나 문장이 진행되면서 그들이 진화론 자체를 받아들인 것처럼 얘기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제 영어실력이 후달리므로.. 소감은 이정도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