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선정생한우의 '오마카세' 세트. |
. |
가정의 달을 맞아 그 어느 때 보다 가족 식사 모임이 많다. 가족들 건강을 챙기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떠올린다면 '한우'만 한 게 있을까. 좀 과장해서 한 집 건너 있을 정도로 많은 한우식당 중 가격 대비 고기 질이나 풍미가 좋은 집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미식가에게 추천받은 집이 연산동에 있는 '선정생한우(051-852-2662)'였다.
■셰프 재량에 따라 내놓는 한우 부위
![]() | |
전채요리로 나온 비프 타르타르와 안거미, 꽃등심 등 고기를 굽는 모습. |
그다음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특수부위. 접시에는 안거미(토시살), 안창살, 눈꽃살이 정갈하게 담겨있다. 씹는 맛 때문에 한우 마니아들이 즐기는 안거미는 소 한마리에 몇백 그램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다. 귀한 안거미는 정말 입에 착착 감길 정도로 고소했다. 갈비 한 짝에 한 점씩 나온다는 안창살도 입맛을 당긴다. 안창살은 허파를 떠받치고 있는 길쭉한 모양의 횡격막 근육이다. 적당히 숙성된 선홍색 꽃살은 혀끝에서 살살 녹아내렸다. 꽃살은 다른 부위보다 기름 맛이 강하게 나는 만큼 소금이나 생고추냉이를 곁들어 먹으면 개운해진다. 뒤이어 나온 안심스테이크는 두툼한 꽃등심으로 만든 메뉴. 한입 크기로 깍두기처럼 썬 고기는 앙증맞다는 생각이 든다. 불판 위에서 놓고 충분히 익혔지만 육즙이 그대로 남아 있고, 부드럽게 씹힌다.
■프랑스 요리처럼 여유 있는 코스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뷔페식으로 먹다 보니 금세 배가 찬다. 그런데 몇 가지 코스가 여전히 남아있단다. 생갈빗살, 양념주물럭, 차돌박이를 한 점씩 불판 위에 맛보기로 했다. 참기름으로 버무린 양념주물럭은 달콤했다. 단단한 지방이 차돌처럼 박혀 있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차돌박이는 주로 얇게 썰어 구워 먹는다. 차돌박이는 까나리액젓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란다.
밥과 함께 나온 된장국에 차돌박이를 샤부샤부처럼 담가 먹으니 별미였다. 한우의 각종 부위를 프랑스 코스 요리처럼 먹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양한 부위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오마카세' 메뉴는 1㎏(4인용)에 25만 원이다. 식사까지 포함한 가격이니 분위기 있는 모임 메뉴로 적당할 것 같다. 준비가 많이 필요한 만큼 하루 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굳이 '오마카세'가 아니라도 갈빗살, 등심, 안심 등 일반 메뉴도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고기라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다.
'선정생한우' 는 1년마다 주요메뉴를 바꿀 만큼 음식에 정성을 기울인다. 사실 이 집 신벤자민 대표는 필명 '큰바다로'를 쓰는 유명 맛집 블로거다. 자동차관련 개인 사업을 하는 그는 한우를 즐겨 먹다 5년 전 식당을 열었다. '미식가'인 그는 다양한 요리를 여러 곳에서 맛봐야 진짜 맛있는 요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서양요리에 나올 만한 '비프 타르타르(한우생크림)' 메뉴가 나오는 것도 여러 레스토랑을 방문한 그의 발품덕이다. 이런 신 대표의 열정이 '선정생한우' 메뉴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숙성 꽃등심(100g) 1만8900원, 선품 육회 소(100g) 1만4000원, 생고기 콤보(육회 100g 생고기 100g) 3만1000원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