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둘째날!!! 6월 16일 목요일
어젠 너무 피곤해서 늦잠 잘줄 알았는데
언제나의 습관인지, 새들이 지저기는 소리에 깼는지
5시에 눈을 뜨자 마자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이유가 있었으니까...
내일 도조를 어디서 만날까?
사천에서 만날까? 하일면 상족암으로 오라할까?
오늘 걸어보고 저녁에 묵는 곳에서 전화하기로 했다
도조는 금요일에 합류해서 3일 동안 우리와 같이 걷다가
일요일 남편과 같이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출발전에 두 남자(우리 남편과 도조 남편)는
도조를 사천버스정류소에서 점심시간에 만나서
창선으로 들어가 토,일요일은 남해 해안길을 답사하고
남해읍에서 부산으로가기로 했는데
어제 오늘 걸어보니까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일단, 내일 점심에 도조를 사천에서 만나려면
오늘 하일면 까지는 가야했다
아침식사후 신덕이 전화를 받았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전화라 무척 반가웠다
앞으로 매일 전화로
우리들의 도보여행 과정을 우리 사랑방에 중계보고 한다니
고맙기도 하고 힘도 나고 책임감도 느껴지고....
운동선수들에게 응원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것 같았다
날씨는 적당히 구름도있고 걱정 했던 비는 다행히 올것 같지는 않다
세포마을에 위치한 비너스 모텔을 출발(거류16Km 지점)
출발을 응원하는듯 뻐꾸기 소리가 즐거운 행진가로 들린다
이곳엔 유난히 뻐꾸기가 많은 듯 하다
여름철새인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남의 힘으로 부화한뒤
새끼가 자라면 남쪽으로 날아간다니 아름다운 목소리와는 달리
좀 염체없는 새인 것 같다
길옆에는 접시꽃, 백합꽃, 참나리꽃들이 한참이고
지나가는 마을마다에는 치자꽃과 아름다운 노란장미꽃, 석류꽃들이
삼원색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피어있어
걷기에 힘들고 지친 몸의 피로가 확 풀리는 듯 하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인지 길가에 산딸기들이
무리지어서 먹음직 스럽게 달려 있었다
이번 여행에 우리들의 간식은 산딸기 였다
지칠만하면 여기 저기 달려있는 산딸기 따먹는 재미로
피곤한줄 몰랐으니 도보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가는개마을 - 대가룡포마을 - 소가룡포마을
가룡마을에 들어서니 키위 농장이 많았다
겉보기에는 포도밭인줄 알았더니 키위가 주렁 주렁(일명 양다래).....
이번에 처음으로 나무에 달려있는 키위를 보았다
77번 일반국도 왼쪽으론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는데
남해안의 작은섬들이 고깃배들과 오밀 조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어
도보여행이 끝나면 언제 한번 시간내서
차로 드라이브 하자고 신랑한테 약속을 받았다
시간당 거의4Km의속도로 행진 계속
대패진 소공원에서 10분간휴식
우두포 - 장좌리 - 에밤이 - 큰구학포 - 장항 -
10시쯤 선희한데 화이팅 메시지,
작은 구학포 소공원에서 10분간 휴식
장항마을 통과하면서 손신애 격려메시지
걸으면서 받는 친구들의 메세지가
얼마나 고맙고 힘이 되는지...
12시에 거류(당동) 봉암리 정자나무 밑에서 점심
마을 동네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1시간 휴식
더운날 이렇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할일없이(?) 걷고 있는
우리가 신기한듯, 그래도 대단하다고 한마디 격려해준다
아무래도 하일면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고성까지 가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도로 돌아가는 길은 버리고
거류면 당동 삼거리에서 1009번 지방도로로 고성으로 향한다
거류면은 여태까지 지나온 마을보다 면소재지다 보니
도시에 갖출 것은 다 갖춘 마을이었다
병원, 학교, 마트, 은행, 찜질방등
시내를 배낭메고 두남자와 한여자가 걷고 있으니
이상한지 순찰차의 순경 아저씨가 물어본다
" 어디 가세요? "
" 도보여행 중인데요 "
" 어디서 오셨어요? "
" 마산에서요"
" 걸어서요? "
" 예 "
" 어디까지 가세요? "
" 모르겠어요 한 열흘 걸을 건데요 "
" 더운데 대단하십니다 힘내세요~~~"
아마 뒷말은 이랬을 것 같다
' 나이드신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
스스로 자랑스럽다!!!
부러워 하는 것 같은 말투에...
거류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롯데삼강 팥빙수에
딸기우유을 부어서 저 위에 보이는 거류면 문화회관 마당에 있는
2m둘레의 큰 정자나무 밑에서 먹었는데
그 맛이란~~~ !!!
도조 신랑은 처음으로 먹어보는 팥빙수 맛에 반해서
걷는 내내 가게만 보이면 팥빙수를 사먹었다
물론 우리도 함께....
지금부터의 길은 재미없다
해안도로가 아니라서 볼거리도 없고 덥고
차도로 걸으니까 매연에 지치기도하고....
가는길목에
엄홍길 전시관도 건립중이고 진주 통영간 고속도로의 끝이
광도면이라 멋지게 마무리 되어가는 고속도로도 보고....
못안마을 - 신촌 - 용산리 - 율대리 - 고성으로
오후 4시30분쯤 고성읍에도착
발에 물집이잡히기 시작하고 무릎도 아프기 시작
남자들은 괜찮은것 같은데 도저히 걸을 수 가 없다 발이 아파서...
5시에 목욕탕을 찾아서 1시간 목요후
난 그냥 근처 모텔이나 여관에서 쉬고 싶은데
두 남잔 민박집을 찾아야 한단다
사실, 밥을 해먹으려면 민박집이 편하니까..
바닷가쪽으로 나가면 민박집이 있을것 같아 바닷가를 찾았는데
생각보다 먼거리에 있었고 관광지가 아니어서 인지
민박은 없고 읍에서 좀 벗어난 삼산면 초입에서 할 수 없이 모텔로 들어갔다
거의 1시간을 넘게 걸어서...
이 사건은 도조가 와서 부터 나의 원망아닌 원망으로
심심하면 도조 신랑을 괴롭(?)히는 무기가 되었다
민박집을 우긴건 우리 신랑보다 도조 신랑이 더 강했으니까....
" 도조가 있었으면 여기 까지 안 걸어왔을텐데... 날 괴롭히려고 그랬죠? "
정말로 순진한 도조 신랑, 당황해서 아니라고 변명하는 모습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이자리를 빌려 미안하다는 사과 말씀 드립니다!
오랫동안 자주 여행을 같이 다니다 보니
(아!참, 우리는 여행중엔 항상 한방에서 혼숙하는 사이랍니다)
친숙하고 스스럼 없이 농담도 하고 그러다보니
너무 무례하게 굴었는지 모르겠다
도조와는오는도중 통화로 내일 새벽에 부산을출발
8시쯤 고성시외버스 주차장에 도착, 신랑이 마중가기로 했다
오늘은 목욕탕에서 목욕도 했고 민박찾는다고 한참을 헤메었더니
너무피곤하고 발도 아파서
모텔옆 횟집에서 회 한접시에 소주한잔 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꿀맛이었다 회도, 소주도, 매운탕도, 그리고 정신없이 쓰러져 잔 잠도......
오늘하루는 9시간을 걸어서 26Km를 왔다
용정리에서 고성까지.....
오후부터 발에 물집이 생겨서 힘든날이었다
다음에 계속....
첫댓글 소설이며, 시며, 그림으로 다가 온 친구들의 고행길! 편안히 앉아서 엿들으니 미안하다 친구야~~
부지런한 친구야, 덕분에 우리는 앉아서 좋은 경험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겠지?기다린다.
맞어 고생하고 온 여행 우리 너무편안하게 감상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기회가 되면 시도해 보고 싶구나 부러워.... 친구야 보람된 삶을 사는구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