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땅, 하늘이 연결된 중심지 "경남 사천"
한려수도의 중심에 위치한 사천시, 전통적인 농수산업과 함께 첨단 항공산업,관광사업등이 발달
경남 사천시는 바다와 육상 하늘길이 연결된 교통 요충지이자 한려수도 해상의 중심 도시이다. 한때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수산물 생산도시로 유명했다. 한일어업협정과 어자원 감소로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어자원 관리와 삼천포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내륙 지방은 농축산업이 주류를 이뤘다. 1990년대 후반에는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한국우주산업과 태양유전 등 항공우주산업과 외국인 기업 투자가 이뤄졌다. 이후 첨단산업 도시로 변모하면서 도시가 서서히 확장되고 있다.
경남 사천시는 한려수도 해상의 중심으로 인구 12만여 명이 모여 사는 해양관광레저와 친환경 농수산업이 발달한 도시이다. 사진은 삼천포항 전경. | 사천시 제공
사천은 옛 삼한시대, 변진 12국의 땅이었다. 조선 태종 13년(1413)에 사천이라는 지명이 사용됐다. 고종 32년(1895년) 팔도제 폐지, 전국 23부제 시행으로 곤양군과 합치면서 사천군으로 불렸다. 1914년 3월 1일 진주군의 축동면, 부화곡면과 곤양군의 서면, 금양면을 제외한 일원이 사천군으로 편입됐다. 이후 행정구역이 통폐합되다가 1956년 삼천포읍과 남양면이 통합돼 삼천포시로 분리됐다.
1995년 도농통합형태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하면서 사천시가 됐다. 1998년 대방동을 동서동으로, 동좌동을 선구동으로, 봉이동을 향촌동으로 통합, 남양 1·2동을 남양동으로 통합하는 절차를 걸쳐 현재의 1읍7면6동 행정체제를 갖췄다. 면적은 398.25㎢에 인구는 12만여 명이다. 시의 동과 남은 고성군과 남해군을 경계해 와룡산과 바다에 걸쳐 있고 서북은 진주시와 하동군이 있으며 지리산이 뻗어 내린 산악으로 형성되고 해안평야가 남북으로 전개돼 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진주분기점을 지나 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IC)을 통과하면 사천이다. 경남 서남쪽 해안에 있는 사천은 한려해상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세종과 태종의 태실지가 있는 길지이다. 해양과 대륙성 기후가 혼합된 온난한 기후로 농·수산업 발달은 물론 국내 최대의 첨단항공우주산업 단지와 외국인 투자 유치가 활발히 이루어진 사천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미래 첨단산업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항공우주박물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에이비에이션센터, 항공우주과학관과 항공우주테마공원에서는 항공산업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볼 수 있다. 새벽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는 삼천포수산시장에서는 싱싱한 회와 다양한 어패류를 맛볼 수 있다.
또 비토섬 별주부전 테마파크와 곤명생태체험장, 노산공원 삼천포아가씨상과 물고기상을 만들어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2013년에는 반세기 만에 경남도민체전 개최를 통해 체육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송포동 요트 계류장과 와룡산 패러글라이딩으로 레저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했다. 또한 2013년 사천지명 600주년을 맞이해 시민화합을 위한 시민의 종 건립 등 각종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전통과 문화를 가진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매년 10월 경남 사천시 사천비행장에서는 에어쇼와 항공기 홍보존, 다양한 체험과 전시회 등 항공우주엑스포가 열린다. | 사천시 제공
사천나들목(IC)에서 사천공항을 지나 승용차로 5분 정도 가면 사천일반산업단지가 있다. 이곳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을 선도하는 국내 유일 종합항공제작 회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항공부품업체들이 활발하게 수출길을 열고 있다. 사천엔 국내 최초의 항공우주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국내 최초 비행기 부활호 등 다양한 항공기들이 전시돼 있다.
인근에는 항공교육 1호인 KAI에이비에이션센터와 2013년 3월 개관하는 항공우주과학관은 항공우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하는 국내 최대의 항공박물관 단지로서 어린이에게 항공산업의 꿈을 심어 줄 수 있다. 10월에는 경남 사천 항공우주엑스포가 개최돼 블랙이글팀의 화려한 에어쇼와 항공기 홍보존, 다양한 체험과 전시회를 개최해 항공우주산업 도시의 명성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있다.
사천일반산업단지에서 국도 3호선을 타고 15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한려수도의 중심에 삼천포항이 있다. 삼천포항은 1958년 일본 수출항, 1966년 무역항으로 됐다. 또 2012년 5월부터 삼천포-제주간 카페리호를 운항하고 있다. 경상남도 항만종합발전계획에도 포함돼 서부경남의 지역거점항만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인근 삼천포수산시장은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하고, 활어를 사려고 몰려온 사람들로 새벽부터 활기가 찬다. 삼천포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수산물종합유통센터와 청결한 부대시설을 갖추어 명품시장으로 거듭나 깨끗한 이미지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동서공원과 통창공원, 노산공원이 삼천포항을 에워싸고 있고, 이곳에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접할 수 있다. 특히, 노산공원에는 삼천포아가씨상, 물고기상, 해안변 나무데크가 있어 바다를 보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삼천포항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창선-삼천포대교는 지난 2006년 건설교통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대상’에 선정됐다. 섬과 섬, 산과 바다를 잇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교량전시장으로서 주변의 해상 자연경관과 삼천포대교공원 수상무대, 각산봉와대, 군인숲, 거북선 등과 어울려 사천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또, 전국 9대 일몰지로 널리 알려진 실안낙조는 하늘이 깨끗해지는 겨울이면 전국의 사진애호가가 몰려든다.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대상’에 선정한 ‘창선 삼천포대교’. | 사천시 제공
저녁 무렵 창선-삼천포대교에서 실안 노을길을 잇는 7km의 해안길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낙조와 죽방렴, 섬들의 경관은 일품이다. 한밤의 무더위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북의 두드림의 축제인 ‘세계타악축제’는 창선-삼천포대교 야간 조명과 어울려 한밤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국내 최초 해상 케이블카인 사천바다케이블카가 2016년 완공되면 하늘을 가르면서 내려다 보이는 창선-삼천포대교, 실안 낙조, 한려수도의 섬들이 사천시의 새로운 명소로 기대된다. 인근 유람선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삼천포대교와 섬들을 돌아보며 해상관광을 즐기는 것은 사천관광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창선삼천포대교에서 삼천포 신항을 지나 승용차로 10분 정도 가면 ‘남녘 땅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는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남일대라는 명칭은 신라 말의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곳을 지나치면서 경치에 반해 남일대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삼면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이고, 사천시의 명물인 코끼리바위 등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질이 곱고 부드러운 모래밭과 맑은 물로 유명하다.
이곳 백사장은 예부터 인근의 부녀자들이 모래찜질을 하던 휴양지로도 유명했다. 해수욕장 개장 이후 해마다 피서객들이 증가하고 노래미, 볼락 등 바닷고기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낚시터가 즐비하다. 남일대해수욕장의 하늘을 가르는 에코라인과 숙박을 할 수 있는 남일대 리조트가 있다.
남일대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승용차를 타고 10분 거리인 와룡산은 높고 낮은 봉우리 아흔 아홉 개로 형성돼 ‘구구연화봉’이라는 이름이 전해진다. 기암괴석과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을 보려고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5월에 철쭉이 만개하면 온 산이 진홍빛으로 물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사천시 향촌동에 있는 남일대해수욕장. ‘남녘 땅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 해서 이름 붙였다. | 사천시 제공
와룡산은 800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경사가 급해, 와룡마을 사람들은 등산객들이 와룡산의 정면인 와룡마을 쪽으로 산을 오르지 않고 산의 뒤쪽인 남양동에서 오른다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앞쪽에서든 뒤쪽에서든, 등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와룡산 자체도 매력 있는 산이지만 산 아래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암반등반과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백천사는 1300년 전 신라 문무대왕 시절 의선대사(의상대사의 속세 형제)가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몸속법당 부처님을 모시게 된 백천사가 있는 와룡산에는 옛날 절터가 많기로 유명하다. 와룡산에 팔만구암자(八萬九菴子)가 있었다는 전설이 전하는 것을 보면 꽤 많은 사찰이 이 산속에 들어앉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와룡산에서 사천시청을 지나 용남고등학교로 지나가면 선진리왜성이 나온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사천만의 지형을 이용해 구축한 평산성식의 토축으로 된 성이다.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거북선을 출전시켜 왜선 13척을 침몰시킨 곳이다. 고려 때 조창 설치로 토성이 구축됐으나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의해 왜성이 지어졌으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벚나무를 대규모로 심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성 안 1000여 그루의 벚꽃 나무는 국내에서 인공으로 조성된 벚꽃군락지로는 최대이다.
인근에는 조명군총 등 역사의 현장도 있다. 매년 4월 벚꽃 개화시기에 사천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 축제가 개최되며, 사천시 문화예술단체들이 직접행사에 참여해 각종 전시, 경연, 공연을 개최해 시민들과 함께 즐긴다.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에 있는 1597년(선조 30) 왜군이 축조한 선진리왜성. 성 안 1000여 그루의 벚꽃 나무는 국내에서 인공으로 조성된 벚꽃군락지이다. | 사천시 제공
선진리성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사천대교를 지나면 곤양면사무소를 지나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봉명산이 있다. 봉명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울창한 숲과 경치가 아름다워 삼림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라 지증왕 때 창건한 다솔사와 보안암석굴, 이맹굴, 서봉사지가 있어 고고학계의 발길이 잦다. 정상에 서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인 다도해를 관망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과 등산객이 찾고 있다. 봉명산은 지도에는 ‘이명산’, 현지 다솔사의 입구 입석에는 ‘봉명산’이라 적혀 있고 군립공원이다. 정상에 오르면 남으로 금오산, 다도해, 서쪽으로 백운산, 서북으로 지리 능선, 웅석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솔사는 신라 지증왕 때 범승 연기조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고찰이다. 조선 영조 때 건물로 가장 오래된 대양루는 극락전, 응진전과 함께 유형문화재이다. 이 절은 행정상으로는 옛날 곤양군 내에 속해 있었으므로 곤양 다솔사로 많이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곤명면으로 주산인 봉명산 기슭 동쪽에 있고 다솔사에 딸린 암자는 봉일암, 보안암이 있다.
영악사 중건비문에는 신라 지증왕 4년(503)에 창건돼 최초의 사명을 영악사라 했다. 선덕왕 5년(636)에 자장율사가 중창해 사명을 다솔사라 하였다. 그 후 원효대사와 의상이 문무왕 16년(676)에 세 번째로 중수하고 다시 사명을 운봉사라 했다. 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네 번째로 중수, 사명을 영악사로 다시 개칭하였고, 고려 말 공민왕 때(1352∼1372)에 왕사 보존제자 혜동이 다섯 번째 중수하였다.
절 이름인 다솔은 이 절에 소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절의 주산이 마치 대장군이 앉아 있는 듯 하기에 많이 거느린다는 뜻에서 다솔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등산코스가 좋아 해발 300m가 넘는 봉암산, 봉명산, 천왕산들을 연결하여 국립공원인 다도해를 관찰할 수 있는 등산객의 좋은 길목이다.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에 있는 다솔사. 신라 지증왕때 창건된 고찰로 봉명산은 등산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사천시 제공
다솔사에서 서포면사무소를 지나 비토 연륙교를 지나면 비토섬이다. 비토섬에는 월등도,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있고 이는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비토섬 갯벌은 연안 생태계가 훌륭하게 보존돼 자연생태 체험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포면에서 서포-단성선 지방도를 따라 남쪽으로 비토 연륙교(連陸橋)를 건너면 6㎞ 지점에 마을 중심지가 있으며, 사면이 바다와 접하는 도서지구로 유인도 5개과 무인도 4개가 있다. 해안 순환도로의 관광산업 도로가 1998년 말 확·포장이 완료돼 관광코스로 각광을 받는 지역이다.
본래는 양포면에 속하는 섬으로 섬 전체가 동물 형상을 하는 곳이 많아 토끼섬, 거북섬, 별학섬이 있다. 제일 큰 섬은 토끼가 비상하는 형상이라 해 비토리라 부르게 됐다. 현재 별주부전 이야기에 맞는 테마파크로 조성하여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 비토섬의 식당에서는 비토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 특산물과 고대소설 별주부전을 활용해 개발한 용궁밥상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