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 자회사 비브릭 내 횡령으로 관리종목 지정..거래 정지
횡령 혐의 前 임원, 패션 NFT '왓더프로그' 총괄로 재직..익명 운영 중
실물 후드티와 연계된 패션 NFT 프로젝트 '왓더프로그'.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세종텔레콤이 자회사 '비브릭' 내 횡령 사건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가운데, 횡령 혐의를 받는 비브릭 전 임원 권 모씨가 신규 대체불가능 토큰(NFT) 사업을 버젓이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NFT 프로젝트인 '왓더프로그(What The Frog)'는 지난 4월 NFT를 완판한 데 이어 현재도 성황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발행주체에 관한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뉴스1> 취재 결과 세종텔레콤의 자회사이자 가상자산 운용사인 비브릭에서 횡령 사건을 일으킨 권 모씨는 현재 '왓더프로그' 브랜드 총괄 및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왓더프로그'는 지난 4월 출범한 패션 NFT 프로젝트로, NFT 구매자에게 개구리 밈(Meme)이 그려진 후드티를 지급한다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NFT 마켓플레이스 팔라스퀘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NFT 프로젝트들은 팀원 등 발행주체의 경력과 정보를 모두 공개한다. 반면 '왓더프로그'는 홈페이지는 물론 디스코드 등 홀더(보유자) 커뮤니티에서도 팀원의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권 씨는 지난 4월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MA, 투자자들과 프로젝트 운영팀 간 질의응답)' 이벤트에서도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발행주체의 경력은 NFT 투자 시 살펴봐야 할 중요 정보로 꼽힌다. 이전 회사 등의 경력이 NFT 홀더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권 모씨의 횡령 사건으로 비브릭이 입은 손실 규모는 약 441억원이다. 손실은 비브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곳과 '가상자산 계정 이용(대여)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권 씨가 함부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세종텔레콤의 반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비브릭은 가상자산 운용사로서 지난해 2월과 11월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곳과 가상자산 계정 이용(대여)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자기 소유 또는 고객으로부터 위탁 받은 가상자산을 비브릭에 대여하고, 비브릭은 대여받은 가상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낸다. 비브릭은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 받게 된다.
이 때 비브릭은 거래소로부터 대여받은 가상자산을 제 3자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비브릭 내 가상자산 운용 업무를 책임지고 있던 임원 권 씨는 거래소로부터 대여받은 가상자산을 제 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또 다른 가상자산으로 대여받아 운용했다.
비브릭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 5월 파악했다. 이후 비브릭은 권 씨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비브릭에 자산을 맡겼던 거래소들 역시 권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회사인 세종텔레콤은 해당 사건으로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으며, 코스닥 시장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부 관계자는 "비브릭이 자산 운용사임에도 운용 업무는 거의 권 씨가 도맡았다”며 “횡령 같은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세종텔레콤 측은 "퇴사 후 행보라 특별히 전할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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