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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예레미야(20)
제목 : 완고하고 어리석은 백성
성경 : 렘 8:4~12
찬송 : 278장
저자 : 이삼규 목사
출처 : 20241204 낙양교회 수요예배
렘 8:4 너는 또 그들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사람이 엎드러지면 어찌 일어나지 아니하겠으며 사람이 떠나갔으면 어찌 돌아오지 아니하겠느냐
렘 8:5 이 예루살렘 백성이 항상 나를 떠나 물러감은 어찌함이냐 그들이 거짓을 고집하고 돌아오기를 거절하도다
렘 8:6 내가 귀를 기울여 들은즉 그들이 정직을 말하지 아니하며 그들의 악을 뉘우쳐서 내가 행한 것이 무엇인고 말하는 자가 없고 전쟁터로 향하여 달리는 말 같이 각각 그 길로 행하도다
렘 8:7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
렘 8:8 너희가 어찌 우리는 지혜가 있고 우리에게는 여호와의 율법이 있다 말하겠느냐 참으로 서기관의 거짓의 붓이 거짓되게 하였나니
렘 8:9 지혜롭다 하는 자들은 부끄러움을 당하며 두려워 떨다가 잡히리라 보라 그들이 여호와의 말을 버렸으니 그들에게 무슨 지혜가 있으랴
렘 8:10 그러므로 내가 그들의 아내를 타인에게 주겠고 그들의 밭을 그 차지할 자들에게 주리니 그들은 가장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욕심내며 선지자로부터 제사장까지 다 거짓을 행함이라
렘 8:11 그들이 딸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렘 8:12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질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할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유다 백성은 자기들의 죄악이 여호와 하나님을 진노케 하고 심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도무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전쟁터로 달려가는 군마처럼 빠른 속도로 여호와 하나님을 떠나려고만 했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버린 자기들의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그들의 행동과 판단은 몰지각한 것이요, 지극히 비정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기가 되면 본능에 따라 새로운 창조 질서를 충실하게 지키는데, 하나님이 언약관계를 통해 선택하신 유다 백성은 그의 규례를 도무지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참으로 짐승만도 못한 자들이요, 철새 떼만도 못한 자들이었습니다.
출애굽기의 열 가지 재앙 이야기에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애굽 왕 바로입니다. 모세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하나 이뤄지는 것을 경험하면서도 왜 빨리 항복하지 않고 결국 열 가지 재앙을 다 당했는지, 그렇게 당하고서도 또 왜 이스라엘을 추격하라고 군대를 보내어 그 군대를 바다에 수장시켰는지,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어리석고 완고할 수 있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완고함과 어리석음이 유다 백성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완고한 백성(4~7절)
오늘 본문은 내용에 따라서 세 개의 세부 단락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4~7절, 8~9절, 10~12절이 그것입니다. 4~7절이 유다 백성을 겨냥한 비판과 고발의 말씀이라면, 8~9절은 유다 백성 중의 지혜로운 자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두 본문은 비판과 고발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10~12절은 6:12~15절과 자극적으로 거의 일치하는 본문으로, 제사장이나 선지자들 같은 종교 지도자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비판과 고발의 메시지도 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심판 선고의 내용을 담고 있는 본문입니다.
유다 백성의 계속적인 범죄는 누가 보아도 분별없는 짓이요, 비정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보시기에는 훨씬 더 그랬습니다. 그 까닭에 여호와께서는 4~5절에서 연속적으로 수사학적인 질문들을 던지시며, 이 질문에 기초해 그들의 죄악을 고발하십니다.
렘 8:4 너는 또 그들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사람이 엎드러지면 어찌 일어나지 아니하겠으며 사람이 떠나갔으면 어찌 돌아오지 아니하겠느냐
렘 8:5 이 예루살렘 백성이 항상 나를 떠나 물러감은 어찌함이냐 그들이 거짓을 고집하고 돌아오기를 거절하도다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에 관한 지혜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4절의 두 가지 질문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지고 엎드러지면 다시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질문이나, 누구든지 방향을 돌이켜 ‘떠나더라도’(히브리어로 ‘방향전환’이라는 뜻을 가진 슈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슈브) 않겠느냐는 질문이 그렇습니다.
이어지는 5절에서 여호와께서는 범위를 좁혀 유다 백성의 몰상식한 행동을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의 질문을 던지십니다. ‘배역한 예루살렘 백성이 항상 여호와를 떠나려고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거짓된 것에 사로잡힌 탓에 여호와께로 ‘돌아오기를’(슈브) 한사코 거절합니다.
렘 5:3 여호와여 주의 눈이 진리를 찾지 아니하시나이까 주께서 그들을 치셨을지라도 그들이 아픈 줄을 알지 못하며 그들을 멸하셨을지라도 그들이 징계를 받지 아니하고 그들의 얼굴을 바위보다 굳게 하여 돌아오기를 싫어하므로
또한 그들은 정직을 말하지 않았으며, “내가 이런 일을 하다니!”라고 자책하면서 자신을 악을 뉘우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렘 8:6 내가 귀를 기울여 들은즉 그들이 정직을 말하지 아니하며 그들의 악을 뉘우쳐서 내가 행한 것이 무엇인고 말하는 자가 없고 전쟁터로 향하여 달리는 말 같이 각각 그 길로 행하도다
그들은 마치 전쟁터로 달려가는 군마같이 신속하게 하나님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인내심을 가지고서 그들이 회개하고 자기에게 돌아오기를 기다리셨지만, 그들은 완고하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그들 자신의 욕망을 따라 행동하기를 고집했습니다.
유다의 어리석음을 무엇과 비교합니까?
렘 8:7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
하늘을 나는 새들, 이를 테면 학과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 등의 철새 떼 들이 그렇습니다. 이 새들은 하나님이 세우신 자연 질서를 따라 어느 시기에 어느 곳으로 옮겨 가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하지만 유다 백성들은 자연계의 질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여호와의 ‘규례’ 곧 그가 율법을 통해 세우신 질서를 무시합니다.
하나님을 떠난 죄인들은 이처럼 끝까지 자기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 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멸망의 길입니다. 잘못을 깨달았다면 즉시 걸음을 멈추고 돌이키는 참된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회개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죄악의 길로 치닫는 자들에 대해 뭐라고 예언했습니까?
호 5:4 그들의 행위가 그들로 자기 하나님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하나니 이는 음란한 마음이 그 속에 있어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까닭이라
지혜로운 자에게 임할 심판(8~9절)
렘 8:8 너희가 어찌 우리는 지혜가 있고 우리에게는 여호와의 율법이 있다 말하겠느냐 참으로 서기관의 거짓의 붓이 거짓되게 하였나니
렘 8:9 지혜롭다 하는 자들은 부끄러움을 당하며 두려워 떨다가 잡히리라 보라 그들이 여호와의 말을 버렸으니 그들에게 무슨 지혜가 있으랴
8절의 또 다른 수사학적인 질문에 의하면, 유다 백성은 율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했으며, 그것이 자기들을 지혜롭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서기관들이 거짓된 붓으로 율법을 거짓말로 바꾸어 놓고 말았습니다.
렘 2:8 제사장들은 여호와께서 어디 계시냐 말하지 아니하였으며 율법을 다루는 자들은 나를 알지 못하며 관리들도 나에게 반역하며 선지자들은 바알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무익한 것들을 따랐느니라
이런 상황에서는 율법의 지혜를 자랑한다는 것이 가당치 않은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율법에 정통한 서기관들이 율법을 왜곡시켜 전달하고 있는 마당에, 어찌 율법의 지혜를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를 지혜로운 자들이라고 칭하는 서기관들이 이러한 죄악은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요, 공포에 떨면서 붙잡혀 갈 것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버린 그들에게 무슨 지혜가 있겠느냐?”라는 9절 하반절의 수사학적인 질문은 그들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기에 결코 그들에게 지혜가 있다고 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개역개정은 ‘말’로 번역했으나 ‘말씀’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는 혈통이나 율법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입니다(잠 1:7; 9:1). 그들에게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지혜가 없었으므로 회개에 이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잘못된 선민의식에 대해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마 3:9)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에게 임할 심판(10~12절)
유다 백성들에게 이제 남은 일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 심판은 6:12~15절과 평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렘 6:12 내가 그 땅 주민에게 내 손을 펼 것인즉 그들의 집과 밭과 아내가 타인의 소유로 이전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렘 6:13 이는 그들이 가장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탐욕을 부리며 선지자로부터 제사장까지 다 거짓을 행함이라
렘 6:14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렘 6:15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지는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하리니 그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0~12절이 그 내용이나 어휘 면에서 6:12~15절과 평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렘 8:10 그러므로 내가 그들의 아내를 타인에게 주겠고 그들의 밭을 그 차지할 자들에게 주리니 그들은 가장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욕심내며 선지자로부터 제사장까지 다 거짓을 행함이라
렘 8:11 그들이 딸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렘 8:12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질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할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오늘 본문과 6:12~15절의 차이가 있다면,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볼 때 6:12~15절이 거짓 예언자와 서기관들을 겨냥하고 있는 반면에, 이곳에서는 조금 시각을 달리하여 율법을 다루고 있는 서기관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절이 서기관을 비판하는 메시지(8~9절)에 바로 이어서 나온다는 사실이 그 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스스로를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서기관들의 아내와 밭을 다른 사람들이 차지하게 하실 것입니다(10절 상반절). 서기관들의 아내와 모든 재산이 그들에게서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호와께서는 유다 백성을 향한 심판의 또 다른 이유로 유다 공동체의 구성원들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예언자와 제사장들을 포함하는 종교 지도자들마저도 거짓을 행하는 데 앞장섰다는 사실을 예로 들고 계십니다.
특히 그들에게 문제가 된 것은, 그들이 도무지 ‘샬롬’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딸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샬롬”을 강조하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사실입니다.
렘 4:10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진실로 이 백성과 예루살렘을 크게 속이셨나이다 이르시기를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칼이 생명에 이르렀나이다
또한 그들은 여호와의 도덕적 기준들을 무시하고 백성에게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들만을 골라서 들려줌으로써, 여호와의 율법을 왜곡시키는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도무지 부끄러워할 줄을 몰랐습니다. 그 까닭에 그들은 엎드러지고 거꾸러지는 심판을 도저히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유다 백성의 이러한 영적 무지는 자기들이 율법을 가지고 있기에 저절로 지혜로워질 수 있다는 거짓된 확신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참된 지혜는 율법에 순종하는 자에게서 발견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그들을 무시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 있던 이러한 거짓된 확신은 하나님의 율법을 거짓말로 바꾸어 놓은 서기관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율법을 가지고 있다고만 해서 지혜로운 것이 아닌데도, 그들은 율법 자체가 자기들을 지혜롭게 만든다는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 거짓 예언자들와 제사장들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온갖 탐욕에 사로잡힌 그들의 행동은 유다 백성 전체를 미련하고 어리석은 탐욕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샬롬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거짓된 안전 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유다 백성에게 줄기차게 샬롬을 외쳤으며, 하나님이 세우신 율법의 신앙 질서와 도덕 질서를 무시하면서 불법을 자행했습니다. 지도자들의 탈선이야말로 백성을 병들게 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임을 여실하게 보여 주는 귀한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고치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의 잘못을 드러내며 심판을 선언하시면서도 혹시라도 돌아올까 기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범죄 사실을 깨달았을 때 즉시 돌이켜 회개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행하지 않겠노라 결단해야 합니다. 완고한 마음을 버리지 않아서 열 가지 재앙을 다 당하고야 말았던 바로의 모습을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보고, 돌아오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즉시 반응하는 참신앙인으로 거듭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