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이 장난인가?
논설위원 / 최기복
37년 전의 헌법이 낡은 헌법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민소득이 일본을 앞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돈 만드는 기계 국가로 분류하여 방위비 분담금 올리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6-7위의 무역 대국이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37년 전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그런데 정치 지형은 항상 불완전하고 억지와 몽리는 세계 톱 수준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어쩌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이스라엘과 아랍 진영의 적대 감정은 원인행위를 찾아야 그 해를 찾을 수 있을 것인즉 원인은 딱히 이것이라고 명확하게 제시할 수 없다. 적자와 서자 간의 종교 전쟁인가? 경제전쟁인가? 이념전쟁인가? 오죽하면 중동을 화약고라고 지칭했겠는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온난화로 온 인류가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이상기후와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는 현상에도 국가 간 목소리가 다르다.
이런 상황 하에서 대한민국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개헌은 화두가 되었다. 그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개헌은 공감하지만 그 내용은 이해관계 때문에 상이하다. 국민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의 세 치 혀에 농락당하고 이제나저제나 어떤 옥동자를 만들어 내는지 관망하다 지쳐 버렸다. 어쩌면 개헌은 요원한 강 건너 불이 될 수도 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고 지금은 탄핵 국면이 되어 그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있다. 대통령 선거 때 반짝했던 개헌 스토리가 탄핵과 맞물려 다시 떠오르면서 잠룡이라 불리는 자들과 정치집단에서 이를 이용하여 국민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 국민은 봉이 아니고 개헌도 장난이 아니다. 헌법은 가장우위의 법이고 절대적으로 군림한다. 법치국가에서 헌법 우선의 법칙은 상식이고 누구든 인정해야 한다. 그렇나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추어지고 악법의 도구나 이용물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
학자와 국민, 정치인과 국민, 다가올 미래와 현재의 조화, 국가의 정체성과 존립의 영속성 그리고 세계와 대한민국의 관계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공청회와 세미나 예상되는 문제와 제기되는 과제 등에 대하여 고민해야 하고 합리적인 답이 다시 국회를 거치고 또 고치며 국민투표에 부쳐져야 한다. 엿장수 마음대로 고친다고 떠들고 자기 임기 지날 때까지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가 때가 되면 소리를 내는 못된 습관을 차제에 뿌리 뽑고 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낡았다고 다 못 쓰는 것이 아니고 새롭다고 다 이로운 것이 아니다. 전통문화와 미풍양속을 지키며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은 불문화(不文化) 되어야 하고 첨예하게 대립되는 갈등 관계와 진영 논리에 대하여 성문화(成文化) 되어야 한다. 불문 헌법도 잘 지켜지고 법정신을 잘 지키는 나라가 선진 민주주의 나라이다. 이번 기회가 우리가 법치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시킬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작은 늦었지만 서두르지 말고 잘 만들어서 후대의 바로미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새 옷은 갈아입을 때 입으면 기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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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가 우리가 법치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시킬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작은 늦었지만 서두르지 말고 잘 만들어서 후대의 바로미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새 옷은 갈아입을 때 입으면 기분도 좋다.